이재명 대통령이 한미 관세협상이 이달 말 경주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타결될 가능성에 대해 "조정·교정하는 데 상당히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23일 공개된 미 CNN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이성적으로 충분히 납득할 수 있는 합리적인 결과에 결국은 이르게 될 것이라고 믿는다"면서도 미 측과 "의견 차이"가 있다고 인정하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3500억 달러 선불 투자를 요구하는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생각을 묻는 질문에 "우리는 동맹이고, 우리 모두 상식과 합리성을 갖고 있다"고만 했다.
전날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과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은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부 장관과의 관세협상 후속 협의를 위해 귀국 사흘만에 또다시 미국으로 출국했다.
전날 김 실장은 러트닉 장관을 만난 뒤 기자들에게 "남아있는 쟁점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했다"며 "일부 진전이 있었다"고 밝혔다. '협상이 막바지 단계라고 보면 되느냐'는 질문에는 "막바지 단계는 아니고, 협상이라는 건 끝날 때까지 끝난 건 아니다"라고 답했다.
김 실장은 잔여 쟁점이 한두 가지라면서 "아주 많지는 않다"고 한 뒤 "논의를 더 해야 한다"고 말했다. 잔여 쟁점이 무엇인지, 협상을 통해 어떤 진전이 이뤄졌는 지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았다.
이 대통령은 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방한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회동할 수 있다는 관측에 대해 "이번 APEC 계기에 혹여라도, 가능성이 크지 않지만, 북미가 전격적으로 만날 수 있다면 전적으로 환영하고 적극적으로 지원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저는 트럼프 대통령이 세계 평화를 이루고자 하는 의지를 갖고 있다고 믿는다"며 "그렇기 때문에 제가 트럼프 대통령에게 '피스메이커(peacemaker)' 역할을 맡아달라고 요청했다"고 말했다.
앞서 이 대통령은 지난 8월 25일 한미 정상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피스메이커를 하면 저는 페이스 메이커로 열심히 지원하겠다"고 하자, 트럼프 대통령은 "그렇게 하겠다. 그(김정은)를 만나길 기대하고 있고 관계를 개선하도록 하겠다"고 화답한 바 있다.
김정은 위원장에게 어떤 메시지를 전하고 싶냐는 질문에 이 대통령은 "상대를 만나 대화하는 것이 많은 문제를 해결하는 첫 출발점이 될 것이라고 말하고 싶다"고 말했다.
한편 한중관계와 관련, 이 대통령은 인터뷰에서 "우리는 서로 다른 이념과 정치 체제를 갖고 있지만 중국을 배제할 수는 없다"며 미국과의 필수적 동맹관계로 인해 중국과의 관계 관리가 "조금 까다롭다(delicate)"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국가 간 관계는 칼로 자르듯 단순하지 않다"며 "이 나라는 우리의 친구이고 저 나라는 아니다, 이렇게 구분해 단정할 수 있는 게 아니다. 그렇게 단순하지 않다. 훨씬 더 복잡하고 섬세한 문제"라고 언급했다.
이 대통령은 중국 기업이 한국 기업을 따라잡거나 일부 추월했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그러나 "한국 기업이 이길 수 있는 영역이 많다"고 하고는 반도체와 자동차 산업을 예로 들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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