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수현 "법사위 난리로 李대통령 유엔 연설 안 전해져…당이 큰 잘못"

전날 대법원 국감엔 "차분하지 못해…민주당, 조희대 쫓아내거나 망신주려는 것 아냐"

이재명 정부 '3대 개혁(검찰·사법·언론)' 등 정국 이슈를 놓고 여당인 더불어민주당과 대통령실 간 온도차가 감지되고 있는 가운데, 박수현 민주당 수석대변인이 "당이 큰 잘못을 한 것"이라고 자성의 목소리를 내 눈길을 끌었다.

박 수석대변인은 14일 기독교방송(C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지난 추석연휴 기간 중 우상호 대통령실 정무수석이 당에 에둘러 불만을 표시한 데 대해 "대통령의 외교안보 일정 등 부분과 당의 중요한 이슈 일정이 매끄럽게 배치되지 못한 점은 우리가 돌아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박 수석대변인은 특히 "대통령께서는 소위 END라고 하는 새로운 외교안보 전략을 전 세계를 향해서 발신하고 그것이 어떤 뜻인지 우리 국민과 공직사회에 제대로 설명이 돼야 하는 상황에서 갑자기 법사위 청문회가 결정이 되면서 막 난리가 나서 정작 대통령의 말씀은 잘 전해지지 않았다. 그것은 당이 큰 잘못을 한 것"이라고 했다.

그는 "대통령의 유엔 연설 내용을 사전에 잘 알지 못했다 하더라도 대통령 유엔 연설 자체가 굉장히 중요한 일정이지 않나. 그렇다면 당이 그런 중요한 (국면에서는) 시끄러운 이슈가 될 만한 것들은 좀 피해서 다른 날로 배치를 했어야 되는데 저희도 법사위에서 그날 갑자기 그렇게 될 줄은 당 지도부도 몰랐던 일"이라고 법사위 강경파 의원들을 간접 비판했다.

박 수석대변인은 전날 진행된 법사위의 대법원 대상 국정감사에 대해서도 "민주당은 국민들께서 궁금해하시는 본질적인 질문을 차분하게 해서 답변을 이끌어냈어야 되는데 어제 그렇게 하지를 못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물론 노력은 했다. 동행명령장 발부 (관련) 방침을 정청래 대표와 추미애 법사위원장이 사전에 잘 조율해서 '그런 것(동행명령)은 하지 않겠다'고 한 것이라든가 이런 것들이 그런 노력의 일환"이라며 "결과적으로는 그렇지(차분하지) 못했다"고 했다.

그는 '조희대 대법원장에 대한 탄핵도 염두에 두고 있느냐'는 취지의 질문에 "저희들이 계속 (조 대법원장의) 사퇴를 생각하고 있는 게 아니라고 말씀을 드린다"며 "이제는 국민들께서 내용을 아시기 때문에 계속 이렇게 메시지로 압박을 하는 수밖에 방법이 없다. 탄핵이라고 하는 것은 정확하게 법률을 위반을 해야 탄핵을 하는 것"이라고 일축했다.

그는 "민주당은 지금 조 대법원장을 망신주거나 쫓아내려고 하는 게 아니다"라고 거듭 강조하며 "지귀연 재판장을 바꾸라고 한 적도 없다. 지귀연 재판장도 물러나라는 게 아니라 제대로 해 달라는 뜻"이라고 했다.

다만 박 수석대변인의 이같은 말은 전날 법사위 국정감사장에서 보인 민주당 법사위원들의 언행과는 또 온도차가 있다.

박 수석대변인은 한편 범여권 비례위성정당 출신 최혁진 의원이 전날 조 대법원장을 임진왜란의 원흉 도요토미 히데요시에 빗댄 사진 팻말을 들어 논란이 된 데 대해선 "최 의원의 의정활동에 대해서 제가 평가하지는 않겠지만 결과적으로 이런 모습들이 본질적 답변을 이끌어내는 회의에는 도움이 되지 않았다는 생각을 개인적으로 한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무소속 의원과 민주당이 왜 협의를 하느냐"고 최 의원의 행동은 당과 무관하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결과적으로 이런 모습들이 뉴스에 나가고 방송이 됨으로써 결과적으로 조 대법원장을 국회에 불러놓고 압박하고 망신 주려고 했다는 프레임에 (당이) 갇히지 않겠나"라고 우려했다.

▲더불어민주당 박수현 수석대변인이 2025년 국정감사를 하루 앞둔 지난 1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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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재훈

프레시안 정치팀 기자입니다. 국제·외교안보분야를 거쳤습니다. 민주주의, 페미니즘, 평화만들기가 관심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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