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문은 닫힌 문, 한글은 열린 창”이라며 모든 사람들이 한글로 된 불경을 읽을 수 있도록 평생을 불경 한글화 작업에 매진한 운허스님 (1892~1980)의 글씨체가 새로운 한글 서체로 만들어져 무료로 배포됐다.
남양주시(시장 주광덕)는 지난 9일, 제579돌 한글날을 맞아 봉선사에서 남양주 운허체 배포식을 개최했다. 이번에 공개된 ‘남양주 운허체’는 근현대 불교학의 큰 스승인 운허스님의 친필을 바탕으로 제작된 서체로, 스님의 사상과 필체의 특징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했다. 남양주시와 (사)운허기념사업회가 공동 제작했으며, 한글날인 10월 9일부터 남양주시 홈페이지에서 누구나 자유롭게 내려받아 사용할 수 있다.
남양주 운허체는 스님의 글씨에서 느껴지는 단정함과 소박함, 힘 있는 필획을 그대로 담아내 디지털 시대에도 전통과 현대가 조화를 이루는 서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봉선사 대웅전에는 ‘큰 법당’이라는 한글로 쓰인 편액이 걸려있는데 이는 운허스님이 봉선사 주지로 계시던 1979년에 만들어졌다. 1980년, 89세로 봉선사에서 입적하신 스님은 불교의 대중화, 생활화에 큰 걸림돌이 되었던 한자 경전을 한글화하여 우리나라 불교에 새로운 한글 시대를 열어 주신 분으로 유명하다.
이번 배포식은 봉선사 개산대제와 연계해 진행됐으며, 홍지선 부시장을 비롯해 조성대 시의회 의장, 국회의원, 도의원, 시의원 등 주요 인사와 시민 300여 명이 참석했다.
시는 이번 배포식을 계기로 남양주 운허체를 시정 홍보물, 공공시설 안내판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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