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원 테크노 캠퍼스' 합동설명회에 터진 주민들의 분노

[제주의 녹색분칠] 한화 시스템을 주축 기업으로 하는 하원 테크노 캠퍼스 사업

2025년 8월 18일, 제주 서귀포 옛 탐라대 부지에 계획된 하원 테크노 캠퍼스 도시첨단 산업단지(이하 '산업 단지') 조성 사업 합동설명회에 오영훈 제주도지사는 보이지 않았다. 하원 마을과 도정과 상생협의회 관련, 소통을 이어왔다는 전쟁 무기 기업 한화 시스템 관계자도 보이지 않았다.

제주도정 우주모빌러티과 과장, 임정은 지역 도의원, 첨단 산업 단지 조성 사업 관계 기업과 전략환경영향 평가 용역 기업 에서 직원들이 왔을 뿐이다. 그러나 하원마을 뿐 만이 아니라 강정, 월평, 중문 등 하원 테크노 캠퍼스 사업으로 영향 받을 인근 마을 주민들이 80명이 넘게 하원마을 복지 회관 합동설명회장을 가득 채웠다.

ⓒ최성희
ⓒ최성희

1994년 교육 열망이 높았던 하원마을은 대학 건립을 위해 공동목장을 헐값에 매각하였다. 1995년 탐라대학교가 설립되었지만 학교법인의 부실 운영으로 폐교되었고 제주도정은 2016년, 302,901m² (91,627평)의 탐라대 부지를 416억원에 산 바 있다. 2023년 1월, 제주도정은 이곳을 '미래성장 전략 거점' 이라는 이름 아래 우주·첨단산업 분야 도시첨단산업 단지로 만들 계획을 발표했고 4월에(가칭) 하원 테크노캠퍼스 조성 기본계획을 수립했다. 제주도정이 같은 해 7월, '우주산업 육성' 업무 협약을 맺은 한화 시스템은 그 해 12월 서귀포 중문 해상에서 국방과학연구소의 해상 발사대를 이용, 위성을 발사했으며 계획 단지 내에서 2024년 4월 29일 준공식을 갖고 우주센터 건설에 들어갔다. 한화 시스템은 이 곳에서 매달 4-8개의 SAR (합성개구레이다) 위성을 생산할 계획이다. 부지 전체 전략환경영향 평가도 끝나지 않았지만 한화 시스템은 개별법에 의해 착공이 승인되었다. 그 해 6월 산업통상자원부는 옛 탐라대 부지를 기회발전특구로 지정하였고 10월, 제주도정은 산업단지 지정계획을 고시하였다. 제주도정은 이 곳을 전략환경영향 평가 통과 및 도시계획 심의를 거쳐 산업단지로 승인 받으려 한다. 제주도정은 사업 기간으로 2024년부터 2028년을, 사업비로 약1,133억원을 제시하였다. 제주도정은 이 곳에 '우주산업 클러스터'를 조성하고 싶어한다.

계속 제기되었던 문제는 이 곳이 한라산 중산간 지역, 지하수특별관리 구역에 위치해 있고 전체가 자연녹지지역이라는 점이다. 상대보전지역이 29%, 절대보전지역도 1%인 이 곳은 산업단지 계획이 실현되면 자연 녹지 지역이 28.5%로 대폭 축소된다. 무엇보다 서귀포 시민들의 물 환경에 막대한 피해를 줄 수 있다는 것과 우주 산업이 군대와 연결되기 때문에 제주의 군사화를 촉진한다는 우려가 계속 제기되어 왔다. 제주도정은 이 부지의 주축 기업의 하나로 한화 시스템을 끌어왔고 한화는 제주를 우주산업의 전초기지로 만들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이 부지는 서귀포 강정마을 제주해군기지에서 산 쪽으로 15분 거리에 있다. 부지의 동쪽 경계는 절대보전지역이자 강정천으로 이어지는 도순천이고 서쪽 경계에는 1100도로가 있다. 이 도로로 중문이 이어진다. 산업단지가 생기면 서쪽 회수 마을에서도 물을 끌어올 생각이다. 매 월 약 2만톤이라는 막대한 물이 이 산업단지에 쓰여질 계획이다. 폐수는 ? 제주도정은 7월 25일 공고한 첨단산업단지 초안에서 생할 폐수는 서귀포 중문 색달하수처리장으로, 산업 폐수는 정제 후 도순천으로 방류할 계획이라 발표한 바 있다. 도순천은 절대보전지역이자 서귀포 시민들의 식수인 강청천으로 이어진다. 도순천 방류에 대해 강정마을회, 강정마을 해군기지반대주민회, 제주녹색당, 정의당 제주도당, 우주군사화와로켓발사를반대하는사람들이 항의하였고 제주도정은 도순천에 산업폐수를 방류하겠다는 계획을 철회했다. 그러면 어디로 방류하겠다는 것인가? 의문이었다.

▲ 하원 테크노 캠퍼스 도시첨단산업단지 개발계획설명서, 2025년 7월 (29쪽)

설명회는 질문, 응답 포함, 1시간 30분 넘게 진행되었다. 당일 배포된 간략한 자료들을 바탕으로 산업단지 지정안에 대해서 (주) JPM 직원이, 전략환경영향평가(초안)에 대해서는 (주) 산들엔 직원이 발표를 진행하였다. 7월 25일 발표된 문서와 가장 큰 차이점은 산업 폐수를 도순천으로 방류하는 것이 아니라 생활용수와 마찬가지로 중문 색달하수처리장으로 방류한다는 것이었다. 중문 색달하수처리장 인근 주민들의 항의 또한 예상할 수 있는 것이었다.

왜 한화만 전략환경영향평가를 피하는가

발표 후 참석자들로부터 질문들이 터져 나왔다. 첫 질문은 '한화시스템이 이미 공사를 시작했고 완공단계에 있는데 전략환경영향평가를 왜 지금 에야 하냐'는 질문이었다. '한화는 환경 영향평가를 안 받고 공사를 해도 괜찮고 나중에 들어오는 기업들은 환경영향평가를 받아야 되는 것이냐' 라는 목소리에 분노가 담겨 있었다. (주)산들엔 직원은 한화 시스템의 경우 개별법으로 진행되고 있고 전략환경영향평가는 사업계획 전 구역을 산단으로 지정하기 위한 것이며 여기에는 아무 법적인 문제가 없다고 답변하였지만 합법적이냐 아니냐에 상관없이 사업계획 전체가 한화에 특혜를 주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 작년 6월부터 진행된 한화우주센터 공사로 이미 많은 수종들과 동식물들의 식생지가 사라진 와중에 진행된 환경영향평가가 과연 정확하겠냐는 의구심 등은 사라지지 않을 것 같다. 제주도정은 전략환경영향평가에서 '계획 대상지 및 주변 지역에 분포하는 동식물을 파악하기 위해 2024년 9월 29일, 30일, 10월 7일, 8일 현지조사를 시행했다'고 적었다. 이 때는 동식물의 식생이 가장 활발하게 관찰되는 3,4, 5월을 배제한 것이다. 또한 네 번의 조사가 현지의 동식물의 식생을 충분히 관찰 했다고 하기 보다는 형식적이었다는 비판도 피할 수가 없다.

유치 업종 기업에 엔진연소 시험이 필요한 기업이 포함되는가, 위성 제조는 무해한가

두번째 질문은 강정으로부터 나왔다. 참석자는 당일 배포된 도시첨단산업단지 자료와 2023년 12월 나온 제주우주산업 육성 기본 계획 수립 연구용역을 비교하였다. 참석자는 제주도정이 배포 자료 기본 구상 페이지에서 산업시설용지로 '항공우주부품 제조 및 조립,' 복합용지에서 '우주기술연구개발,' 지원시설 용지에서 '항공우주 산업 관련 종사자 지원기능'을 분명히 언급하는데 같은 자료 10쪽 유치업종 계획에는 '우주'라는 단어가 왜 보이지 않느냐, 2023년 12월, 제주 우주산업 육성 기본계획 수립 연구용역에 의하면 가장 많은 면적을 차지한 C31 '기타 운송장비 제조업'은 '발사체/위성체 정비창, 위성조립 청정실' 및 '발사체 총 조립장' 등이 들어설 곳인데 왜 이에 대한 구체적 기입이 누락된 것이냐. 그리고 2023년 문건에 의하면 C 25, 26, 27, 29 지역은 위험한 액체 및 고체 엔진 연소시험장, 우주용 추력기 시험장 등이 들어설 곳이고 절대보전지역인 도순천과 경계를 이루는 곳인데 왜 이에 대한 언급이 생략되었는지 질문했다. 참석자는 2018년과 2019년 대전 한화 공장에서 로켓 추진체로 인한 폭발 사고로 각각 5명, 3명이 사망한 일이 있음을 또한 언급하였다.

제주도정 우주모빌리티과는 이에 대해 '우주 산업'이라는 코드가 없는 현재 한국 표준산업 상 한화 시스템 공장은 기타 운송 장비업으로 들어가며 한화 시스템은 발사체와 관계가 없으며 위성 제조를 할 것이라 말했다. 그리고 연소 시험장 관련해서는 기회 발전 특구 지원시 발사체 제작을 하는 페리지 에어로스페이스가 들어 있었으나 페리지 에어로스페이스는 현재 충북 옥천에 공장이 있고 그 곳에서 연소 시험을 하고 있으며 따라서 '여기에 들어올 이유가 전혀 없다'라고 말했다. 또한 이곳에는 '위성을 제작하거나 위성을 조립하는 부품 조립하는 시설물만 들어오기 때문에' 전혀 걱정 안 해도 된다고 말했다. 그는 페리지 에어로스페이스가 "들어오는 문제도 아직 확정이 아니고" 라고 말했다. 페리지 에어로스페이스가 '여기에 들어올 이유가 전혀 없다' 면서 "들어오는 문제도 아직 확정이 아니고" 란 그의 말은 명백히 모순이다. 즉 페리지 에어로스페이스가 들어올 수도 있다는 말이다. 제주 서쪽 용수리 해상 발사를 시도했던 페리지 에어로스페이스는 작년 10월 12일 고정연소시험 중 발사체 일부가 불이 타는 화재를 겪었고, 이 사실이 뒤늦게 확인된 바 있다.

우주 모빌러티 과장은 또한 한화가 위성을 조립만 할 것이라 강조했는데 미국의 한 연구를 인용한 백구한에 의하면 위성 제조에 의해 환경으로 방출되는 염산, 테트라클로로에틸렌, 톨루엔, 질산, 크롬, 알루미늄, 트리클로로에틸렌, 니켈, 부틸 알코올 암모니움 등의 매우 유독하고 발암성이 있는 화학물질들을 배출한다.

우주 모빌러티 과장은 산업 단지 조성이 완료되는 시점이 2028년, 또는 2029년이라 말하며 어떤 기업들이 들어올 지에 대해 아직 확정이 안되었다 말한다. 또 산업 단지 계획을 고시 했지만 "기업들이 안 들어와서 황무지(?) 같이 있는 곳이 굉장히 많아요"라고 말한다. 또한 위험한 기업들을 선별해 사전에 확정된 기업에 대해 투명하게 설명하겠다고 하였다.

▲8월 18일 당일 배포된 도시첨단산업 단지 관련 자료 (10쪽) 하원 테크노 캠퍼스 첨단산업단지 개발 계획 관련, 제주도정의 2025년 8월 자료에 의하면 C25(옅은 주황색)와 C26(남색), J58, 62(짙은 주황색), M70-73(노란색)은 저공해 ·친환경 사업으로 분류되지 않는다. (53 쪽)
▲하원테크노캠퍼스 구상도. 제주 우주산업 육성 기본계획 수립 연구용역, 2023년 12월 (19쪽)

주민들에게 사전 상의 없는 오만한 행정, '물'을 건드리다.

주민들의 가장 분노를 산 것은 주민들에게 사전 상의 없는 오만한 행정 이었다. 더구나 그것이 물과 연결된 것이기에 더욱 심각했다. 곳곳에서 신음과 분노가 터져 나았다.

"(하원 공동 목장을) 22억에 우리 마을에서 왜 팔았느냐. 한 200억이 아니고. 그 목적이 있었습니다. 우리 마을에. 교육 시설 이외에는 안 된다. 교육 시설이면 그 자료도 주겠다 했습니다. 그런데 동원학원 이사장 김동원 씨가 22억을 주겠다고 했습니다. 그래서 이걸 우리가 넘겼습니다. 이게 놔두니까 지금 개판 돼버렸단 말이에요. 지금 저기 그 공장 시설을 크게 확장하면 하원에 물이 안 납니다. 지하수가. 지금 장마철이 지나고 가물어 가지고 한 40일 동안 농업용수 때문에 난리였어요. 그런 걸로 봐서 저기서 물을 많이 뽑아버리면 우리 마을에 농업용수가 없어집니다. 이것을 많이 참조를 해 주시고. 만약 저기 산업단지를 한다면은 농업용수를 아예 확보해 주시고 하면 됩니다. 그래서 그런 계획을 세워주십시오. 한 천억이 들었던 2천억이 들었던 우리 하원마을의 농업 요소가 충분할 수 있도록 그렇게 해 주시면 저도 찬성하겠습니다. 그리고 도순천은 건드리지 마십시오." (하원 마을 주민)

제주도정은 부지에 산업단지 조성 시 매달 약 2만톤의 물이 소비될 것으로 예상한다. 그러나 2022년 제주지하수센터는 2025년이 되면 수도물이 하루 평균 6만톤 가량이 부족하고, 2030년부터는 농업용수도 하루 평균 33만톤 부족할 것으로 예측한 바 있다. 현실은 이미 제주 곳곳이 농업용수 부족으로 고통받고 있다.

오폐수 처리에 관한 염려도 월평과 중문에서 쏟아져 나왔다. 월평마을 회장은 월평 마을 인구가 하원 마을의 3배~5배인데 이미 하수 처리장이 들어온 이 곳은 비가 오면 항상 대기 상태임을 호소하였다. 또한 주택 50세대 근처는 이미 똥물과 악취로 고통받고 있기 때문에 산업 단지가 계획되고 있는 하원으로부터 오폐수 관로가 연결되는 일은 절대 없어야 할 것이라고 우려를 표명하였다. 색달 하수처리장이 있는 중문에서 온 주민은 더욱 강한 반발을 쏟아냈다.

"색달 하수처리장 주민대책위원장입니다. 아까 하원 마을 주민분도 말씀하셨지마는 산업 폐수 같은 경우에 자체 처리해서 도순천으로 방류하려다가 주민들 반대에 의해서 이제는 색달 하수처리장으로 보낸다? 우리 예래동이 만만한 것도 아니고. 하수 처리하는 방법에 대해서 우리 주민대책위원회가 분명히 버젓이 있고. 그런데 이거를 우리는 언론을 통해서 알았습니다. 저희들한테 일언반구 한번 상의라도 해 봤습니까? 이거 무조건 생활 용수나 산업 폐수다 해서 우리 하수 처리장으로 보내면- 지금 상황에서 2만 4천 톤을 하루에 처리하고 있는데- 비가 조금만 오면 아까 월평마을 회장님도 말씀하셨지만은 곳곳에서 오바이트 하고 다 똥물 올라오고 그런 상황인데, (산업 단지) 하루 용량이 540톤으로 까지 하면 어떻게 처리하시려고 합니까? 지금도 (색달 하수처리장이) 95% 가동이 됐는데도 처리를 다 못한다고 하는데 (추가 540톤 까지) 어떻게 처리하시려고 지금 하수 처리장으로 무조건 보낸다고 하십니까? 지금 5천 톤이 증설되는 거는 서귀포에 강정부터 신시까지까지 주택들이 많이 늘어나고 하니까 증설 계획이 있는 것 아닙니까. 그것도 제가 알기로는 얼마 못 갑니다. 저희들이 처리할 수 있는 용량이 얼마 못 간단 말입니다. 그런데 여기서 다시 540톤이 추가가 된다? 말이 안 되는 얘기 아닙니까?" (색달 하수처리장 주민대책위원장)

우주 모빌러티 관계자는 '애초에 이제 도순천으로 방류하겠다라고 하는 용역의 내용, 그리고 하수처리장으로 변경이 된 내용에서의 마을과의 소통이 도정에서도 공식적으로 미리 설명 못 드린 부분에 대해서 진심으로 죄송하다' 하였지만 주민들의 분노를 가라앉히기에는 역부족이었다.

"도에서 하는 행정이지만은 이런 거는 바로 잡고 처음부터 다시 시작을 해야지, 이걸 거꾸로 해서 무조건 나중에 마을 주민들이 승낙을 해줘라? 우리 마을에서는 절대 승낙하지 않겠습니다. 오셔도 안 만나겠습니다." (색달 하수처리장 주민대책위원장)

▲8월 18일 당일 배포된 도시첨단산업 단지 관련 자료 (12쪽) 용수 공급에서 일 646.6 톤은 월 약 2만톤 가까운 양을 말하며 폐수 처리에서 일 545톤은 월 약16,300톤을 말한다.
▲출처: 전략환경영향평가(초안) (318 쪽)

오폐수 처리 계획 뿐 만이 아니라 유수지 계획에 대해서도 반박이 쏟아졌다.

"저는 강정마을에서 온 강정마을회장입니다. (사업관계자들에게 분노의 표현과 함께) 도순천이 뭡니까? (다른 참석자 답변: "절대 보존 지역입니다") 거기다가 저 산업 폐수 정제수를 정화한다고 했지만 그걸 꽂을 생각을 했어요? 저는 이 너무 두꺼운 책에서 찾아내지 못했는데 우리 주민 한 분이 꼼꼼히 그걸 읽다가 놀라서 자빠졌어요. 그래서 오늘 어촌계, 각 자생단체, 전부 다 몰려와서 난리 칠 그런 요량이었는데 다행히 도지사님께서 직접 개입을 하신 모양이더라고요. 빨리 변경하라고. 그래서 주민들한테 제가 일단 이해시키고 지켜보고 온다고 해서 일단 올라왔습니다. 올라 와서 저도 그 책을 보니까 유수지라고 있더라고요. 그 빗물 관련된 부분. 당신들은 도대체 도순천을 그냥 하천으로 생각하는 겁니까? 그 밑에 서귀포 시민들의 식수가 있고 3만 명이 물놀이하는 강정천이 있어요. 제주도에 몇 안 되는 은어가 서식하고 원왕이 서식합니다. 그 밑으로 다 물골이 있고 숨골이 있어서 물이 흘러나옵니다. 근데 초안부터가 아주 단순하게 이런 거 저런 거 그냥 하천으로 흘려보내자, 부서에 어느 분이 그 얘기하더라고요.

그 유수지 어떻게 하실 거 예요? 저 천변에 위치시키지 마세요. 또 하나, 아까 노인 회장님께서 지하수 말씀하셨지만 예전에 도순 마을에 에비앙이라는 물공장을 설립하려다가 강정 주민들 몰려와서 난리 쳐가지고 애비앙 공장 포기했습니다. 지금 같이 가뭄 철에 지하수 변화가 어떻게 될지 아무도 가늠할 수가 없습니다. 그래서 지하수 환경영향평가 반드시 해야 합니다. 오늘 도순마을 회장님도 흥분해서 오실 뻔했는데 아마 산업폐수 관련된 부분이 해결돼서 지켜보는 쪽으로 방향을 바꾸신 것 같은데 난리 난다는 말씀을 분명히 드리겠습니다. 주민들 존중하라고요. 강정천은 식수원 아닙니까. 기준치 이하로 흘려보내도 그게 누적이 되고 쌓이면 난리가 나는 거 아닙니까? 그다음에 공사 기간 동안에 토사 흘러내릴 거 아닙니까? 그건 한방울도 흘러내리지 못하게 분명히 저감 대책 세우세요." (강정마을회장)

강정마을은 2007년 해군기지 유치 계획이 주민들에게 알려진 이후 18년 간 주민 갈등으로 괴로워했다. 대다수 주민들이 반대해 싸웠지만 기지는 완공되었고 주민 간 갈등은 여전히 큰 상처로 남아 있다. 강정마을회장은 합동설명회 때 나온 주민들의 이야기가 서면 의견 제출 외에도 전부 다 반영될 것을 요구하였다.

▲8월 18일 당일 배포된 전략환경영향평가서(초안)관련 자료. (5쪽)

(주) 산들엔 직원은 주민들의 심려에 대해 충분히 반영하지 못했던 것에 대해 사과와 함께 유수지 등에 대해 도순천 방류가 없을 것이라 말했다. 또한 전략환경영향평가가 지금 아직 초안 단계이고 이후 실질적인 기반 시설과 설계가 나와 있는 환경영향평가가 남아 있으며 이 부분에서도 명확하게 마을 주민들이 이야기 한 부분에 대해서 반영할 수 있도록, 또 전략 보고서에부터 명시할 수 있도록 일을 진행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분노가 섞인 염려는 계속 터져 나았다. 주민들은 도정이 지하수와 오폐수와 관련, 명확한 답을 하기를 요구했다.

"(현재 안) 그대로 통과 (할 경우) 우리 하원은 반대합니다. 제일 중요한 게 물 아니예요? 물이란 말이에요! 육지 공장은 전부 강물 떠다가 공장을 다 돌려요. 여기는 강물이 없잖아. 지하수를 타야 돼. 밤낮으로 지하수를 왕창 뽑아서 올리면, 난 전문 지식은 모르지만, 지하에는 다 수맥이 있어, 물 흐르는 수맥이 있어. 아까 우리 노인회장 말한 농업용수와 생활용수 지하수가 여기 다 밑에 있단 말입니다. 거기서 뽑으려면 이게 분명히 고갈이 온다는 거는, 100년이 걸릴지 50년인지 모르겠어요. 10년이 걸릴지. 우리 여기 있는 분들은 10년이면 저 세상 가는 분들 많아요. 그렇지만은 이거를 확실하게 안 해 놓으면 [문제가 또 옵니다]. 열람기간 끝나고 주민 설명회 다시 한 번 하는 거 꼭 기록해서 해 주세요."

행정 절차상에만 이루어지는 설명회가 돼서는 안 된다. 상생협의회는 말 뿐?

"오늘 주민설명회가 우리 주민을 비롯해서 많이 왔어. 뜻 깊고 잘 된다고 생각을 합니다마는 이것이 행정 절차상에만 이루어지는 설명회가 돼서는 안 된다. 하원 마을 주민들의 의견을 충분히 듣고 반영을 하려면. 도청에서 처음 탐라대 관련할 때는 도지사가 와가지고 설명도 하고 했는데, 그때는 교육시설도 따라오고 했는데, 지금은 국장 한 번 꼴 보이는 사람이 없어 (...) 탐라대학교 저 9만 천 평은 아까 노인 회장님도 얘기했지만은 엄청나게 싸게 판 거 아닙니까? 416억에 팔았잖아요. 그러면 하원에 얼마를 돌려줘야 되는 겁니까? 만원은 그 당시에 10억? 무오 법정사, (1918년, 제주 최초이자 최대 규모의 항일운동) 발상지가 하원에 있지 않습니다. 항일기념관, 청소년 체험관 지을 수 있도록 땅을 달라 이거예요." (하원마을 노인회)

"작년 1년 동안 상생협의체를 구성해 가지고 도 국장님하고 과장님하고 서귀포시장, 도지사, 하원마을회, 한화 이렇게 해서 한 달에 한 번씩 회의를 하면서 상생협의를 하자 해가지고 9가지를 했는데 지금까지 하나도 안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제가 여기에서 주동이 돼 가지고 이것을 전면 백지화 해 가지고 새로 한 저 태권노 캠퍼스를 반대해 가지고 새로 만들자 저는 그렇게 주장을 하면서 (...)"(하원 마을 전 마을 회장)

이 글에서 합동설명회 때 나온 주민들의 발언을 모두 소개하긴 힘들다. 다만 하원 마을의 고유한 환경과 역사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하원 마을의 마을 안내판은 '역사와 문화의 마을'로 하원을 소개한다. 천년 고찰인 법화사와 영실 오백장군(하원 산 1번지)가 있는 마을이다. 무오년인 1918년, 법정사에서 일어난 제주 최초이자 최대 규모의 항일운동은 하원 마을 주민들의 참여로 이루어졌다. 계획지에서 동남쪽으로 1.2 Km 거리에 탐라 왕자묘가 있으며 북쪽 경계 가까이에는 하원마을 제주 4.3 사건 희생자 위령비가 있다. 후발 세대의 교육에 대한 열망을 안고 대학을 세우기 위해 기꺼이 헐값에 공동목장을 판 마을이다.

ⓒ사진 : 최성희

2024년 4월 29일 한화 시스템이 준공식을 할 때만 해도 사방에 녹지가 우거진 아름다운 옛 탐라대학 구내였다. 이미 많은 수종이 잘려지고 잘려질 이 곳의 황폐함은 그 곳의 아름다움을 기억하는 사람들에게 아픔과 분노를 가져다 준다. 제주도정은 또한 전략환경영향평가에서 수질, 오염, 소음, 진동, 악취, 건강 등 예상할 수 있는 환경 피해에 대해 '저감 대책'을 내놓고 있다. 그러나 어떠한 저감 대책도 환경 피해를 막지 못한다. '눈 가리고 아웅'에 불과하다. 제주도정은 또한 산업폐수와 유수지 관련, 하천 방류를 안 하겠다 하지만 토양 오염과 하수처리장이 영향을 미칠 해수 오염은 어떨 것인가. 지하수는 토양과, 바다와, 대기와, 생물들의 삶과 연결될 수 밖에 없다.

▲옛 탐라대 부지내 한화 시스템의 우주센터 건설 공사가 올해 10월 말 완공을 앞두고 있다. ⓒ사진: 최성희

강정에서 온 주민은 설명회가 다 끝날 때쯤 말을 하지 않을 수 없었다.

"오늘 주민분들의 이야기를 잘 들었고 이 사업이 얼마나 제주 도민분들을 무시한 그런 사업인지가 아주 명확하게 드러났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왜 이 사업이 지하수 특별 관리 구역에 설정됐는지 알 수가 없었는데 첨단 산업이라는 것 자체가 이 깨끗한 물을 필요로 한다네요. 도민들의 식수를, 물을, 희생하면서 기업에는 이윤을 준다라는 것입니다. 그리고 아까 제주도정에서 오신 분이 말씀하셨듯이 기업들이 안 들어오고 있습니다. 경제성도 없는 사업입니다. 하원 테크노 캠퍼스 사업 계획을 완전 폐지하고 원래 교육의 목적을 살려서, 주민들의 큰 뜻에 맞는 그런 사업으로 전환시킬 수는 없습니까? 하원테크노 캠퍼스 사업은 정말로 부도덕하고 절차상으로도 도민들의 뜻에 어긋나는, 그리고 지하수를 고갈시키고 많은 사람들의 건강을 위협하는 그런 사업이라고 생각합니다."

관계자가 한 마디 얹었다.

"저희가 하원에다가 지금 산업 단지를 만드는 거는요. 결론적으로는 마을이 좋아지고 그리고 여기 계신 자녀분들이 이 우주 산업이라고, 항공 우주산업이라고"

그의 말은 곧 참석자의 반박을 불러왔다.

"그거 군사 산업 아닙니까? 우주 산업이 군사 산업인 거 누가 몰라요?"

관계자가 말을 이어갔다

"이 일을 일자리 창출 사업으로 보시면 됩니다. 그리고 말씀드리지만 한화는 여기서 부품을 생산하지 않습니다. 조립만 합니다. 말씀하신 게 틀려요. 아니 그러니까 우리가 잘못 말을 하고 싶지 않고요. 저희는 마을 주민들에게 개런티 그러니까 정확하게 말씀드릴 수 있는"

다시 반박이 이어졌다.

"도정이 이제까지 제대로 사업한 게 뭐가 있습니까? 도정이 이제까지 도민들의 의견을 제대로 반영한 게 뭐가 있습니까? 강정에서 도정 뭐 했습니까? 도민들 기만하고 도정 뭐 했습니까?"

설명회가 급히 끝났다.

하원 테크노 캠퍼스에 관한 주민 의견 제출이 8월 29일까지이다. 산업단지 지정(안)과 전략환경영향평가 (초안)에 대한 의견 각각 2개가 필요하다. 의견 제출은 제주도청 민원 접수실 또는 제주 건설회관 4층 우주모빌러티과로 8월 29일까지 직접 서면 제출 하거나 8월 29일 내 송달 가능하도록 우편으로 보내면 된다. 제주도민뿐 아니라 국내인이면 누구나 의견을 제출할 수 있다.

최성희는 강정마을 주민/활동가이자 '우주군사화와로켓발사를반대하는사람들'의 일원입니다. 이 글을 위한 자료 수집을 도와준 벗들에게 감사합니다.

이 글은 생태적지혜연구소와 제주투데이에도 함께 실립니다.

이 기사의 구독료를 내고 싶습니다.
  • 3,000원
  • 5,000원
  • 10,000원
  • 30,000원
  • 50,000원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10,000
결제하기
일부 인터넷 환경에서는 결제가 원활히 진행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국민은행 : 343601-04-082252 [예금주 프레시안협동조합(후원금)]으로 계좌이체도 가능합니다.

전체댓글 0

등록
  • 최신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