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양국은 연합 군사 훈련인 을지프리덤실드(UFS)를 예정대로 실시하되 야외 기동 훈련을 9월에 진행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대해 통일부 고위 당국자는 훈련이 일정 부분 조정됐다면서 한미 훈련도 한반도 긴장 완화에 기여하길 바란다는 입장을 밝혔다.
7일 이성준 합동참모본부 공보실장은 라이언 M.도널드 주한미군사령부 공보실장과 공동으로 진행한 브리핑에서 "한미는 연합방위태세 확립을 위해 8월 18일부터 28일까지 UFS 연습을 시행하기로 했다"며 "2024년 UFS 연습과 유사한 규모로 실시될 예정이며 정상적으로 시행한다"고 밝혔다.
이 공보실장은 "다만 극심한 폭염에 따른 훈련 여건의 보장, 연중 균형된 연합방위태세 유지 등 다양한 요소들을 종합적으로 검토한 후 한미 간 긴밀한 협의를 통해 일부 훈련을 다음 달로 조정하여 시행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는 "연합훈련 시나리오와 연계된 야외기동훈련과 미측의 인원과 장비가 전개되는 훈련은 정상 시행한다"며 "기존에 계획된 40여 건의 야외기동훈련 중에 20여 건을 9월로 조정하여 시행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공보실장은 "어떤 특정 기간에 훈련을 집중해서 실시하는 것보다 연중 균형된 전투준비태세를 운용하기 위해서는 균등하게 분산 시행하는 것이 더 좋을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도널드 주한미군사령부 공보실장은 "사실상 중요한 것은 야외기동훈련 또는 이 11일간의 훈련의 질이라고 생각한다"며 "질 높은 훈련을 통해서 대비태세를 강화하고 한반도의 국민들을 보호하고, 한반도에 가해지는 모든 위협과 적대세력에 대한 대비태세를 강화시키는 것이 주목적"이라고 말했다.
그는 "북한의 모든 능력들, 예를 들어 WMD(대량살상무기) 능력 등을 억제하고 격퇴하는 데 주목적을 두고 이번 훈련을 실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성준 실장은 "추가적으로 역내 안보 환경을 반영하여 연습을 진행한다고 말씀드리겠다"고 말했다.
앞서 정동영 통일부 장관은 취임 직후인 지난달 28일 한미 연합 군사 훈련 조정을 건의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그는 훈련 변경이나 조정까지 시일이 촉박하다는 지적에 대해 "정부의 의지에 따라 조정은 충분히 가능하다"며 강한 의지를 보였다.
정 장관이 이처럼 훈련 조정을 강조한 데에는 한미 연합 군사 훈련이 이후 남북관계에 영향을 미칠 요인이라는 판단이 있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정 장관이 훈련 조정 의지를 밝힌 당일 김여정 북한 당 중앙위원회 부부장은 담화를 통해 "또 다시 우리의 남쪽국경너머에서는 침략적성격의 대규모합동군사연습의 련속적인 강행으로 초연이 걷힐 날이 없을 것이며 미한은 상투적수법그대로 저들이 산생시킨 조선반도정세악화의 책임을 우리에게 전가해보려고 획책할 것"이라면서 한미 연합 군사 훈련이 지속되는 한 남한에 대한 적대적 태도와 인식은 계속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 부부장의 이같은 입장에 대해 정 장관은 "아직 남북 간의 신뢰가 부족하다는, 아직 불신의 벽이 높다고 본다"고 평가하며 "아마도 8월 한미 합동 군사 훈련이 (향후 남북관계에) 가늠자가 되지 않을까"라면서 훈련 조정을 언급해왔다.
한미 양측이 훈련의 축소나 유예, 연기 등이 아닌 일부 야외 기동 훈련을 순연하는 것만으로 북한이 남한과 접촉에 나설지는 불확실해 보인다. 훈련 일시만 늦어질 뿐 기존과 유사한 규모의 훈련이 실시된다면, 이 결정이 북한을 움직이게 할 만큼의 유인책이 되기는 부족하다는 평가가 나올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날 기자들과 만난 통일부 고위 당국자는 훈련이 조정된 것에 의미를 부여하며 "긴장 완화와 평화 안정이 통일부의 목표이기도 하고 이재명 정부의 목표, 대한민국의 목표다. 한미 훈련도 그런 점에서 한반도 긴장 완화에 기여하길 바란다"는 입장을 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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