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 "관세협상으로 통상 불확실성 상당부분 해소" 자평

장차관 강연에서 협상 뒷얘기도…"국력 키워야겠다고 생각", "가만히 있으니 '가마니'인 줄 알아"

이재명 대통령이 한미 관세협상 타결에 대해 "큰 산을 넘었지만 국제 통상질서 재편은 앞으로도 계속 가속화될 것으로 생각된다"며 "이번 협상으로 통상 환경의 불확실성이 상당 부분 해소됐다고 평가된다. 한미 양국의 경제 협력 그리고 동맹 관계도 한층 더 공고해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자평했다.

이 대통령은 31일 오후 용산 대통령실에서 수석·보좌관회의를 주재하면서 "어젯밤부터 오늘 새벽까지 한미 관세 협상 때문에 고생하신 우리 공직자 여러분, 모두 고생하셨다"고 격려하는 한편 "관계 부처는 국민의 우려 사항을 면밀하게 점검하고, 우리의 핵심 이익을 지켜내기 위한 후속 조치에도 만전을 기해 주시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 대통령은 이어 "우리 경제의 한계라고 할 수 있는 문제들을 극복하기 위해 내수 비중 확대, 수출시장 다변화와 같은 필요한 조치들을 장기적 안목을 가지고 준비해 달라"고 지시했다.

그는 "정부는 위대한 우리 국민들과 함께 이번 도전도 새로운 도약 발전의 기회로 만들어 가겠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앞서 이날 오전 정부서울청사 별관 대강당에서 열린 고위공직자(장·차관) 워크숍 특강에서도 관세 협상 관련 솔직한 소회를 밝혀 눈길을 끌었다. "노심초사하고 정말 어려운 환경이었다. '나라의 국력을 키워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그런 어려움 속에서도 만족할 정도는 아니지만 상당한 성과를 이룬 여러분의 노고에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했다.

그간 협상 과정에서 이 대통령이 협상 전면에 나서지 않는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제가 (부담감에) 치아가 흔들려 가지고…. 사실 제가 말을 안 해서 그렇지, 가만히 있으니까 진짜 '가마니'인줄 알더라"고 농담을 건네며 "말을 하면 (협상에) 악영향을 주니까 말을 안 한 것"이라고 했다.

그는 "말 안 하는 와중에, 오리가 물살에 떠내려가지 않기 위해서 우아한 자태로 있지만 물밑에선 얼마나 생난리냐"며 "가까이 있는 참모들은 안다. 우리가 얼마나 노심초사하면서 정말 어떤 행동을 하고 있는지"라고 자신과 대통령실 참모들의 물밑 노력을 시사했다.

이 대통령은 대미 통상협상의 의미에 대해 "좁게 보면 우리 기업들의 해외 시장에 관한 얘기이기도 하지만, 사실은 대한민국 국민들의 부담일 수도 있다"며 "어쨌든 그 결정 하나하나가 엄청난 영향을 미친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저는 '지금 대한민국이 흥망의 기로에 서 있지 않나' (하는) 생각을 할 때가 있다. 물론 그 각도(성장률)는 많이 떨어지겠지만 계속 성장·발전의 길을 갈지, 아니면 아예 퇴행의 길을 갈지 그 분기점에 있다는 생각"이라고 협상 과정에서 느낀 위기감을 에둘러 표현하기도 했다.

이 대통령은 "여러분도 그 중요한 변곡점에 저와 함께 서 계신 것"이라며 "여러분들 손에 대한민국 운명이, 크게 보면 대한민국 역사가 달려 있고, 작고 좁게 보면 누군가의 목숨이 달려 있다"고 고위공직자들의 헌신을 당부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31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고위공직자들을 대상으로 특별 강연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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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연

프레시안 박정연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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