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제총기로 아들 살해한 60대, 범행동기 진술 거부 중

조사 과정서 "알려고 하지 마라" 진술 회피

아들 부검 결과… 총상으로 인한 장기손상 확인

▲범행에 사용된 산탄. ⓒ인천경찰청

인천 송도국제도시의 한 아파트에서 사제총기를 이용해 30대 아들을 살해한 60대 아버지가 정확한 범행동기에 대한 진술을 거부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숨진 아들의 사망 원인은 총상으로 인한 장기손상이라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부검 결과도 나왔다.

22일 인천 연수경찰서에 따르면 살인 및 총포·도검·화약류 등의 안전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현주건조물방화예비 등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A(62)씨는 경찰 조사 과정에서 "가정불화가 있었다"며 "(정확한 내용은) 알려고 하지 마라"고 답변하는 등 정확한 범행동기에 대한 진술을 거부하고 있는 상태다.

다만, B씨를 살해한 이후 계획에 대해서는 "한강이나 미사리로 가서 스스로 목숨을 끊으려 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앞서 지난 20일 오후 9시 30분께 인천 연수구 송도국제도시의 한 아파트에서 자신의 아들 B(33)씨에게 직접 제작한 사제총기를 발사한 뒤 도주했다.

범행 당시 집 안에는 자신의 생일을 맞아 식사자리를 마련해 준 B씨와 며느리를 비롯해 2명의 손주 및 지인 등이 함께 있었다.

그는 식사가 준비되던 도중 "잠깐 나갔다 오겠다"며 자리를 비운 뒤 차량에 보관 중이던 사제총기를 가져와 B씨에게 쇠구슬 여러 개가 들어있는 ‘산탄’ 2발을 발포하고, 1발을 집 내부 문을 향해 발포했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즉각 도주한 A씨에 대한 추적에 착수, 사건 발생 3시간여 만인 21일 0시 20분께 서울에서 렌터카로 도주 중이던 A씨를 긴급체포했다.

그가 거주하던 서울 도봉구 쌍문동 자택에서는 시너가 담긴 페트병 등 인화성 물질과 점화장치에 연결된 상태의 사제 폭발물 15개가 발견돼 경찰에 의해 해체됐다.

해당 사제 폭발물은 1일 정오에 폭발하도록 타이머 설정이 돼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사제총기 제작을 위해 관련 자재를 온라인으로 구매한 뒤 공작소에서 가공했으며, 유튜브를 통해 총기 제작 방법을 익혔다"고 진술했다.

현재 경찰은 서울경찰청과 인천경찰청 소속 프로파일러 2명을 투입해 A씨의 범행 동기 및 정신상태 등을 조사 중이다.

A씨의 범행으로 산탄에 가슴 부위를 맞은 B씨는 119구급대에 의해 심정지 상태로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끝내 숨졌다.

부검을 실시한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이날 "우측 가슴 부위와 좌측 복부에 대한 총상으로 인해 장기가 손상돼 사망한 것으로 추정된다"는 1차 구두 소견을 경찰에 전달했다.

경찰은 추후 국과수의 조직 검사와 약독물 검사 등 구체적인 부검 결과를 확인할 계획이다.

한편, A씨는 이날 오후 2시 인천지법에서 진행된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지 않았다.

피의자 불출석 상태로 영장심사를 진행한 법원은 이날 오후 A씨의 구속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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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승표

경기인천취재본부 전승표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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