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충남 천안시가 기록적인 폭우로 곳곳이 물에 잠기고 시민들이 생계 피해를 호소하는 상황에서도, 김행금 천안시의회 의장은 오는 19일로 예정된 자신의 출판기념회를 강행하겠다는 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7월16일, 17일자 대전 세종 충청면>
정치권 안팎에서는 “시민의 안전과 고통은 안중에도 없고, 정치자금 모으기에만 몰두하고 있다”는 비판이 거세다.
지난 이틀간 천안과 인근 충남 지역에는 400mm에 달하는 폭우가 쏟아지며 아산에서는 산사태로 주택이 매몰되고, 천안 직산 일대는 도로와 농경지가 침수됐다.
천안시에는 16일과 17일 사이 이재민이 속출했고, 시와 소방당국은 피해 복구에 비상이 걸린 상황이다.
그러나 김 의장은 이런 참사 속에서도 “예정된 일정”이라며 출판기념회를 강행하겠다는 뜻을 밝힌 상태다.
시민들 사이에서는 분노가 커지고 있다. 한 주민은 “사람들이 물에 잠겨 집도 못 들어가고 있는데, 의장이 책 팔아 정치자금 모으겠다고 공무원들까지 동원하는 게 말이 되느냐”며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여기에 천안시청 공무원 노조도 긴장하고 있다. 시 노조는 17일 김 의장을 만나 “출판기념회에 공무원들이 무더기 초대장을 받은 것은 부적절하다”는 입장을 전달했다.
이영준 천안시 노조위원장은 “김 의장으로부터 ‘더 이상 공무원들에게 출판기념회와 관련된 전화통화나 홍보 문자 전달은 하지 않겠다’는 답변을 들었다”면서 “공무원들의 자율권을 지키기 위해 끝까지 지켜보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정치권에서는 “김 의장이 출판기념회를 빌미로 사실상 정치자금을 모금하는 것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된다.
실제로 과거 천안시의회 전·현직 의장들의 출판기념회는 정치자금 논란에 휩싸인 바 있다. 현행법상 현직 의원의 출판기념회는 법적 금지가 아니지만, 공무원들의 조직적 동원은 공직선거법 위반 소지까지 거론된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이번 사태는 시민 안전보다 자신의 정치적 입지를 챙기는 현직 의장의 민낯을 보여준다”며 “수해 피해가 극심한 상황에서 최소한의 도의적 책임이라도 보여야 했다”고 지적했다.
천안시청 안팎에서는 “김 의장이 끝내 강행한다면 의회를 향한 시민 불신이 극에 달할 것”이라는 경고가 나온다. “수해 현장에는 안 보이고 출판기념회 플래카드만 시내 곳곳에 내걸린다”는 비아냥은 이미 확산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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