빗나간 모정, 시험 기간에 학교 침입…학부모와 전 기간제 교사 경찰 입건

경찰, 반복적 시험 유출 시도 가능성 수사

결국 모정(母情)이 넘지 말아야 할 선을 넘고 말았다.

경북 안동의 한 고등학교에 시험 기간 중 심야 시간 무단 침입한 학부모와 전직 기간제 교사가 경찰에 붙잡혔다. 자녀의 성적을 높이려는 일념으로, 밤중에 학교에 몰래 들어간 이들은 학교 보안 시스템에 의해 적발됐고, 현재 경찰 수사를 받고 있다.

안동경찰서는 14일 "시험 기간 중 학교에 무단 침입한 혐의(건조물침입 등)로 전직 기간제 교사 A씨(30대)에 대해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신병을 확보했고, 함께 침입한 학부모 B씨(40대)는 불구속 입건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지난 4일 새벽 1시 20분께 안동시 소재 한 고등학교에 침입했다. 학교 경비시스템이 즉각 작동하며 이들의 출입 사실은 학교와 경찰에 실시간으로 통보됐고, 조사 과정에서 두 사람의 정체가 드러났다. 경찰은 특히 이들이 침입 과정에서 학교 시설 관리자와 사전에 접촉한 정황을 포착, 해당 관리자도 같은 혐의로 입건해 조사를 벌이고 있다.

전언에 따르면 “과거에도 유사한 행위를 했는지 확인하고 있으며, 필요 시 구속영장도 신청할 계획”이라며 “시험 자료 접근 여부, 유출 시도 정황 등이 있는지 면밀히 수사하겠다”는 방침이다.

사건이 알려지자 교육 당국도 즉각 대응에 나섰다. 해당 고등학교는 곧바로 경북도교육청에 사건을 보고했고, 도교육청은 같은 날 보도자료를 통해 “이번 사건을 엄중히 인식하고 있다”며 “도내 모든 일반고등학교를 대상으로 학생평가 전 과정에 대한 긴급 보안점검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해당 학교는 이번 사건 이후 외부인 출입 통제 강화, 시험지 보관시설 보안 점검 등을 긴급 시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학부모와 학생들 사이에서는 “시험의 공정성이 무너졌다”는 우려와 함께 분노 섞인 반응도 나오고 있다.

교육계 안팎에서는 "모정이라는 이름으로 교육의 근간을 흔드는 행위가 반복돼선 안 된다"는 자성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자녀의 미래를 위한 선택이 결국 법과 윤리를 어긴 결과로 돌아오고 있는 현실이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 안동경찰서 전경. ⓒ 안동경찰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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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우

대구경북취재본부 김종우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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