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양 쿨링로드 "어라~제 기능 못하네요~"

"폭염 대응·미세먼지 저감 위해 36억원이나 투입해 조성한 것인데..."

경남 밀양시가 폭염 대응과 미세먼지 저감을 위해 36억 원을 투입해 조성한 쿨링로드가 준공 직후부터 잇단 고장으로 제 기능을 하지 못하고 있다.

일부 구간에서는 물이 전혀 분사되지 않고 방치돼 시민들 사이에서 '부실공사·예산 낭비'라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밀양시는 지난 2021년 총사업비 93억 원을 들여 기후변화에 따른 폭염과 미세먼지 등 환경성 질환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도시재생 뉴딜사업과 연계한 '아리랑 스마트 그린도시 조성사업'을 추진했다.

▲밀양 삼문동 남천교~밀주교 간 일부 구간에서 물이 나오지 않고 있다. ⓒ프레시안(임성현)

이 가운데 쿨링로드 조성사업은 2022년 11월 착공돼 2023년 12월 준공됐다. 총사업비 36억 원이 투입돼 삼문동 남천교~밀주교 간 1km, 미리벌초교~삼문동행정복지센터 500m 구간에 설치됐다. 도로 중앙 분리대 경계석에 구멍을 뚫거나 노즐을 설치해 고온의 도로에 물을 분사하는 방식이다.

시의 계획에 따르면 낮 기온이 33도 이상일 경우 하루 4회·오전 11시 30분부터 2시간 간격으로 쿨링로드를 가동하며 노면 온도를 약 10도(52도→42도) 낮추는 효과가 있다.

하지만 준공 이후 실질적인 효과는 미미하다. 가동 첫해인 지난해에는 삼문동 행정복지센터 인근의 물 공급 파이프가 파손돼 전체 구간 중 일부는 아예 작동하지 못했다. 올해는 노즐 고장이 잇따르면서 삼문동 남천교~밀주교 간 일부 구간에서도 물이 나오지 않고 있다.

특히 미리벌초~삼문동행정복지센터 구간은 노즐 고장으로 인해 전혀 물이 분사되지 않는 상황이다. 미리벌초 입구에는 노즐 9개가 철거된 채 구멍이 뚫린 채로 방치돼 관리가 부실하다는 지적이다.

일부 구간은 물이 넘쳐 흐르는 반면 일부 구간은 물이 전혀 나오지 않아 쿨링로드 본래의 역할을 전혀 하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밀양시 관계자는 "현재 노즐 고장으로 인해 일부 구간에서 물 분사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시공업체에 하자보수를 요청한 상태"라고 밝혔다. 미리벌초 인근 노즐 철거에 대해서는 "해당 구간은 차량의 좌회전과 U턴 시 통행에 지장이 있어 불가피하게 철거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시민들은 "설치된지 얼마되지 않아 고장과 철거가 반복되는 시설에 세금 수십억 원이 쓰인 것은 문제"라며 "철저한 점검과 사후 관리 없이 진행된 전형적인 보여주기식 행정"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현재도 삼문동 일대에서는 일부 구간 쿨링로드가 작동하지 않고 방치된 채 폭염을 맞고 있다. 쿨링로드가 본래 취지에 걸맞게 운영되기 위해서는 근본적인 점검과 보완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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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성현

경남취재본부 임성현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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