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나는 김용태…"국민의힘 혁신 점수? 빵점이다"

친윤계 겨냥 "기득권 자연스럽게 와해될 것"…차기 전대 출마는 일축

국민의힘 김용태 비상대책위원장은 30일 비대위원장직 임기를 마치며 "저는 오늘 물러나지만 제2, 제3의 김용태, 개혁을 하겠다는 세력이 나타날 거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이날 국회에서 퇴임 기자회견을 갖고 "사람을 중심으로 뭉치는 게 아니라, 국민의힘을 정말 바로잡고 '개혁'의 가치에 공감하는 새로운 세력이 연대해 (당내) 기득권과 맞서 싸울 것으로 생각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김 위원장은 지난 조기 대선 패배 이후 국민의힘의 혁신 점수는 "빵점"이라고 일침을 가했다.

김 위원장은 친윤석열계를 겨냥해 "당내 기득권 세력은 자연스럽게 와해될 거라고 생각한다. 기득권을 유지한다고 해서 국민께 다시 사랑받거나 선택받지 않을 것"이라며 "기득권 와해는 결국 시대 정신"이라고 강조했다. "야당 안에서 기득권을 유지한다는 건 현실적으로 맞지 않다"고도 말했다.

김 위원장은 대선 기간 전후, 자신의 개혁 요구에 미온적인 태도를 보인 당 주류 세력에 아쉬움을 표했다. 그는 "보수 야당이 아무리 맞는 말을 드려도 국민의 신뢰를 받지 못하는 것은 우리가 윤석열 정권의 유산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하기 때문일 것"이라며 "많은 의원과 당원이 5대 개혁의 방향에 동의해 줬지만, 정작 당의 의사 결정에는 가까이 가지도 못했다"고 말했다.

대선 패배 뒤 김 위원장이 발표한 당 5대 개혁안에는 △9월 초까지 전당대회 개최 △대통령 탄핵 반대 당론 무효화 △대선후보 부당 교체 시도 진상규명과 당무감사 △당론투표 사안에 관한 당심·민심 반영 절차 구축 △지방선거 100% 상향식 공천 등 내용이 담겨 있다.

특히 5대 개혁안에 대한 당원들의 찬반 의사를 확인할 '당원 여론조사' 요구가 끝내 받아들여지지 않은 데 관해 김 위원장은 "매우 안타깝고 위태로운 상황"이라며 "이 당에 오랫동안 자리잡고 있는 깊은 기득권 구조가 있다면, 그리고 그 기득권이 당의 몰락을 가져왔으면서도 근본적 변화를 가로막고 있다면, 국민의힘에 더 이상의 미래는 없다"고 비판했다. 윤석열 전 대통령의 탈당에도 여전히 당내 주류를 점하며 의사결정을 좌우하는 친윤계를 향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윤 전 대통령의 조사 거부 등 특검 출석 태도에 관해서는 김 위원장은 "더 이상 전직 대통령의 수사와 관련해 성역은 없을 거로 생각한다. 수사 기관도, 법원도, 법과 원칙에 따라서 정정당당하게 명명백백하게 하시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차기 전당대회 출마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비슷한 취지의 질문이 여러 차례 나왔지만 김 위원장은 "지금 저의 역할이 전당대회 출마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고 일축했다. 다만 "다시 백의종군 국회의원으로 돌아가서 동료 선배 의원들의 개혁 의지를 모으겠다"고 했다. 아울러 "개혁에 대한 방향, 탄핵의 강 넘을 수 있는 확실한 주자 있다면 함께 돕겠다"고 전했다.

차기 지도부의 역할에 관해 김 위원장은 "국민께 진정으로 사과하고, 혁신의 의지를 보여줘야 한다"며 "혁신위원회로 무엇인가를 할 수 있다는 건 안일한 생각"이라고 짚었다. 그는 "누군가는 보수의 생명이 다했다고 생각할 수 있는 상황에서 뼈를 깎는 노력, 모든 걸 다했다는 노력을 보이지 않으면 국민의힘의 미래는 없다"고 당부했다. 또 "대화와 타협을 통해서 탄핵의 강 넘을 수 있는 리더십이 있기를 바란다"고 요청했다.

김 위원장은 "정부·여당으로서 대통령과 올바른 관계를 설정하지 못한 책임을 통감한다", "한국 정치의 낡은 폐습과 민주주의에 대한 새로운 독재 요인을 혁파하고, 진정한 국민주권을 실천해야 한다", "교육·노동·연금 3대 개혁 과제 완수하기 위해서는 흔들리지 않는 수권 능력과 도덕성을 확립해야 한다", "세대 통합 역사의식을 확립하겠다" 등 자신이 생각하는 '보수 재건의 길' 구상을 함께 나열했다.

이날 김 위원장 기자회견 중간에 송언석 원내대표가 박정훈·최수진 원내대변인과 함께 회견장을 찾아오기도 했다. 송 원내대표는 김 위원장이 언론과 질의응답 시간을 갖던 중 장내로 들어와 "수고 많았다"고 악수를 건넨 뒤 바로 퇴장했다.

▲국민의힘 김용태 비상대책위원장이 30일 국회에서 퇴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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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도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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