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3 비상계엄 사태로 내란죄 혐의 특검 수사를 받고 있는 윤석열 전 대통령이 1차 조사를 마치고 29일 새벽 0시 59분께 귀가했다. 조은석 내란특검팀이 윤 대통령에 대해 한 첫 대면 조사다.
윤 대통령은 28일 오전 특검 사무실이 마련된 서울고검 청사에 출두해 약 15시간가량 머물렀지만, 조사 거부 등 신경전과 식사, 조서 확인 등에 소요된 시간을 제외하면 실제 피의자 신문에 걸린 시간은 5시간 5분에 불과했다.
윤 대통령은 전날 오전 출두 이후 박억수·장우성 특별검사보와 간단히 면담한 뒤 오전 10시 14분 체포 방해 혐의 부분부터 조사를 시작했다. 윤 전 대통령은 영상 녹화에는 동의하지 않았지만 오전 조사에서 1시간가량 질문에 답했다.
그러나 오전 조사 종료 후 휴식 및 점심식사를 마친 윤 전 대통령 측은 돌연 신문관인 박창환 경찰청 중대범죄수사과장(총경)의 자격을 문제 삼으며 신문관 교체를 요구했다. 박 총경은 기존에 사건을 수사해온 이로, 앞서 윤 전 대통령 법률대리인단이 불법 체포영장 집행과 관련해 서울중앙지검에 고발한 경찰관 중 한 명이다.
특검팀은 오후 1시 30분부터 조사를 재개하려 했지만, 윤 전 대통령이 대기실에서 머물며 조사실로 돌아오지 않으면서 무산됐다. 결국 특검팀이 조사 계획을 바꿔 체포 방해 부분 대신 비상계엄 전후 국무회의 의결 과정 및 국회의 계엄해제의결 방해 부분에 대한 조사를 먼저 진행하면서 신문관을 박 총경에서 김정국·조재철 부장검사로 바꾸자 윤 전 대통령은 비로소 조사에 응했다. 오후 조사가 재개된 시각은 오후 4시 45분께였다.
윤 전 대통령은 2시간 40분간 오후 조사를 진행한 뒤 오후 7시 25분께부터 배달 음식으로 저녁식사를 했고, 오후 8시 25분부터 9시 50분께까지 다시 조사를 받았다. 윤 전 대통령은 이후 3시간 동안 조서가 제대로 작성됐는지 검토한 뒤 귀가했다.
윤 전 대통령은 박 총경이 참여한 오전 피의자신문조서에는 서명·날인을 거부했고, 오후 조서에는 서명·날인을 남겼다. 윤 전 대통령은 출석 때와 마찬가지로 귀가 때에도 취재진의 질문에는 일절 답을 하지 않았다.
특검팀은 윤 전 대통령 측에 오는 30일 오전 9시 2차 출석을 통보했다. 박지영 특검보는 "아직도 윤 전 대통령을 조사할 것이 상당히 많이 남아있다"며 추가 소환 횟수에 제한을 두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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