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만 빠진다"던 국힘…일본·호주 총리도 나토 안 간다는데?

日 언론 "트럼프 불참 감안…IP4 국가 중 한 곳인 이재명 대통령 불참도 감안한 판단으로 보여"

이재명 대통령의 나토(NATO, 북대서양조약기구) 정상회의 불참 결정을 두고 국민의힘을 중심으로 자유민주국가 진영 회동에서 한국만 빠진다며 비판이 나오고 있지만, 호주와 일본 등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자유민주국가' 정상들도 이번 회의에 불참하는 것으로 가닥이 잡혀가면서, 야당이 국제 정세를 제대로 읽지 못한 채 비판을 위한 비판에만 몰두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23일 일본 <마이니치신문>과 TBS 방송 등 주요 매체들은 "이시바 총리는 내일부터 예정했던 나토 정상회의 참석을 보류하는 방향으로 조정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고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보도했다.

방송은 "정부 관계자에 따르면 미국이 이란 핵 시설을 공격하는 등 중동 정세의 긴장이 고조되는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불참할 가능성이 있는 점을 감안해 방문을 미루는 방향으로 조정에 들어갔다고 한다"고 전했다.

앞서 이시바 총리는 24일부터 사흘 간 네덜란드를 방문해 나토 정상회의에 참석하고 이 계기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회담 등에 대해서도 조율하고 있었다고 방송은 전했다.

방송은 이시바 총리가 이번 나토 정상회의 계기 네덜란드 방문은 "나토가 인도·태평양 파트너로 평가하는 4개국(IP4) 회동이 메인"이라고 말했다며 "이 (국가들) 중 한국이 불참하는 것도 감안한 판단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나토는 지난 2022년부터 한국과 일본, 호주, 뉴질랜드 등을 나토의 인도·태평양 파트너국인 'IP4'(Indo-Pacific 4)로 규정하고 정상회의에 초청해 왔다. 그런데 이 중 이재명 대통령이 불참하고 또 다른 국가인 호주까지 총리가 아닌 부총리의 참석을 확정하면서 일본 역시 참석의 실효성이 크지 않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호주는 이재명 대통령이 불참을 결정한 22일(현지시간) 총리 대신 리차드 말스(Richard Marles) 호주 부총리 겸 국방장관이 나토 정상회의에 참석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호주 정부는 보도자료를 통해 "리처드 말스 부총리 겸 국방장관이 이번 주 영국과 네덜란드를 방문한다. 네덜란드에서 나토 정상회의를 중심으로 열리는 주요 회의에 호주를 대표해 참석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국 역시 이재명 대통령 대신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이 회의에 참석하기로 결정했다.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은 23일 서면브리핑을 통해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은 6월 24일부터 25일까지 네덜란드 헤이그에서 개최되는 NATO 정상회의에 이재명 대통령을 대신하여 참석한다"고 밝혔다.

뉴질랜드의 경우 크리스토퍼 럭슨 총리가 나토 회의 참석 차 유럽에 도착한 상황이다.

이처럼 각 국가들은 급변하는 정세에 따라 유연하게 대응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이재명 정부 역시 당초 회의 참석을 유력하게 고려했지만, 미국의 이란 핵 시설 공격이 이뤄지면서 그에 따른 국내외적 영향에 대비하기 위해 대통령 참석을 결국 유보했다.

그런데도 국민의힘을 비롯한 야당 인사들은 냉전적이며 이분법적인 인식에 기반해 정확한 정보도 파악하지 못한 채 이재명 정부에 대한 비판에만 열을 올리고 있다.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의원들은 23일 기자회견에서 "자유민주국가 진영의 회동이 된 나토 정상회의에 우리만 빠진다면 대한민국에 대한 국제사회의 시선은 어떻겠나"라고 했지만, 한국은 대통령 대신 위성락 안보실장이 참석하는 것으로 가닥을 잡았다. 또 대통령을 대신해 다른 인사의 참석을 나토와 협의할 것이라는 점은 이미 전날인 22일 대통령실 브리핑에서도 확인됐던 내용이다.

여기에 소위 '자유민주국가 진영' 중 인도·태평양에 속하는 IP4 국가들 중 뉴질랜드를 제외한 나머지 세 국가가 정상급의 참석을 보류했거나 보류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우리만 빠진다"는 주장 자체가 실제 사실과는 다른 부분이기도 하다.

▲ 이재명 대통령이 17일(현지시간) 캐나다 앨버타주 캐내내스키스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장에서 열린 한일 정상회담에서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와 악수하며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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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호

외교부·통일부를 출입하면서 주로 남북관계를 취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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