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이란 공격에 민주당 "명백한 탄핵 사유"…공화당에서도 "위헌적" 지적 나와

이란 공격 전에 의회 승인하는 결의안 발의한 공화당 토머스 마씨 의원, 트럼프 비판…전쟁권한법 둘러싼 논란 이어질듯

트럼프의 이란 공격에 대해 국제법 위반이라는 비판이 나오는 가운데, 미국 내에서는 민주당을 중심으로 탄핵 사유라는 지적까지 제기되고 있다. 공화당에서도 트럼프의 이번 공격에 대해 위헌적이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21일(현지시간) 미국의 이란 핵 시설 공격이 전해지자 히스패닉인 알렉산드리아 오카시오-코르테스 하원의원은 트럼프 대통령이 "수 세대에 걸쳐 우리를 덫에 빠뜨릴 수 있는 전쟁을 충동적으로 감행했다"며 "이는 명백하고도 절대적인 탄핵 사유"라고 주장했다.

소말리아 출신 아프리카계 이민자이자 이슬람 신자인 일한 오마르 하원의원은 이란에 대한 공격이 "이미 (중동에서의) 불안정한 갈등을 위험하고 무모하게 확대하는 신호"라며 더 많은 인명 피해가 발생하기 전에 "이 광기"를 종식시켜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란계인 야사민 안사리 하원의원은 트럼프 대통령의 행동이 "불법"이라며 전쟁권한법 표결을 위해 의회에 긴급 회의 소집을 요청할 것이라고 밝혔다.

척 슈머 상원 민주당 원내대표는 대통령의 군 사용 권한을 제한하는 '전쟁권한법'(War Powers Act)의 시행을 촉구하며 "어떤 대통령도 전략 없이 전쟁과 같은 중대한 사건에 일방적으로 국가를 끌어들여서는 안 된다. 저는 이 법에 찬성표를 던질 것이며, 여야 상원의원 모두에게 이 법에 찬성표를 던질 것을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 16일 팀 케인 민주당 상원의원은 대통령이 아닌 의회에 전쟁 선포 권한을 부여하고 이란과 모든 적대 행위는 전쟁 선포 또는 군사력 사용에 대한 명시적 승인을 통해 이뤄져야 한다는 내용의 전쟁권한법을 발의했다.

17일 미 하원에서도 이란을 공격하기 전에 반드시 의회 승인을 거치도록 하는 결의안이 민주당의 로 칸나 의원(캘리포니아주)과 공화당의 토머스 마씨 의원(켄터키주)에 의해 발의됐다.

미국은 지난 1973년 이와 유사한 내용의 법을 제정한 바 있다. 이 법안에는 대통령이 군을 투입한 이후 48시간 이내에 의회에 통보하도록 요구하고 있고, 해외에서 60일 이상 전투를 벌일 경우 의회의 동의가 있어야 하며, 승인을 받지 못한 경우 다시 30일 이내에 철군을 시작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그런데 이 법안으로는 대통령의 전쟁 수행권을 실효적으로 제어하지 못한다는 지적이 제기됐고 실제로 그간 미국 대통령들은 의회 승인을 건너뛰고 전쟁을 수행해 왔다. 헌법 제1조 8항에 의회에 전쟁 선포권을 부여하고 있음에도 사실상 의회의 권한이 무력화된 셈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공화당 내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이 헌법을 위반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마씨 의원은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인 'X'의 본인 계정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을 공격했다는 내용을 게재하며 "이것은 위헌적"이라고 규정했다.

외교위원회의 민주당 간사 진 샤힌 상원의원과 잭 리드 상원 군사위원회 위원장도 성명을 통해 긴장 완화를 촉구했다. 샤힌 의원은 "미국은 이란과 전쟁을 서두르지 말아야 한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전 세계 미국인들에게 영향을 미치는 주요 국가 안보 사건에 대해 의회에 정기적으로 브리핑하는 초당적 전통을 이어가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리드 위원장은 "트럼프 정부가 더 이상의 유혈 사태를 막기 위해 자제하고 외교 및 국제 사회와의 협력을 즉시 추진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라며 "의회는 기밀 브리핑을 받아야 한다. 미국 국민이 마땅히 알아야 할 사실과 답을 얻을 수 있도록 여야 동료들과 협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전쟁을 일으키는 것은 끝내는 것보다 쉽다. 미국이 군사적 우위를 유지하고 있지만, 우리는 심각한 불안정을 초래할 수 있는 위험한 단계에 있다. 우리는 앞으로 발생할 수 있는 비상 상황에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 21일(현지시간) 공화당의 토머스 마씨 하원의원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이란 공격 관련 글을 게재하며 "위헌적"이라고 지적헀다. ⓒ토머스 마씨 'X' 계정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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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호

외교부·통일부를 출입하면서 주로 남북관계를 취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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