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인 연대자가 말한다 "니토덴코가 한국 국회 청문회에 서야 하는 이유"

[기고] "니토덴코, 한국 국회에 나가라!"

한국에서 일본기업 니토덴코를 한국 국회 청문회에 세우기 위한 '국회 청문회 청원'이 5만 명을 넘었다. 21일까지 5만명을 안 넘을까 너무 마음을 졸였다. 일본인인 필자가 니토덴코가 국회청문회에 서야 한다고 생각하는 이유는 이렇다.

현재 한국옵티칼하이테크 구미 공장에서는 박정혜 씨가 불에 탄 공장 옥상에서 고공농성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1월 8일부터 불타는 듯한 여름 더위를 견디고, 얼어 죽을 듯한 겨울 추위를 이겨내며 문자 그대로 생명을 걸고 고공농성을 하고 있다. 또다시 불타는 듯한 여름이 다가오고 있고, 생명을 건 고공농성이 500일을 넘겼다. 반드시 이겨서 내려와야 한다. 그러려면 권한을 가진 모회사 니토덴코의 다카사키 히데오 사장을 한국 국회 청문회에 세워야 한다.

경북 구미의 한국옵티칼하이테크는 니토덴코의 100% 자회사다. 평택의 한국니토옵티칼도 니토덴코의 100% 자회사다. 지난해 국정 감사에 한국니토덴코 대표가 출석해 일본 본사로부터 지시가 없기 때문에 고용승계에 대해 논의할 수 없다고 밝혔다. 노동조합에 대해서도 일본 본사의 지휘와 통제 아래에 있음을 분명히 한 것이다.

다카사키 히데오의 노조혐오

왜 니토덴코는 노동조합과의 교섭을 완강히 거부할까? 이는 니토덴코의 다카사키 히데오 사장이 노동조합을 극도로 혐오하고, 그 요구를 왜곡하기 때문이다. 니토덴코는 한국옵티칼하이테크 구미공장의 노동조합 결성 초기부터 지회장을 장시간 감금하는 등 노동조합 결성을 방해하고 부당노동행위를 저질러 왔다.

일본에 투쟁이 보고되자, 사장인 다카사키 히데오의 분노가 폭발했다고 했다. "니토그룹이 악질기업이다라고 하는 걸 보면 조합원들의 투쟁 목적이 청산 철회나 공장 재건이 아님은 분명하다. 조합원들에게 위로금 10원도 주지 말라"며 "청산을 위한 90일간의 사전협상 이외에는 절대로 대화하지 말라"고 지시했다. 그는 투쟁 목적이 청산 철회나 공장 재건이 아니라 화재보험금을 노린 퇴직 위로금이라 보고를 받았기 때문이다.

이 사실을 지방노동위원회에 제출된 회사 측 노무사 자료로 알게 돼 최현환 금속노조 한국옵티칼하이테크지회장은 사측 노무사에게 메일을 보냈다. "노무사님, 돈도 아니고, 회사에 타격을 주기 위해서도 아닌, 단순히 노동자의 권리를 되찾기 위한 투쟁입니다. 오해로 인해 밤을 새우지 말고 건강에 유의해 주시기 바랍니다." 금전적 보상을 원했다면 이렇게까지 않았다. 노동조합의 요구는 물량을 이전한 한국니토옵티칼 평택 공장에서 일하게 해달라는 매우 단순한 것이다.

대화조차 거부해 갈등을 부추기는 니토덴코

일본에서는 '한국옵티칼하이테크 노동조합을 지원하는 모임'을 결성해 2023년 11월 15일 도쿄의 니토덴코로 갔다. 요구서를 들고 갔다. 회사는 "면담이 불가능하다. 돌아가라"를 반복하며 경찰을 부를 것이라고 협박했다. 요구서도 받지 않았다. 매월 정기적으로 도쿄 본사에 대화 요청을 하고 있지만 이제는 본사 직원들은 나오지 않고, 경비원만 서 있다.

니토덴코는 교섭을 회피하기 위해 주주의 주주총회 참석도 막았다. 최현환 한국옵티칼하이테크 지회장은 100주를 구매해 주주총회에 참석할 수 있었다. 그러나 니토덴코는 주주 명부에 등록되어있지 않았다며 주주의 주주총회 참석을 막았다. 증권사의 증명서를 발급해 주주총회 참석을 원한다고 밝혔음에도 거부했다. 이는 일본 회사법과 헌법을 부정하는 부당하고 불법적인 행위이다.

니토덴코는 일본의 지지자들까지 탄압했다. 니토덴코는 한국옵티칼하이테크 구미 공장 노동자 200명을 해고한 것에 더해 노동자들의 자택, 임대보증금, 예금 통장까지 가압류하며 생존권을 박탈하려 했다. 그래서 일본원정단은 다카사키 히데오의 집으로 찾아갔다. 30분 정도를 기다려도 응답이 없자 우편함에 편지를 넣고 갔다. 그런데 다카사키 히데오는 필자를 포함한 두 명의 일본인 지지자에 대한 가처분을 일본 법원에 신청했다. 자택 반경 1700m 이내의 방문 등을 금지하려 했다. 다른 한 명은 당시에 사장의 자택으로 가지도 않았는데도 말이다.

스스로 한 약속도 어기는 니토덴코

니토덴코는 스스로 내세우는 "인권 기본 방침"과 "비즈니스 행동 가이드라인"에 위반하고 있다. 내용 중에 "우리는 결사의 자유, 단결권, 단체교섭권 등 노동 기본권을 존중합니다"라고 써 있으나 노동기본권 존중을 찾기 어렵다. 국제적인 인권 존중의 기준에 반할 뿐 아니라, 스스로 내세우는 인권 기본 방침에도 반한다. 이에 대한 물음을 한국 국회가 해야 한다.

니토덴코의 부당 해고, 고용승계 거부, 노동조합 탄압을 해결하라며 본사가 위치한 오사카를 비롯해 도쿄, 나고야, 히로시마, 군마, 사가미 등 일본 각지에서 한국옵티칼하이테크지회와의 연대가 퍼지고 있다. 다카사키 히데오 사장이 한국 국회 청문회에 서야 한다는 일본의 요구도 커지고 있다. 박정혜 씨가 안전하게 지상으로 내려올 수 있도록, 일본에서도 끝까지 지원과 연대를 통해 투쟁하겠다. 국회는 니토덴코를 청문회에 세우기를 바란다.

▲ 한국옵티칼하이테크 정리해고자 박정혜(왼쪽)씨와 소현숙(오른쪽) 씨가 4월 26일 경북 구미공장에서 열린 희망버스 문화제 참가자들에게 손을 흔들고 있다. ⓒ전국금속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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