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문수, '리박스쿨' 논란 와중에도 유세연설 마무리는 "李·朴"?

"외쳐보자, 박정희 말씀 '하면 된다'…이승만 '뭉치자 이기자'"

"제가 외쳐보겠다. 박정희 대통령께서는 말씀하셨다. '하면 된다! 할 수 있다! 해보자!' 그리고 이승만 대통령께서는 '뭉치자! 이기자!'라고 했다. 제가 크게 한번 외치겠다. '하면 된다! 할 수 있다! 해보자!', '뭉치자! 이기자!'"

국민의힘 김문수 대선후보는 1일 수도권 집중유세 연설에서, 유세장을 돌면서 한 연설마다 이같은 말로 마무리를 했다.

김 후보는 선관위에 대선후보 등록을 한 직후인 5월 13일 대구경북 선대위 출정식 연설에서 "여러분 크게 한번 외치겠다. 박정희 대통령이 하신 말씀이다. 하면 된다! 할 수 있다. 해보자!"고 구호 제창을 제안한 이후 거의 모든 유세 연설의 마무리를 이 구호로 해왔다.

5월 하순부터는 여기에 이승만 전 대통령을 연상시키는 "뭉치자, 이기자"가 레퍼토리에 추가됐다.

공교롭게도 지난달 30일 <뉴스타파>는 김 후보 지지 활동을 위해 불법 댓글 활동을 해온 보수성향 단체에 잠입해 취재한 내용을 르포 형식 기사로 보도했는데, 이 단체 이름은 이승만·박정희 전 대통령 이름에서 따온 '리박스쿨'이었다.

다만 두 전직 대통령은 강성보수·극우 진영 내에서 숭배 대상이 되고 있는 만큼, 이들의 이름이 김 후보 연설에 나오는 것이나 이 단체 이름에 쓰인 것은 우연의 일치일 가능성도 높다. 이 전 대통령은 사사오입 개헌과 3.15 부정선거를 주도하며 12년간 장기 집권한 독재자였고, 박 전 대통령 역시 3선 개헌과 10월 유신을 통해 16년간 장기 집권한 독재자였다.

김 후보는 실제로 '리박스쿨'과는 무관하다는 입장을 강조하고 있다. 그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전혀 모르는 일"이라며 "우리 당의 댓글도 누가 다는지 모르는데 리박스쿨이 댓글 다는지 알 게 뭔가. 말이 안 되는 이야기"라고 일축했다.

그러나 더불어민주당은 이날 이재명 대선후보가 직접 "국민의힘이 무관하다는 건 전혀 말이 안 된다. 확실하게 연관성이 높다"고 하는 등 의혹 제기의 공세를 늦추지 않고 있다.

▲국민의힘 김문수 대선 후보가 1일 서울 서대문구 신촌역에서 열린 집중유세에서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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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재훈

프레시안 정치팀 기자입니다. 국제·외교안보분야를 거쳤습니다. 민주주의, 페미니즘, 평화만들기가 관심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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