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김문수 대선후보가 1일 이승만·박정희 전 대통령 이름에서 명칭을 따온 극우단체 '리박스쿨'의 집단적 댓글 공작 의혹에 "전혀 모르는 일"이라고 선을 그었다.
김 후보는 이날 경기 의정부 유세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리박스쿨 댓글 공작 의혹 관련 질문에 "그런 일은 근거 없이 얘기하면 안된다"고 말했다.
김 후보는 리박스쿨과 김 후보의 인연을 묻는 질문이 거듭 이어지자 "우리 당의 댓글도 누가 다는지 모르는데 리박스쿨이 댓글 다는지 알 게 뭔가. 말이 안 되는 이야기해서 안 된다"고 했다.
손효숙 리박스쿨 대표를 아느냐는 물음에 김 후보는 "리박스쿨의 누구를 안다, 모른다가 문제가 아니라 지금 댓글 문제 때문에 묻는 것 아니냐"며 모호한 태도를 보였다.
그는 "리박스쿨이 댓글을 다는지 안다는지 제가 어떻게 아나"라며 "(손 대표를 아느냐는) 질문 자체가 성립이 안된다. 질문할 필요도 없고, 할 수도 없는 이야기를 댓글을 갖고 저한테 질문하는데 댓글이나 그런 질문은 성립하지 않는다"고 하기도 했다. 손 대표와 아는 사이인지 여부에 대해서는 명확히 부인하지 않은 셈이다.
대선을 이틀 앞둔 이날 김 후보는 경기와 서울에서 수도권 집중 유세를 전개했다. 그는 '정직한 아버지 깨끗한 대통령', '제 딸이 자랑스럽습니다' 등 티셔츠를 입고 연단에 올랐다. 연일 유세에서 가족 이야기를 꺼내며 배우자 설난영 씨를 향한 유시민 전 노무현재단 이사장의 비하 발언을 '표심 공략' 소재로 삼은 것이다.
김 후보는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의 '방탄 조끼' 착용을 두고 "죄 많이 지은 사람이 가야 할 곳은 감옥"이라고 비난하며 자신은 방탄 조끼를 착용하지 않는다고 자랑스럽게 말했다.
그러면서 가는 유세 장소마다 외투로 착용한 선거 운동복 단추를 풀어 속에 입고 있던 티셔츠를 보여줬는데, 배우자와 자녀를 향한 메시지가 적혀있었다.
김 후보는 지난달 28일 유 전 이사장이 방송에서 한 발언이 알려지기 전까지는 '현장 대통령', '일자리 대통령', '역전의 문수 김문수' 등 문구가 적힌 티셔츠를 입었다. 하지만 유 전 이사장의 설 씨 비하 발언이 공개되자 김 후보는 '가족 사랑꾼', '제 아내가 자랑스럽습니다' 등 문구를 티셔츠에 적었다.
김 후보는 서울 강남 삼성역 집중 유세에서 "고등학교밖에 안 나왔다고 저하고 결혼하면 안 되나. 고등학교 밖에 안 나왔다고 해서 그 사람이 나쁜 사람인가"라며 "대한민국에 학력이라는 계급이 있나. 우리는 이것을 철패해야 되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경기 구리역 유세에서는 "제가 선거 운동하는데, 제 아내 보고 '당신은 고등학교밖에 안 나왔으니까'라며 제 아내를 갈아치워야 하나"라며 울먹였다.
김 후보는 또 "제 딸은 사회복지사다. 사회복지사는 돈도 못 받고 힘들지만 제 사위도 사회복지사"라며 "제 딸, 사위는 한 번도 그렇게 남에게 몹쓸 욕하고 이런 이야기 들어본 적도 없다. 사기, 도박 이런 것도 우리 집에서는 없다"고 말했다.
한편 김 후보는 이날도 가는 유세 장소마다 "계엄 때문에 고생 많으셨다"며 지지자들에게 큰절을 올렸다. 전날 윤석열 전 대통령이 전광훈 목사 주도 집회에서 대독을 통해 김 후보 지지 메시지를 전한 걸 의식이라도 한 듯, 경기 수원 광교 유세에서 "계엄이 많은 어려움을 우리나라에 끼쳤다"며 "저희는 깊이 반성한다. 새로운 다짐을 하지 않으면 대한민국이 다시 위대한 나라가 될 수 없다고 생각한다"고 큰절했다.
김 후보는 이날 김용태 비상대책위원장이 페이스북을 통해 '윤 전 대통령 탄핵 반대 당론을 바로잡겠다'고 밝힌 데 관해 "김 위원장은 당의 대표기 때문에 그 말은 존중해야 한다"고 호응하기도 했다.
다만 윤 전 대통령과 선을 그으려는 이러한 안간힘에도 '윤 전 대통령 탄핵 무효'를 주장하는 무소속 황교안 대선후보가 이날 후보직을 사퇴하며 김 후보 지지를 선언해, 김 후보로선 난처한 상황이 됐다.
황 후보는 한 유튜브 방송에서 "마지막까지 힘을 총집결해야 되기에 김 후보를 돕겠다"고 밝혔다. 그는 "마지막 남은 한 가지 과제는 부정선거를 막는 일"이라며 "다행히 김 후보는 부정선거를 고치겠다고 공약했다"고 언급했다.
김 후보는 이에 대해 기자들과 만나 "황 후보는 우리 당 대표를 하셨던 분인데 나가서 따로 출마했다"며 "당연히 뭉쳐서 하나가 돼야 한다"고 했다. 황 후보가 부정선거 음모론을 주장하는 대표적 인물로 꼽히는 데 대해서도 김 후보는 "지금 현재 우리 선거 관리를 제대로 엄격히 해야 한다"며 "일부는 의혹을 제기하고 에러(실수)도 발생하는 것 같은데, 하여튼 잘 관리돼서 공명한 선거라고 국민이 믿을 때 민주주의가 성숙하고 발전한다. 선거에 대한 의혹이 국민들 속에 남아있으면 국민 통합을 저해하는 장애 요인이 될 것"이라고 부정선거론에 명확히 선을 긋지 못하는 태도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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