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남에서 인구가 가장 적은 구례군이 보건의료원에 소아청소년과와 산부인과를 운영하며 의료 공백 해소와 정주여건 개선 및 인구소멸 등에 대응하고 있다.
26일 구례군에 따르면 구례군보건의료원은 최근 30년 경력의 소아청소년과 전문의를 채용해 이달 12일부터 진료를 시작했다.
이곳에서는 0세부터 17세까지며 예방접종, 영유아 건강검진, 성장 및 발달 상담 등 다양한 보건의료 서비스를 제공한다.
그동안 소아청소년과 진료를 맡아오던 공중보건의사의 복무 기간 만료로 진료 중단 위기에 처했으나 다행히 지난달 소아청소년과 전문의를 채용할 수 있었다.
구례군의 소아청소년과 운영은 전액 군비를 투입하는 정책사업으로, 군민 건강과 삶의 질 향상을 위한 민선 8기 김순호 군수의 의지가 반영된 사례다.
하지만 이런 사례는 공공의료서비 차원에서 국가가 마땅히 책임지고 해결해야 할 문제를 지방자치단체 등에 책임을 전가하는 것으로도 비춰질 수 있어 보다 세심한 정부의 관심이 필요한 부분이다.
실제로 구례군과 같은 농산어촌 지역에서 소아청소년과를 운영하는 것은 만만한 일이 아니다.
우선 고령화 저출산으로 인해 인구가 줄어드는 사회현상을 반영해 의료 수요가 급격히 줄었고, 의료 수가도 높지 않아 병원 입장에서는 소아청소년과를 개설하기 힘들다.
무엇보다 어려운 점은 소아청소년과 의사를 찾기가 힘들어서다. 낮은 의료 수가는 낮은 연봉으로 연결되고 개업을 할 경우 아픈 아이로 인해 예민한 부모를 상대하는 일도 힘들어 전공의 지원율이 급감하는 것이 현실이다.
이런 상황에서 도시가 아닌 농어촌 지역에서 진료를 희망하는 의사를 찾기도 어려워져 결국 농어촌지역 의료 사각지대 해소는 지자체가 직접 나서는 상황이 됐다.
구례군도 최근 공중보건의사 수가 2021년 23명에서 올해 15명으로 35% 감소하면서 진료 공백에 대한 우려가 커지자 소아청소년과 전문의를 직접 채용하기에 이르렀다.
김순호 구례군수는 "전문의를 모시는데 정말 어려움이 많았다. 꼭 오신다고 하신 분도 막판에 거절하는 사례도 있었다"고 어려움을 토로하며 "이런 과정은 결국 의료공백 해소를 통한 주민 삶의 질 향상과 미래 인구 소멸을 대비하는 방안의 하나"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번에 30년 경력의 전문의를 모시게 됐는데, 우리 구례군을 선택해 주신 점에 감사드린다"며 "앞으로 오랫동안 우리 군민들에게 양질의 공공의료서비스를 제공해 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구례군은 2015년부터 산부인과 진료를 운영하며 임산부 의료 불편 해소와 출산 친화 환경 조성에 앞장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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