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PK 유세에서 "내란 수괴가 '김문수 이겨라' 하고 있다"

李, 열세 지역에서 '반윤 정서' 공략…"삼부토건 주가조작 장난질 다 보인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부산·경남(PK) 지역 유세에서 윤석열 전 대통령의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후보 지지 선언을 두고 "(김문수) 이겨라 이겨라 이겨라, 내란수괴가 그러고 있다"고 비판하는 등 12.3 비상계엄 사태 이후 불거진 '반윤 정서'를 집중 공략했다. "삼부토건 주식 그래프를 보면 '이거 장난하는 거다' 다 보인다"고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 주가조작 의혹도 겨냥했다. PK 지역은 여론조사상 이 후보 지지율이 열세이지만, 비상계엄에 대한 비판 의견은 높은 지역이다.

이 후보는 14일 오후 경남 창원시 상남분수광장에서 진행한 창원 집중유세에서 "12월 3일 한밤 중에 갑자기 군사 쿠데타 비상계엄이라니. 상상이나 할 수 있는 일인가"라며 "소위 10대 경제 강국이라 불리는 나라에서 그런 상상을 할 수가 있나. 군인을 시켜 통치를 하겠다니"라고 윤 전 대통령의 12.3 비상계엄 선포를 집중 비판했다. 이 후보는 이어 "나라를 이렇게 만들었으면 미안하다고 해야 되는 거 아닌가. 지금 그들이 미안하다고 하나"라며 "(김문수 후보) 이겨라 이겨라 이겨라, 내란수괴가 그러고 있다"고 했다.

앞서 윤 전 대통령은 국민의힘 내 '김문수·한덕수 단일화 갈등 사태'가 김 후보 측 후보자 지위 확정으로 끝난 직후인 지난 11일 페이스북에 쓴 글에서 "이번 선거에서 우리는 반드시 승리해야 하며, 승리할 수 있다"고 지지 선언을 했다. 이를 두고 비상계엄 선포 및 탄핵·파면으로 조기 대선을 유발한 장본인이 선거운동에 나선 셈이라 논란이 일었는데, 이 후보가 이 점을 다시 강조한 것.

이 후보는 해당 상황을 가리켜 "이게 정상인 나라인가"라며 "나라를 망친 데 대해 책임을 묻고 사람들에게 불안을 준 데 대해 책임을 묻고 우리를 절망하게 한 그 대리인, 일꾼의 배신에 대해서 엄중하게 책임을 물어야 하지 않겠나"라고 호소했다. 그는 국민의힘과 김 후보 측에 대해서도 "이번 선거는 절대로 그 내란 세력의 내란 후보에게 (표를) 줘선 안 된다"며 "뭐 많이 이기니 그런 소리 절대 하지 마시라. 반드시 한 표라도 이겨야 되는 절박한 선거다"라고 하기도 했다.

주가 하락 등 경제 문제에 대한 '윤석열 책임론'도 강조했다. 그는 창원 유세에서 "남미의 어느 나라들이 옛날엔 잘살다가 쿠데타를 해서 망해버린 나라가 많다"며 "(한국도) 그렇게 될 거라고 세계인들이 생각했다. '사우스 코리아 잘 나가더니 끝났네, 자본 철수해야지'(했다)"고 했다.

또 "요즘 주식시장이 이상하지 않나"라고 주가 문제를 언급하면서는 "권력을 가진 자들이 주식시장에 개입해서 주가조작이나 하고, 조작을 한 게 드러나도 힘 세다고 처벌도 안 받고 또 주가조작하고, 이러면 주식시장이 제대로 되겠나"라고도 했다. 윤 전 대통령 배우자 김건희 전 코바나컨텐츠 대표 연루 의혹이 있는 도이치모터스·삼부토건 주가조작 사건을 정조준한 것이다.

이 후보는 "삼부토건인가 뭔가 제가 그 주식 그래프를 보면 '아 이거 장난하는 거다' 다 보인다"며 "조사를 해보면 알겠지만 제가 보기엔 장난을 친 것 같다. 그런데 주가조작을 해도 아무도 책임을 안 지고 힘 세면 다 봐준다. 그 주식시장을 누가 믿고 투자하겠나"라고 말했다.

그는 부산 서면 인근에서 열린 부산 유세에서도 국민의힘을 겨냥 "군사 쿠데타 수괴 윤석열을 즉각 제명해야 대한민국 헌법 테두리 안에 있는 보수 정당이라고 할 수 있지 않겠나. 그런데 그럴 기미가 전혀 없다"며 "(자당) 소속 1번 당원의 내란행위 때문에 치러지는 이 실질적 보궐선거, 양심이 있으면 후보를 내지 말아야하는 것 아닌가"라고 비판했다.

통영 유세에서도 "군사쿠데타를 벌여서 온 국민을 불안 공포에 떨게 하고, 전 세계에 대한민국 국격을 추락시킨 주범이 멀쩡하게 감옥이 아니고 집에서 '김문수 이겨라' 페이스북을 쓰고 있다"며 "상상이 되시느냐"고 이 후보는 강조했다. 그는 "지금도 내란은 계속되고 있다"며 "내란을 진압해야 한다"고 했다.

이 후보는 한편 창원에서 "민주 질서와 헌정질서를 훼손하고 있는 그들을 반드시 찾아내서 법정에 세워야 한다"고 하면서 "그 법정은 깨끗한 법정이어야 한다"고 법원을 겨냥한 발언을 하기도 했다. 자신에 대한 대법원의 유죄취지 파기환송 판결 이후 민주당에서 강하게 일고 있는 '사법개혁' 주장을 시사한 것으로 해석됐다. 그는 "검찰이 자기 역할을 똑바로 하고, 법원이 똑바로 판결하고, 공무원들이 할 일을 제대로 하면 나라가 왜 이렇게 되겠나"라고도 했다.

이 후보는 "왼쪽 날개도 있고 오른쪽 날개도 있어야 나는 것"이라고 국민통합을 강조하면서도 윤석열 정권을 겨냥해 "'내가 모든 권력을 갖겠다', '민주당·야당 다 없애버리겠다', '이재명 없애버리겠다' 이러면 정치가 되겠나"라고 비판했다. 이 후보는 앞서 전날 대구·경북 지역에서도 검찰의 대장동 수사를 가리켜 "미친 짓"이라고 비판하는 등 본인 사법리스크를 '윤석열 정권의 정적 죽이기'라고 규정한 바 있다.

PK 지역 의제와 관련해서는 부산 '맞춤 공약'으로 '해양수산부 이전'과 '북극항로 개척'을 제시했다. 이 후보는 "해수부만큼은 부산에다가 옮기겠다"고 공약했다. 또 "이제 북극항로가 열린다"며 부산을 중심으로 한 북극항로 개척 관련 인프라 구축 및 연관 산업 발굴 등을 지역공약으로 제시했다.

그는 다만 산업은행 이전 문제와 관련해서는 "산은이 부산으로 이전하면 좋다. 그렇긴 하지만 세상 일이라는 것이 한 쪽이 원한다고 일방적으로 막 되는 게 아니"라며 "불가능한 약속은 하지 않겠다"고 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14일 경남 창원시 상남분수광장에서 열린 집중 유세에서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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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예섭

몰랐던 말들을 듣고 싶어 기자가 됐습니다. 조금이라도 덜 비겁하고, 조금이라도 더 늠름한 글을 써보고자 합니다. 현상을 넘어 맥락을 찾겠습니다. 자세히 보고 오래 생각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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