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첫 무역회담…트럼프 "큰 진전"·전문가 "기대치 낮춰야"

첫날 공식 발표는 없어…로이터 "중 내부서 관세로 인한 경제 악영향 및 고립 위기감 커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전쟁의 주요 목표국인 중국이 미국과 10일(현지시간) 스위스 제네바에서 첫 무역 회담을 가졌다. 공식 발표는 없는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은 "매우 많은 합의"가 이뤄졌다고 밝혔지만 전문가들은 기대치를 낮춰야 한다고 조언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10일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양국 무역 협상 관련 "오늘 중국과 스위스에서 매우 좋은 만남을 가졌다"며 "많은 사항이 논의됐고 많은 것들이 합의됐다"고 밝혔다. 이어 회담이 "우호적이지만 건설적"으로 진행됐고 "큰 진전"이 있었다고 했다. 또 "중국 미국 모두의 이익을 위해 중국이 미국 기업에 개방되는 걸 보고 싶다"고 덧붙였다. 양국은 11일에도 회담을 가질 예정이다.

다만 첫날 회담에 대한 양국의 공식 발표는 없었다.

이날 회담은 미국이 중국에 145%, 중국이 보복으로 미국에 125% 관세를 부과해 양국 교역이 사실상 불가능해진 상황에서 이뤄진 첫 고위급 만남이다. 미국에선 스콧 베트 재무장관, 제이미슨 그리어 무역대표부(USTR) 대표가, 중국에선 허리펑 국무원 부총리가 협상을 이끌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9일 소셜미디어를 통해 "중국에 80% 관세를 부과하는 게 적절해 보인다"며 관세 인하 가능성을 내비쳤다. 또 다른 게시글에선 "중국이 미국에 시장을 개방해야 한다"며 요구 사항을 시사하기도 했다. 지난 8일 미 <뉴욕포스트>는 협상에 정통한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트럼프 정부가 이르면 다음 주 중국 관세를 50~54%까지 낮출 계획을 논의 중이라고 보도하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회담 결과에 대한 기대치를 너무 높게 잡아선 안 된다고 조언했다. <뉴욕타임스>(NYT)는 영국 경제분석기관 옥스포드이코노믹스의 수석경제학자 낸시 반덴 하우텐이 10일 "기대치를 낮추는 것이 중요"하다며 설사 중국에 대한 관세가 80%로 낮아지더라도 여전히 트럼프 대통령 취임 전보다 세 배나 높다고 지적했다고 설명했다.

영국 BBC 방송은 싱가포르에 기반을 둔 동남아연구기관 ISEAS-유소프 이샤크 연구소의 객원 선임연구원 스티븐 올슨이 이번 회의가 "입장 교환"에 머물 것으로 보고 잘 진행 될 경우 "향후 회담을 위한 의제가 설정될 것"이라고 전망했다고 전했다. 그는 양국의 "체계적 마찰"이 "당장 해결되지 않을 것"이라며 이번 회담에서 뚜렷한 해법이 도출되기보다 "대화를 이어가겠다는 욕구" 정도가 나올 것으로 봤다. 실질적 합의까지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이라는 의미다.

중국 관영 <신화> 통신은 10일 중국이 "미국의 요청"에 따라 이번 고위급 회담에 나섰고 "앞으로의 길이 협상이든 대결이든 한 가지는 분명하다. 중국의 자국 개발 이익을 지키려는 결의는 흔들리지 않으며 세계 경제 및 무역 질서를 유지하려는 입장이 확고하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통신은 스위스 회담이 "문제를 풀기 위한 중요한 단계"지만 "중국은 핵심 원칙을 훼손하거나 세계 형평성이라는 대의를 저해하는 어떤 제안도 단호히 거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로이터>는 중국이 미국과의 대화에 나서게 된 배경엔 중국 당국자들 사이에서 관세가 경제에 미칠 악영향 및 중국의 무역 상대방들이 미국과의 협상에 나서기 시작해 중국이 고립될 위험에 대한 경각심이 커지고 있다는 점이 자리한다고 중국 정부의 생각에 정통한 관계자들을 인용해 보도했다. 중국 기업들은 미국을 대체할 시장을 찾고 있지만 개발도상국 시장은 충분히 많은 물건을 구매할 여력이 없어 어려움을 겪고 있고, 주요 무역 상대국인 인도·일본·베트남 등이 미국과 협상을 시작하며 중국이 조급함을 느꼈다는 것이다.

▲10일(현지시간) 스위스 제네바에서 미국과 중국이 첫 고위급 무역 회담을 가진 가운데 중국 대표단 구성원들이 회담 장소를 떠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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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효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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