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 ‘힐스테이트 환호공원’…행정구역 변경에 계약자들 “재산권 침해” 반발 확산

“분양 당시 양덕동이라더니 입주는 환여동?···“포항시, 시행사 방패막이 되나”

▲힐스테이트 환호공원 조감도ⓒ현대건설 제공

경북 포항시 북구에서 분양된 대단지 아파트 ‘힐스테이트 환호공원’을 둘러싸고 행정구역 변경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입주를 불과 몇 달 앞둔 시점에서 단지 일부가 ‘양덕동’에서 ‘환여동’으로 변경될 수 있다는 포항시의 방침에 계약자들이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해당 단지는 북구 양덕동에 위치한 2,994세대 규모의 신축 아파트로, 포항시와 시행사 ‘아키션’이 행정구역 일부를 환여동으로 편입하는 방안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분양 당시 계약서와 입주자 모집공고, 광고물 등 모든 공식 문서에 ‘양덕동’으로 명시됐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지난 23일과 24일, 장량동과 환호동 주민설명회에서 입주예정자들은 포항시의 일방적인 행정구역 변경 추진에 대해 “수억원대 재산 피해가 우려된다”며 강력히 반발했다.

한 입주예정자는 “동일 단지인데도 주소가 다르면 시세에도 차이가 생길 수 있다”며 “이는 실질적인 사기 분양”이라고 주장했다.

설명회 현장에서는 “분양 당시 양덕동으로 확정된 것으로 알고 계약했고, 계약서에도 명시돼 있다”며 “포항시가 시행사 요청이라는 이유만으로 행정구역 변경을 밀어붙이는 것은 무책임한 처사”라는 목소리가 잇따랐다.

포항시는 이와 관련해 “시행사의 요청에 따라 주민설명회를 진행한 것”이라는 입장을 밝히며 사실상 책임을 회피하는 모양새다.

▲지난 24일 힐스테이트 환호공원 아파트 입주예정자들의 주민설명회 모습ⓒ프레시안(오주호)

그러나 입주예정자 측은 “이는 단순 행정 절차 문제가 아닌 계약의 신뢰와 직결되는 중대한 사안”이라며 감사원 감사 청구 등 법적 대응까지 예고하고 있다.

이같은 상황은 포항시가 최근 ‘행정구역조정심의위원회’를 구성하고 일부 단지를 환여동으로 편입하려는 계획을 고시하면서 불거졌다. 하지만 강한 반발 여론에 위원회 구성 자체가 무산되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행정구역 변경은 입주민의 실거주와 재산권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사안”이라며 “단순 행정절차 이상의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포항시가 시행사의 방패막이 역할을 하고 있다는 비판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향후 주민들의 실력행사와 진상 규명 요구가 어디까지 이어질지 주목된다.

이 기사의 구독료를 내고 싶습니다.
  • 3,000원
  • 5,000원
  • 10,000원
  • 30,000원
  • 50,000원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10,000
결제하기
일부 인터넷 환경에서는 결제가 원활히 진행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국민은행 : 343601-04-082252 [예금주 프레시안협동조합(후원금)]으로 계좌이체도 가능합니다.
오주호

대구경북취재본부 오주호 기자입니다.

전체댓글 0

등록
  • 최신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