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그룹이 경북 구미에 위치한 반도체 웨이퍼 전문기업 SK실트론의 경영권 매각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지역사회 전반에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수백 명의 고용과 협력업체 생태계를 품은 핵심기업의 불확실성이 커지며, 일자리 불안과 지역 경제 위축 우려가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구미 경제 축소 가능성…불안감 가중
지난 8일 업계에 따르면 SK㈜는 SK실트론의 70.6%에 달하는 지분 매각 방안을 사모펀드와 타진 중이다.
SK실트론은 2017년 LG그룹에서 인수한 기업으로, 현재 구미국가산단 내에서 국내 유일의 반도체용 실리콘 웨이퍼 생산 기업으로 자리하고 있다.
12인치 웨이퍼 기준 세계 시장 점유율 3위를 차지하며, SK 계열사 가운데 수익성이 안정적인 기업 중 하나로 꼽힌다.
그러나 이번 매각 추진이 실제로 이뤄질 경우, 구미 지역 고용 안정성 및 반도체 산업 기반의 흔들림이 우려된다. 특히 매각 대상이 사모펀드 등 단기 수익 중심의 투자자일 경우, 구조조정 및 설비 축소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지역 여론 “또 서울 중심 논리…지방은 언제까지 소외돼야 하나”
구미 시민들과 지역경제 관계자들은 “그동안 수차례 수도권 중심의 구조조정에 지방 기업과 일자리가 희생돼 왔다”며 강한 불만을 표출하고 있다.
한 지역 중소협력업체 관계자는 “SK실트론은 기술 연계가 많은 만큼 매각 이후 기존 협력 관계가 유지될 수 있을지 걱정”이라고 말했다.
구미시민 A씨는 SNS를 통해 “지역은 투자 유치하기도 어려운데, 잘 돌아가던 회사조차 외부자본에 넘어가면 결국 구조조정 아닌가. 지역 청년 일자리는 누가 책임지나”라고 비판했다.
지역여론은 구미시와 경북도가 SK실트론 매각설과 관련해 SK㈜에 공식 입장 표명을 요청하고, 고용안정 보장과 지역 투자 유지에 대한 명확한 약속을 요구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지역 정치권 관계자는 “SK실트론은 단순한 한 기업이 아니라 구미 반도체 생태계의 중심”이라며, “경영권 변경 여부와 관계없이 지역 근로자 고용 유지와 설비투자 지속에 대한 약속이 전제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지방의 산업 기반이 단기 재무논리에 의해 흔들려선 안 된다”며, “필요시 산업통상자원부 등 중앙정부와도 협의해 지역경제 보호를 위한 방안 검토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방기업 매각, 고용불안과 산업 공동화 동반 우려”
지역 산업정책 전문가들은 “SK실트론과 같은 핵심 제조업 기반이 매각될 경우, 지방 도시들은 ‘산업 공동화(空洞化)’의 위험에 빠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또한 “매각 이후에도 중장기 비전 없이 운영되면, 결국은 축소 또는 해외 이전 가능성까지 배제할 수 없다”며, “지방정부 차원의 감시와 정부 차원의 규제·보호 조치가 병행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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