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재판소의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가 변론 종결 34일이 지나도록 감감한 가운데, 윤 대통령을 탄핵소추한 국회 측 대리인단이 헌재에 윤 대통령 파면을 촉구하는 시국선언문을 제출했다.
국회 측 대리인단은 31일 보도자료를 내고 "대통령 윤석열 탄핵 사건의 변론이 지난 2월 25일 종결된 후 신속하게 파면 결정이 이루어질 것으로 기대했던 절대다수 국민의 예상과 달리 선고기일이 지정되지 않은 채 한 달가량의 기간이 경과하면서 국민들의 불안도 커지고 있다"며 "윤석열의 파면을 촉구하는 각계 인사들의 호소를 담은 시국선언문 등을 '참고자료(분량 467쪽, 표지 포함)'로 제출했다"고 밝혔다.
대리인단은 참고자료 제출서에 "유흥식 추기경, 도올 김용옥 선생, 한강 작가 등 우리 사회의 양심과 지성을 대표하는 분들께서는 최근 시국선언에 나서 이 사건의 헌법적 위중함을 지적하는 한편, 헌재가 단호하게 파면 결정을 내려야 한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며 "이러한 요청은 민주주의와 헌법질서 수호를 위한 절박한 외침이고 호소이자, 국민 다수의 염원을 대변하는 것"이라고 취지를 설명했다.
이어 "'되어야 할 일은 빠르게 되도록 하는 일이 정의의 실현이며 양심의 회복'이라는 추기경의 말씀을 되새기면서 시대의 정의와 헌법질서를 지켜주시기를 바라는 국민적 목소리와 깊은 우려를 무겁게 받아들여 주시기를 간곡히 부탁한다"고 덧붙였다.
총 467쪽의 참고자료에는 △ 유흥식 추기경(교황청 성직자부 장관)의 시국선언 메시지 △ 천주교 사제·수도자 3462명의 시국선언문 △ 도올 김용옥 선생의 시국선언문 △ 한강 작가 등 작가 414명의 공동성명서 △ 한국작가회의 문학인 긴급 시국선언 △ 한국독립영화협회 영화인의 성명서 △ 대표적 보수인사인 조갑제·정규재·김진 등의 인터뷰와 칼럼 △ 대한변호사협회의 성명서 △ 참여연대·전국교직원노동조합 등 노동시민단체의 시국선언문 등이 포함됐다.
유 추기경은 지난 21일 <가톨릭평화신문>을 통해 전달한 시국선언 메시지에서 "위기의 대한민국을 위한 갈급한 마음을 가지고 헌재에 호소한다. 되어야 할 일은 빠르게 되도록 하는 일이 정의의 실현이며 양심의 회복이다. 우리 안에, 저 깊숙이 살아있는 정의와 양심의 소리를 듣는다면 더 이상 지체할 이유가 없을 것"이라며 "프란치스코 교황님은 '고통에는 중립이 없다'라고 말했다. 이와 마찬가지로 정의에는 중립이 없다. 우리 헌법이 말하는 정의의 판결을 해 달라"고 당부했다.
도올 김용옥은 지난 10일 낸 시국선언문에서 "윤석열은 내란의 수괴이다. 이것은 저 개인의 판단이 아니라 역사적 사실이며, 민의의 판결이며, 민주적 절차를 통하여 누구에게나 공감되는 사태로서 드러난 사건이다. 도덕적 포폄(褒貶. 옳고 그름, 착하고 악함을 판단하는 기준)의 대상이 될 수 없는 극악무도한 죄악"이라며 "헌재 재판관 단 한 분이라도 기각의 판단을 내린다면, 그것은 헌법을 최종적으로 수호하는 헌법 재판관이 헌법을 부정하는 죄악을 인요하는 사태임으로 대한민국의 헌정질서가 근원적으로 성립하지 않는다는 것을 분명하게 천명하는 결과를 초래한다"고 강조했다.
소설가와 시인 등 작가 414명은 지난 25일 '한 줄 성명'을 내고 "피소추인 윤석열의 대통령직 파면은 당연한 일"이며 "더는 지체되어서는 안 되며 파면 외 다른 결정은 있을 수 없고, 있어서도 안 된다"고 했다. 한강 작가는 해당 성명에서 현 사태와 관련해 한 줄로 "훼손되지 말아야 할 생명, 자유, 평화의 가치를 믿는다. 파면은 보편적 가치를 지키는 일"이라고 갈음했다.(☞ 관련 기사 : 한강 등 작가 414명 한 줄 성명…"파면은 보편 가치 지키는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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