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재 선고 다음주로 밀리나… 尹 선고기일 공지 없어

탄핵 반대·찬성 단식농성 참여자들 병원행…이태원 참사 유가족, 파면 기원 159배

헌법재판소의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가 또 한 주를 넘어갈 것으로 보인다. 헌재가 탄핵심판 변론 종결 3주가 지난 19일까지도 선고기일을 공지하지 않으면서 선고가 다음 주로 미뤄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헌재는 이날 업무시간이 종료된 오후 6시까지 국회와 윤 대통령 양쪽에 선고기일을 통지하지 않았다. 재판관들은 이날 종일 평의를 열고 논의했으나 결론을 내리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헌재는 변론 종결 후 평의를 거쳐 선고 2~3일 전 당사자들에게 선고기일을 통지해왔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경우 선고 사흘 전인 2004년 5월 11일 오전 평의를 거쳐 오후 1시 30분쯤 선고기일을 통지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경우에는 이틀 전인 2017년 3월 8일 오후 평의를 진행한 뒤 오후 5시 40분쯤 선고기일을 예고한 바 있다.

헌재 선고가 사실상 이번주를 넘기게 되자, 윤석열 즉각퇴진·사회대개혁 비상행동은 입장문을 내고 "헌재는 왜 선고를 미루는가. 이미 탄핵심판 최장 기간을 넘겼으며, 이대로는 전 국민적인 혼란을 100일 넘게 이어가는 셈"이라며 헌재를 향해 "피를 말리는 심정으로 지켜보는 시민들에 대한 고려가 조금이라도 있는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헌재는 당장 내일이라도 선고기일을 통지하고 지금 당장 윤석열을 파면하라"고 촉구했다.

헌재의 숙고가 길어지면서 윤 대통령 탄핵 찬성와 반대 양측의 단식농성도 기약 없이 이어지고 있다. 윤 대통령 파면 촉구 단식농성 12일째인 이날 비상행동 공동의장단 15명 중 진영종 참여연대 공동대표와 정영이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 회장 등 2명이 건강 악화로 병원으로 긴급 이송됐다.

지난 17일부터 헌재 앞에서 탄핵 반대 단식농성을 하던 50대 여성도 이날 병원에 이송된 것으로 전해졌다.

▲ 헌법재판소. ⓒ연합뉴스

"尹 계엄, '이태원' 이은 무도한 정부의 두 번째 참사"

비상행동은 이날 서울 광화문 월대 인근에서 '윤석열 파면 기원 159배'와 '한끼 단식·거리 강연·내란을 멈추는 책방' 등을 진행했다.

10.29 이태원 참사 유가족협의회가 주축이 된 '윤석열 파면 기원 159배'는 참사 희생자들을 기리는 마음으로 오후 1시 59분에 시작됐다.

이정민 이태원 참사 유가족협의회 운영위원장은 159배에 앞서 "윤석열은 159명의 젊은 청춘들을 서울 시내 한복판 길거리에서 그렇게 허만하게 목숨을 다한 것에 대해서 전혀 책임이나 반성이 없었다. 그런데 이제는 국민들에게 총부리를 겨눴다. 이런 사람이 어떻게 대한민국의 지도자가 될 수 있고 대통령이 될 수 있단 말인가"라며 "피를 토한는 심정으로 윤석열의 파면을 촉구하면서 헌재가 속히 이 자를 대한민국의 지도자에서 끌어내려주기를 간곡히 당부한다"고 말했다.

굵은 땀방울을 흘리며 159배를 마친 고(故) 유연주 씨의 아버지 유형우 씨는 <프레시안>에 "절을 하는 내내 윤 대통령 파면을 간절하게 촉구했다"며 "윤 대통령은 분명 파면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유 씨는 "윤 대통령의 12.3 비상계엄은 이태원 참사에 이어 무도한 윤석열 정부가 초래한 또 한 번의 참사"라고 강조했다.

유가족들은 159배 이후 '이태원 참사 모욕한 윤석열 파면하라'는 문구가 쓰인 보라색 리본을 광화문 농성장 '파면 텐트' 곳곳에 달았다. 윤 대통령은 지난달 25일 헌재 최종 의견진술에서 이태원 참사 이후 진상규명을 촉구하는 유가족과 시민단체의 활동을 "반정부 시위"라고 표현하며 "북한의 지령"에 따른 것이라고 주장했다.

▲10.29 이태원참사 유가족협의회·시민대책회의 관계자들이 19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 월대 인근에서 윤석열 대통령 파면 기원 159배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피청구인 윤석열을 파면한다"

윤 대통령 파면 촉구 릴레이 기자회견은 이날도 계속됐다.

'윤석열 물어가는 범청년행동'은 광화문 농성장 앞에서 시국선언 기자회견을 열고 윤 대통령의 계엄 선포 및 내란 행위는 "윤석열 정권이 보여준 무능과 시민을 지킬 책임에 대한 방기를 넘어선, 민주주의를 파괴하려는 시도였다"며 "이 모든 폭거에 대해 반드시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했다.

이어 "내란이 아직 끝나지 않았다. 내란 공범들은 여전히 국가 권력의 자리를 차지하고 있으며, 내란 수괴 윤석열의 구속은 취소되었"을 뿐 아니라 "윤석열 석방 이후 일부 극우세력이 내란을 정당화하는 집회를 이어가고 있다"며 "내란에 동조하는 모든 행위를 강력히 규탄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헌재를 대신한 "청년의 주문"이라면서 "윤석열 파면"을 선고했다.

'윤석열파면퇴진예술행동'은 ""피청구인 대통령 윤석열을 파면한다", 이 한 문장을 기다리는 온 국민 속이 타들어 간다"며 "군더더기 하나 없는 아름다운 문장(피청구인 대통령 윤석열을 파면한다)"을 "묵주 기도를 드리는 심정으로" 되뇌인다고 했다.

▲ '윤석열 물어가는 범청년행동'은 3월 19일 서울 광화문 단식농성장 앞에서 '청년의 주문', "피청구인 윤석열을 파면한다"를 외쳤다. ⓒ윤석열즉각퇴진·사회대개혁 비상행동

▲ '윤석열퇴진예술행동' 기자회견. ⓒ윤석열즉각퇴진·사회대개혁 비상행동

이 기사의 구독료를 내고 싶습니다.
  • 3,000원
  • 5,000원
  • 10,000원
  • 30,000원
  • 50,000원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10,000
결제하기
일부 인터넷 환경에서는 결제가 원활히 진행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국민은행 : 343601-04-082252 [예금주 프레시안협동조합(후원금)]으로 계좌이체도 가능합니다.
이명선

프레시안 이명선 기자입니다.

전체댓글 0

등록
  • 최신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