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선호 국방부 장관 직무대행이 육군사관학교 졸업 및 임관식에서 갓 임관한 신임 장교들에게 헌법이 규정한 국가와 국민에 충성해 달라고 당부했다.
김선호 직무대행은 27일 서울 육군사관학교에서 열린 제81기 졸업 및 임관식 축사에서 "충성'과' 용기'의 가치를 올바르게 이해하고 실천하는 장교가 되기 바란다"며 "우리 군이 존재하는 본질적 이유는 헌법과 법률에 명확히 규정되어 있다. '국가를 방위하고 국민의 생명을 지키며, 자유민주주의를 수호한다'라는 헌법적 사명을 기억하기 바란다"고 밝혔다.
김 직무대행은 "군인에게 있어 '충성'이란, 헌법이 규정한 '국가와 국민에 대한 충성'을 말하며, '용기'란, 어려운 상황에서도 '올바름을 선택하고 행동하는 것'을 의미한다"며 "어떠한 순간에도 국가와 국민만을 생각하며 올바른 '충성'과 '용기'를 실천하는 장교가 되어주기 바란다"고 주문했다.
이어 그는 "리더는 '결심'하는 자리에 있다. '결심'에는 반드시 책임이 동반된다. 책임지는 리더만이 부하들과 직접적·정신적으로 교감할 수 있다"며 "4년 동안 체득한 임무형지휘를 바탕으로 스스로 판단하고 결심하되, 모든 결과에 당당히 책임지는 '책임의 리더십'을 발휘해 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김 직무대행은 "마지막으로, 적에게 두려움을 주는 가장 용맹한 '전사'가 되어주기 바란다. 지금 세계는 새롭고 무한한 개척지를 향해 무한 경쟁을 하고 있다. 한반도와 글로벌 안보상황은 그 어느 때보다 엄중하다"며 북한의 핵 개발 및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상황 등을 언급했다.
김 직무대행은 "결론적으로 헌법적 사명에 근거한 올바른 충성과 용기, 책임이 내재화된 전사가 되었을 때, 부하로부터 진정으로 존경받고, 국민으로부터 신뢰와 사랑을 받는 리더가 될 수 있음을 반드시 기억하기 바란다"고 강조했다.
김 직무대행이 축사에서 헌법적 가치를 강조한 데에는 지난해 12월 3일 비상계엄 국면에서 육사 출신의 군인들이 주된 역할을 했다는 점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당시 계엄을 주도했던 김용현 국방부 장관과 실행했던 여인형 방첩사령관, 이진우 수도방위사령관, 곽종근 특전사령관 등은 모두 육사 출신이다.
특히 김 직무대행이 계엄 이후 이에 반대한다는 명백한 입장을 여러 차례 밝혔다는 점에서 '헌법 수호'를 주로 언급한 이번 축사가 시의성을 띄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앞서 지난해 12월 6일 김 직무대행은 '비상계엄 관련 국방부 입장'을 통해 "지난 12월 3일 비상계엄 사태와 관련하여 국민 여러분께 우려와 심려를 끼쳐드린 점에 대해 책임을 통감하며, 다시 한 번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며 "(2차) 계엄 발령에 관한 요구가 있더라도 국방부와 합동참모본부는 이를 절대 수용하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한편 이날 졸업 및 임관식에서는 역사상 최초로 여성 생도가 전체 생도를 지휘했다. 임관식 지휘는 일반 학교의 학생회장과 유사한 '여단장 생도'가 맡게 되는데, 육사 최초로 여성 여단장 생도가 된 임수민 소위가 이를 수행했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