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에게 "국회의원 다 잡아. 체포해"라는 지시를 전화로 받았다고 진술한 조지호 경찰청장은 12.3 비상계엄 해제 이후에도 윤 대통령에게 두 차례 더 전화를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윤 대통령은 계엄해제 이후 전화로 조 청장에게 "수고했다"고 했지만, 조 청장은 이 말에 "뼈가 있다"고 생각했다는 심경도 밝혔다.
<경향신문>은 20일 검찰 비상계엄 특별수사본부가 조 청장으로부터 확보한 진술이라며 "조 경찰청장이 윤 대통령으로부터 비상계엄을 선포하고 해제 이후까지 총 8차례 전화를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고 전했다.
이에 따르면, 조 청장은 "대통령이 저에게 '조 청장 국회에 들어가는 국회의원들 다 잡아. 체포해. 불법이야'라고 전화"했으며 이에 조 청장은 "대통령이 굉장히 다급하다고 느꼈다"고 진술했다. 해당 내용은 지난 18일 윤 대통령 탄핵심판 9차 변론에서 국회 측이 제시한 조 청장에 대한 검찰의 피의자 신문조서에 담긴 내용이다.
신문은 또 "조 청장은 국회에서 계엄 해제가 의결되고도 윤 대통령에게서 두 차례 전화를 받았다"며 "이 통화에서 조 청장은 "국회 봉쇄 해제 지시를 받지는 않았다"고도 밝혔다"고 했다.
이어 "윤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4일 오전 5시쯤 조 청장에게 전화했다"면서 "조 청장은 검찰에서 "대통령이 '조 청장'이라고 하기에 제가 '죄송하다'고 했더니 대통령이 '아니야, 수고했어. 덕분에 빨리 끝났어'라고 말했다"고 진술했다"고 했다.
조 청장은 그러나 윤 대통령의 "수고했어. 덕분에 빨리 끝났어"라는 인사가 당시에는 "뼈가 있는 말이라고 생각했다"고 느꼈다고, 검찰 조서에 밝혔다. 이를 두고 신문은 "여러 차례 '국회의원 체포'를 닦달했지만 윤 대통령 뜻대로 되지 않은 상황에서 "빨리 끝났다" 등의 말에는 다른 뜻이 숨겨져 있을 것으로 받아들였다는 취지"라고 했다.
조 청장은 이날 오후 7시 헌법재판소에서 열리는 윤 대통령 탄핵심판 10차 변론에 증인으로 출석한다. 그는 앞서 두 차례 증인으로 채택됐지만, 건강상의 이유로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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