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연극계 '미투 폭로'…가해자 징역 3년 선고

방어권 보장 법정 구속 모면·함께 기소된 2명 무죄

▲광주지방법원ⓒ프레시안(김보현)

연극계 후배 여배우들에게 성범죄를 저지른 혐의를 받던 광주 한 극단 대표가 징역형을 선고 받았다.

광주지법 제11형사부(고상영 재판장)는 17일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강간 등 치상) 등 혐의로 기소된 연극 극단 대표 A씨(55)에게 징역 3년을 선고하고,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40시간 이수, 아동·청소년·장애인 관련 기관 취업 제한 5년을 명령했다.

같은 혐의로 재판에 선 연극계 인사 2명에게는 무죄를 선고했다.

이들은 극단 대표이자 극작가·연출가인 A씨, A씨의 아내이자 A씨 극단 작가·연출가 B씨, 다른 극단 대표이면서 같은 연극에 배우로 출연한 C씨 등이다. A씨와 C씨는 지난 2012년부터 연극계 후배 여배우에게 수차례 성폭력을 저지른 혐의를 받고 있다.

A씨는 "키워줄 수 있다", "좋은 배역을 줄 수 있다"며 연극을 시작하는 여성 후배들에게 성폭력을 저질렀고, C씨도 술을 사주겠다며 후배 여배우를 집으로 불러 성폭력을 했다는 혐의를 받았다.

B씨는 피해자에게 간통죄로 신고하겠다며 욕설과 협박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피해자 등은 지난 2022년 6월 기자회견을 열고 "첫 회식과 연극 준비과정에서 극단대표와 연출가 등에게 성폭력을 당했다. 가해자의 부인이 피해자를 간통죄로 신고하겠다고 협박하기도 했다"며 "당시 가해자의 영향력 때문에 신고할 수 없었다"고 밝히며 가해자를 고소했다.

이후 A씨 등 3명은 광주연극협회와 한국연극협회로부터 제명 징계를 받았다. 미투 폭로 후 1년여간 검·경 수사를 거쳐 A씨 등은 재판에 넘겨졌다.

재판부는 "피해자의 진술이 신빙성이 있어 보인다"며 "상당한 시간이 지나 고소한 사실에 대해서도 고소 경위가 부자연스럽다거나 합리적이지 않다고 보이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피해자가 2020년 5월 A씨를 마주친 후 두 차례 우울증 공황 관련 정신과 치료를 받았고 진료기록을 보면 외상후 스트레스 상해를 입었다"며 "이런 점을 감안하면 인과관계도 인정된다고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연극계 선배로서 우월적 지위를 이용해서 추행, 성범죄를 저질러 죄책이 무겁다"며 "다만 일부 피해자에 대한 범행은 인정하고 있는 점, 벌금형을 초과하는 처벌 전력이 없는 점등을 고려해 실형을 선고한다. 여러가지 수사의 진행 경과라든지 상해 부분에 대한 의학적 검토가 필요한 점 등을 고려해 방어권 보장 차원에서 법정 구속은 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나머지 피고인에 대해서는 "범행 일시를 정확히 특정하기 어려워 공소시효 문제가 있고 술에 취한 항거불능 상태를 이용 범행을 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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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보현

광주전남취재본부 김보현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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