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가 헌정사상 현직 대통령으로서 처음 구속된 윤석열 대통령을 19일 오후 2시부터 조사하려 했으나 불발될 것으로 보인다.
공수처 수사관이 윤 대통령 지지자들에게 폭행당하는 등 초유의 사태가 벌어진 만큼, 공수처는 수사팀 신변 보호를 요청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공수처 관계자는 이날 기자단에 "피의자 측에 오후 2시 출석을 통보했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 구속영장은 이날 새벽 2시 50분 발부됐다. 발부 11시간여 만에 당일 조사에 나선 셈이다.
윤 대통령은 체포된 후 한 차례 조사를 받았으나 묵비권을 행사했다. 공수처는 200여쪽에 달하는 질문지를 준비했으나 이를 바탕으로 한 조사가 실질적으로 진전하지 못한 상황이다.
더구나 공수처는 20일의 구속 기간을 검찰과 10일씩 나눈 만큼, 수사 일정이 촉박해 당일 수사에 곧바로 나서는 모양새다.
그러나 윤 대통령 측은 이날 오후 공수처에 조사 출석이 어렵다는 입장을 전했다. 다만 윤 대통령 입장이 달라질 수도 있는 만큼, 공수처는 일단 오후 2시까지 기다릴 것으로 보인다.
한편 윤 대통령 측은 구속영장 발부 후 "법치가 죽었다"는 입장을 냈다. 이에 공수처는 유감을 표했다.
윤 대통령 측의 법치 불복으로 인해 윤 대통령 지지자들이 폭도로 돌변하는 등 대한민국 사법 체계를 물리적으로 위협하는 사태가 일어난 만큼 공수처는 관련 사태에 강경 대응하겠다는 입장이다.
앞서 전날 오후 7시 30분경 윤 대통령의 영장심사가 끝난 후 공수처 검사와 수사관 총 11명은 차량 2대를 나눠 타고 서부지법을 빠져나갔다. 이 과정에서 윤 대통령 지지자들이 차량을 포위해 차량을 흔들고 유리창을 파손하는 등 심각한 위해를 가했다.
아울러 차에 탑승하지 않았던 수사관 한 명이 시위대에 구타당하는 사태까지 벌어졌다.
이에 공수처 관계자들은 112에 신고해 경찰 도움을 받아 차량을 이동시켰으나 타이어가 찢어진 상태여서 차량은 근처 주차장에 세우고 복귀했다.
공수처는 이 같은 일의 재발을 막기 위해 수사팀의 신변 보호를 경찰에 요청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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