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란 수괴 혐의를 받는 윤석열 대통령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이 약 5시간여 만에 끝났다.
18일 서울서부지법 차은경 부장판사는 이날 오후 2시부터 오후 6시 50분경까지 윤 대통령 영장심사를 진행했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에서 주임 검사인 차정현 부장검사를 포함해 총 6명의 검사가 이번 심사에 출석했다. 윤 대통령 측에서는 김홍일·윤갑근·송해은·석동현·차기환·배진한·이동찬·김계리 등 8명의 변호사가 나왔다.
공수처는 윤 대통령을 영장 청구서에서 "전형적인 확신범"으로 규정해 구속의 필요성을 적극 설명한 것으로 보인다. 공수처는 윤 대통령이 계엄 당시 2차 계엄을 시도하려 한 정황이 있는 등 탄핵이 기각될 경우 다시 계엄에 나설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뜻을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아울러 윤 대통령이 소환조사에 장기간 불응한 점, 체포영장 집행을 적극적으로 막으려 한 점, 체포 이후에도 조사 내내 진수을 거부한 점 등을 들어 구속 수사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증거인멸 가능성이 크다는 점 역시 공수처는 적극적으로 강조했다.
관련해 공수처는 서울서부지법에 윤 대통령 구속영장을 접수하면서 이 같은 입장을 총 150여 쪽의 청구서류에 담았다. 공수처는 영장에 내란 우두머리와 직권남용 혐의를 적시했다.
이번 심사는 윤 대통령이 직접 출석해 이목을 끌었다. 당초 윤 대통령 측은 영장심사에 윤 대통령이 출석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으나 이날 오전 윤 대통령이 마음을 바꿔 직접 자신의 입장을 재판부에 설명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윤 대통령은 이날 오후 1시 26분경 경기 의왕시 서울구치소에서 심사가 열리는 서울서부지법으로 향해 1시 55분경 도착했다. 법무부 호송차량에 탑승한 윤 대통령을 경호차량이 따라온 가운데, 윤 대통령은 포토라인을 거치지 않고 바로 법원으로 이동했다.
영장심사에서 윤 대통령은 오후 4시 35분부터 5시 15분까지 약 40분에 걸쳐 자신의 입장을 적극 설명했다. 또 마지막 5분 동안에도 최종 발언했다.
이 자리에서 윤 대통령은 비상계엄 선포는 대통령의 권한으로서 내란죄가 성립하지 않는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보인다.
윤 대통령 측 윤갑근 변호사는 이날 윤 대통령이 "사실 관계, 증거 관계, 법리 문제를 성실히 설명하고 답변하셨다"며 "그 이상 드릴 말씀은 없다"고 말했다.
윤 변호사는 또 대통령 측이 "비상계엄은 대통령의 고유 권한인 만큼 내란이 될 수 없다"는 점을 들어 "공수처의 주장은 법리에 맞지 않음을 변론했다"고 설명했다.
공수처가 윤 대통령이 재범 위험이 큰 확신범이라는 입장을 전한 데 관해 윤 변호사는 "말도 안 되는 얘기임을 분명히 설명했다"고 말했다.
그는 "재범이라고 하면 (대통령이 복귀한 후) 2차, 3차 계엄에 나선다는 건데 대통령은 계엄일 당시 국회의 해제요구 의결이 되자마자 바로 군을 철수시켰다. 2차, 3차 계엄할 거면 군을 철수시킬 리 없지 않느냐"고 강조했다.
영장심사가 마무리됨에 따라 이제 윤 대통령은 구속 재판이냐, 불구속 재판이냐의 기로에 서게 됐다. 윤 대통령 구속 여부는 이르면 이날 밤 중 확인할 수 있으리라는 관측이 나온다. 늦어도 19일에는 결정될 전망이다.
영장심사가 예상보다 길어지기는 했지만 윤 대통령 혐의가 비교적 뚜렷한 만큼 심사 결과는 예상보다 빠르게 나올 수도 있다는 의견이 조심스럽게 나온다.
영장심사가 끝나면서 윤 대통령은 19시 30분경 다시 호송차를 타고 서울구치소로 이동했다. 윤 대통령은 독방 대신 구인 피의자 대기실에서 심사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만일 구속영장이 발부된다면 윤 대통령은 정식으로 구치소 입소 절차를 거쳐 수용된다. 이어 최장 20일 동안 구속 수사를 받게 된다. 이 기간에는 지난 15일 체포 집행일이 포함된다.
이어 검찰이 윤 대통령을 구속 기소한다면 윤 대통령은 1심 재판 기간 최장 6개월간 구치소에 추가 구금될 수 있다.
만일 구속영장이 기각될 경우 윤 대통령은 곧바로 구치소에서 나와 불구속 상태에서 수사를 받게 된다. 이 경우 윤 대통령은 곧바로 서울 한남동 대통령 관저로 돌아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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