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상계엄령의 역습, 한국 민주주의는 견뎠다

충격과 분노의 밤, 시민들이 지켜낸 헌법 정신

▲윤석열 대통령이 비상계엄 선포를 해제한 4일 서울역 대합실에서 시민이 비상계엄 사태 관련 보도를 보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3일 윤석열 대통령이 비상계엄령을 선포하며 한국 사회는 일순간 충격에 휩싸였다. 45년 만에 내려진 계엄령은 헌정 질서를 뒤흔드는 사태로 비화했고, 불과 몇 시간 만에 국회 결의로 해제되었다. 이 과정에서 시민 사회와 일반 시민들은 깊은 분노와 우려를 표명하며 목소리를 높였다.

시민 단체들은 대통령의 계엄령 선포를 "헌법적 질서에 대한 명백한 도전"이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참여연대는 성명을 통해 "정치적 갈등을 빌미로 한 비상계엄령 선포는 명백히 헌정 질서를 유린한 행위"라며, "이번 사태는 민주주의의 근본 원칙인 삼권 분립을 위협하는 행위"라고 규정했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은 "대통령이 계엄령이라는 초헌법적 수단을 꺼내 든 것은 국민의 기본권을 침해하는 행위로, 반드시 법적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밝혔다.

한편, 환경운동연합과 같은 환경 관련 시민 단체들도 이례적으로 성명을 내며 "시민 사회 전체를 위축시키는 반민주적 조치"라고 비판에 동참했다.

계엄령 소식이 전해지자, 전국 주요 도시에서는 시민들의 행동이 있었는데, 서울 광화문 광장에는 약 5천 명(주최 측 추산)이 모여 "계엄령 철회"와 "대통령 퇴진"을 외쳤다.

대전시에 거주하는 배윤정(46) 씨는 "역사 속에서나 접했던 계엄령이 현실에서 선포될 줄은 상상도 못했다"며, "우리에게 민주주의는 당연한 것으로 여겨졌지만, 이번 사건을 통해 그것이 당연하지 않으며 우리가 스스로 지켜야 한다는 걸 절실히 느꼈다"고 말했다.

계엄령은 국회의 해제 요구 결의안 통과로 6시간 만에 철회되었지만, 시민들은 그 자체로도 커다란 교훈을 얻었다고 평가한다.

한 시민은 "그래도 국회가 빠르게 움직여 계엄령을 철회한 것은 헌법 정신이 살아있음을 보여준 증거"라며, "국민이 민주주의를 지켜내고 있다는 자부심을 느낀다"고 밝혔다.

시민 단체들은 이번 사태에 대한 철저한 조사와 책임 규명을 촉구하고 있다. 특히, 대통령이 어떤 법적·정치적 논리를 근거로 계엄령을 선포했는지 명백히 밝혀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법학자 김은영 교수는 "계엄령은 국가 존립의 위기를 다룰 때 최후의 수단으로 쓰이는 비상 권한인데, 이번에는 그 절차와 정당성이 매우 부족했다"며, "대통령의 재량권 남용이 심각한 헌법 위반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경고했다.

이번 비상계엄령 사태는 민주주의의 가치를 되돌아보는 계기가 되었다. 시민들의 즉각적인 반응과 국회의 신속한 대응은 대한민국 민주주의의 저력을 보여주었다. 그러나 시민들은 여전히 긴장을 늦추지 않는다.

한 시민 단체 관계자는 "민주주의는 스스로 지켜야 하는 것"이라며, "앞으로도 우리 사회가 다시는 이런 혼란을 겪지 않도록 지속적으로 감시하고 행동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비상계엄령 사태는 대한민국 민주주의의 현주소를 되돌아보게 하는 강렬한 계기가 되었다. 시민들은 즉각적인 행동으로 민주주의의 가치를 수호하려 했고, 국회의 신속한 대응은 헌법 정신이 여전히 살아 있음을 보여주었다.

그러나 계엄령이라는 초헌법적 조치가 실제로 발동된 만큼, 이를 둘러싼 모든 과정에 대한 철저한 검증과 책임 규명이 필수적이다. 시민 사회는 민주주의가 스스로 지켜내야 하는 소중한 가치임을 다시금 확인하며, 앞으로의 정치적 과정에서 더 강한 감시와 참여를 다짐하고 있다.

이번 사건은 우리에게 민주주의란 결코 당연한 것이 아니며, 이를 지키기 위한 지속적인 노력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일깨워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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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상윤

세종충청취재본부 문상윤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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