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혼인 신고를 마치고 함께 살아온 세월만 20년.
남편이 아내를 무참히 살해했다. 이들 부부에게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지난해 3월 실직한 남편 A(49) 씨. 이후 남편의 생활 태도에 못마땅해 오던 아내 B(50·여) 씨는 A 씨에게 잔소리를 늘어놓았고 이는 결국 부부 싸움으로까지 번졌다.
두 사람의 관계는 악화일로로 치달았다. A 씨가 직장 생활을 하던 B 씨의 외도를 막연히 의심한 것이다. 애써 불만을 눌러온 A 씨는 결국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너고 만다.
사건 당일 A 씨는 B 씨와 함께 살아생전 장인, 장모가 거주하던 집에 있던 물건을 가지고 집으로 돌아가던 중이었다.
A 씨는 차 안에서 B 씨로부터 경제 활동을 하지 않는 것에 대해 핀잔을 듣게 된다. 이후 차를 세워 대화를 이어가다 격분한 A 씨는 B 씨의 얼굴을 주먹으로 수차례 폭행했다.
"이 OO년아 나한테 왜 그래." 그때였다. A 씨는 양손으로 아내의 목을 졸랐고 결국 B 씨는 경부압박 질식사로 사망했다.
1심은 A 씨가 순간적인 화를 참지 못하고 20년 동안 동고동락한 배우자인 B 씨를 무참히 살해하는 반인륜적인 범행을 저질렀다며 징역 17년을 선고했다.
울산지법 재판부는 "범행 당시 녹취를 들어보면 범행을 중단할 시간과 기회가 충분히 있었는데도 피고인은 이를 외면했고 피해자는 극심한 육체적, 정신적 고통과 함께 극도의 공포를 겪었을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범행 이후 피고인이 경찰에 스스로 자수한 점, 정신 질환을 앓고 있는 부양해야 할 자녀가 있는 점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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