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태균, 용산 이전 '입김' 넣었다는데…청와대 이전 부팀장이던 김용현 "명태균 모른다"

미국 지원 끊길 상황 처한 우크라이나에 정부 참관단 보낸다? 법적 근거도 명확하지 않아 논란 이어질 듯

명태균 씨가 윤석열 대통령 당선 이후 집무실 이전에 관여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가운데, 청와대 이전 태스크포스(TF) 부팀장을 맡았던 김용현 국방부 장관은 명 씨를 알지 못한다고 밝혔다.

11일 국회 국방위원회 출석한 김 장관은 명 씨가 청와대에 들어가면 안된다고 주장했다는 통화 녹음 파일이 공개된 것과 관련, 장관도 청와대 이전에 관여했는데 명태균 씨를 알고 있었냐는 더불어민주당 김병주 의원의 질문에 "전혀 몰랐다"라고 답했다.

김 장관은 윤석열 대통령 당선 직후 꾸려진 인수위원회 합류해 청와대 이전 태스크포스(TF) 부팀장을 맡으며 이전에 직접 관여한 바 있다.

앞서 8일 더불어민주당은 지난 2022년 대통령 선거 이후 명 씨가 지인과 통화에서 "경호고 나발이고 내가 거기 가면 '뒤진다 카는데'(죽는다고 하는데) 본인 같으면 '뒤진다 카는데' 가나?"라고 말했다며 명 씨가 영부인인 김건희 코바나컨텐츠 전 대표에게 청와대에 가면 죽는다고 조언했다는 점을 시사했다.

명 씨는 "얘기했잖아요. 그 청와대 뒷산에, 백악산(북악산)은 좌로 '대가리'가 꺾여있고, 북한산은 오른쪽으로 꺾여있다니까"라며 청와대가 풍수지리적으로 좋지 않다는 점을 언급하기도 했다. 이에 윤석열 대통령이 당선 이후 급하게 집무실 이전을 추진한 이유가 명 씨의 발언 때문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 11일 국회 국방위원회에서 김용현 국방부 장관이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날 회의에서는 우크라이나에 정부 차원의 참관단을 보내는 것과 관련한 야당 측의 문제제기도 나왔다. 미국의 차기 행정부가 우크라이나 지원 중단을 연일 시사하고 있는 와중에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한국 정부가 법적 근거 없이 개입하려는 모양새를 취하는 것이 적절한지에 대한 지적이었다.

앞서 10일 (현지시각)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의 아들인 트럼프 주니어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인 본인의 인스타그램 계정에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얼굴이 나온 영상과 함께 "용돈 잃는 데 38일 남았다"는 메시지를 게재했다. 이는 미국 대통령 선거인단이 실제 대통령을 선출하는 기간이 38일 남았으며, 직후에 우크라이나에 대한 미국의 지원이 끊길 것이라는 점을 밝힌 것으로 풀이됐다.

이처럼 미국의 우크라이나 지원 중단이 가시화되는 분위기인데도 윤석열 대통령은 여전히 우크라이나에 살상 무기를 지원할 수 있음을 언급하고 있다. 이에 무기 지원도 하지 않고 파병도 하지 않는다고 공식적으로 (기존 입장을) 철회하는 선언이라도 대통령에게 건의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의원의 지적에 김 장관은 "잘 살펴보겠다"고 답했다.

김 장관은 무장 군인의 파병 계획이 있냐는 더불어민주당 박범계 의원 질문에 "무장 군인 파병은 지금까지 검토된 바 없다"며 우크라이나에 보낼 것을 검토하고 있는 참관단도 '파병'이 아닌 '파견'이라고 주장했다.

조국혁신당 조국 의원은 참관단을 보내는 문제와 관련해 정부가 근거로 제시하고 있는 훈령인 '국군의 해외파병업무 훈령'에 법적 근거가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해당 훈령에 유엔이나 지역기구 또는 특정국의 병력공여 요청이 있어야 파병이 가능하다고 명시돼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김 장관은 "파병이 되려면 일정한 지휘체계를 갖춰야 하는데 참관단은 그게 아니라 전문가와 소수로 구성된 집단이며 단기간이고 무장도 하지 않는다"라며 참관단을 보내는 것이 '파병'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그는 우크라이나의 요청이 아닌 우리의 필요에 의해 보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자 조 의원은 설사 참관단이 파견 형태로 가는 것이라고 해도 법률과 훈령의 근거 없이 보내게 되는 것 아니냐고 지적했고, 김 장관은 "행정부의 고유 권한으로 노무현 정부 때도 이라크에 조사단을 보냈다"며 파견이라면 법령의 근거 없이 행정부가 독자적으로 판단할 수 있는 영역이라고 답했다.

이에 대해 더불어민주당 부승찬 의원은 행정부도 법적 근거가 없으면 파견이든 파병이든 보낼 수 없는 것이라면서, 노무현 정부 때 실행했던 파병 또는 파견은 유엔과 다국적군에 속하는 것이었기 때문에 훈령 적용이 가능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부 의원은 "파병과 파견을 구분하는 근거도 위헌 소지가 있다. 그래서 명확한 근거를 대라는 것인데 (장관이 파견 근거에 대해) 법조문 어디에 나와 있다고 설명을 못하고 있지 않나"라고 따졌다.

조 의원 역시 "정부가 우크라이나에 우회로 탄약을 지원했고 윤석열 대통령은 무기 지원을 더 할 수 있고 정부는 전쟁 포로도 심문할 수 있다고 말하고 있다. 이건 우리가 전쟁 당사국이 될 수도 있는 부분인데 그 점에서 노무현 정부 때 보낸 조사단과는 다르다"라고 지적했다.

김 장관은 이에 대해 "6.25 전쟁 때 자유대한민국이 국제사회의 지원을 받아 오늘의 대한민국이 있는 것인데, 우리도 국제사회 빚지고 있는 것이기 때문에 우리가 해야 할 역할은 해야 한다"고 맞섰고, 조 의원은 "그에 대해 문제삼는 것이 아니라 법적 근거가 없는 파견을 하는지에 대한 질문이다. 논점 흐리지 말고 어떤 근거로 보내는지 알려 달라"라고 받아쳤다.

한편 10일(현지시각) <뉴욕타임스>는 "미국과 우크라이나 관료들에 따르면 러시아군이 러시아 영토인 쿠르스크 지역을 되찾기 위해 북한군을 포함한 5만 명의 병력을 집결시킨 것으로 알려졌다"며 북한군이 쿠르스크 지역 탈환에 투입될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놨다.

신문은 "우크라이나 관리들은 앞으로 며칠 내에 북한군이 참여하는 공격이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며 "현재 북한은 쿠르스크의 가장 서쪽 지역에서 러시아군과 함께 훈련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신문은 "미국 국방부 관리들에 따르면 북한 정부가 우크라이나에서 지속적인 작전을 수행하도록 자국 군대에 권한을 부여할지, 아니면 쿠르스크 반격만 하게 할지는 확실하지 않다. 일부 미국 관리들은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로 더 깊이 압박하는 동안 북한이 국경에서 군대를 멈추라고 명령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 전하규 국방부 대변인은 11일 정례브리핑에서 "우크라이나 언론이나 여러 외신들을 통해서 여러 가지 다양한 보도가 나오고 있는데, 하여튼 그런 부분은 잘 지켜보고 있고 북한군이 실제 참전했는지, 전투에 참가했는지는 추가적으로 확인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내놨다.

<뉴욕타임스>는 이와 함께 "일부 미군 및 정보 당국자들은 러시아가 쿠르스크와 우크라이나 동부에서 꾸준히 입지를 다지고 있다고 지적하며, 우크라이나에 대해 전반적으로 비관적인 전망을 내놓고 있다"며 관리들은 이러한 차질이 부분적으로 우크라이나의 중대한 병력 부족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 결과라고 말한다"고 현재 전장의 분위기를 전하기도 했다.

신문은 "한 서방 관리는 지난 8월 우크라이나가 쿠르스크에 기습적으로 침공하면서 우크라이나 동부 전장의 군대가 약화되어 러시아의 진격에 취약해졌다고 말했다"며 "그러나 이 관리와 미국 관리들은 우크라이나가 여전히 쿠르스크에서 강력하게 방어하고 있으며 적어도 당분간은 버틸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신문은 "이 기사에서 인터뷰한 관리들은 익명을 전제로 민감한 정보 평가에 대해 논의하고 우크라이나의 전장 전망에 대해 솔직하게 평가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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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호

외교부·통일부를 출입하면서 주로 남북관계를 취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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