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0억 대구스포츠산업지원센터, 산으로 가는 운영 도마위

방향 잃고 표류하는 영남권 스포츠산업의 핵심 거점

영남권 스포츠산업의 핵심 거점을 목표로 250억을 들여 건립한 대구스포츠산업지원센터가 제 역할을 못 한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수탁사인 대구테크노파크(이하 '대구TP')는 스포츠산업지원센터에 IT기업을 '주 대상'으로 입주시키고 있는데, 매년 약 3.5억을 들여 운영을 위탁하고 있는 대구시는 "당초 사업목표 이상으로 성실히 수행하고 있다"고 평가해 도마위에 올랐다.

IT기업 유치하는 대구TP대구시 "목적과 취지에 맞게 사업비 집행…"

2021년 스포츠산업 활성화를 위해 문을 연 대구스포츠산업지원센터 국민체육진흥기금을 지원받아 건립, 주요 사업은 △창업 인큐베이팅 공간 △연구개발지원 △시민체험공간 등이다.

문제는 대구테크노파크가 공고한 입주기업 모집 '대상'에 '스포츠 융복합 관련 기업' 등 센터의 건립 취지와 목적에 맞는 자격 요건은 없었다.

심사 방법 및 선정 기준도 "경영 능력, 기술성, 사업성" 등으로 스포츠산업 연관성에 대한 평가기준도 찾아볼 수 없었다.

반면 국민체육진흥공단 스포츠산업종합지원센터 송파, 광명 등 입주기업 모집공고에 "스포츠와 관련된 재화, 서비스를 통해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기업"으로 대상기업을 한정하고 있다.

또한 "사업자등록으로 스포츠산업체 확인이 어려운 경우 매출액 중 스포츠산업(용품제조, 서비스, 시설) 비중 10% 이상이라는 구체적인 기준도 있다.

대구TP 운영방식을 두고 이해할 수 없다는 지적이 나오는 부분이다.

이 센터의 입주 등을 심사하기 위한 입주심사위원회에는 대구시 관계자도 포함돼 있다.

입주심사위원인 대구시 관계자는 "완전히 무관한 업체는 가능하면 입주 심사할 때 점수를 조금씩 낮게 준다"고 답했다.

이어 "센터가 위치한 경제자유구역 유치 업종이면 일단 입주신청서를 받는다. 디지털 스포츠, 미래 스포츠에 조금이라도 연관 된다고 하면 심의를 하고 있다"고 답했다.

대구시의 해명을 두고 모집공고에 없는 '제멋대로 식' 평가라는 비판과 함께 '끼워 맞추기식 심사'라는 지적이 나온다.

더 큰 논란은 실질적 운영사인 대구TP 관계자의 답변이 대구시와 180도 다르기 때문이다.

대구TP 스포츠산업지원센터 관계자는 "이 센터의 위치가 경제자유구역청에서 관리하는 지식산업 서비스 지구다. 그래서 IT기업 관련 업종코드를 가진 기업들이 주로 대상이다"면서, "스포츠 관련 기업도 물론 있기는 하다"고 답했다.

배가 산으로 가는 모양새인 대구TP의 운영에 대해 대구시는 "당초 사업 목표 이상으로 성실히 수행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평가하고 있다.

대구시가 작성한 2023년 대구스포츠산업지원센터 위탁사업 결과보고서에 따르면 "목적과 취지에 맞게 사업비가 적정하게 집행되었다고 판단된다"는 결론도 적혀 있다.

하지만 보고서 말미의 자료는 다른 결과를 보여주고 있다.

대구스포츠산업지원센터의 주요시설인 디지털체험관 1년 방문객은 722명으로 평일 2.7명이 방문한 꼴이다.

일일 자유이용자는 미포함이라고 했지만, 기자가 평일 여러차례 무작위 방문 당시 디지털체험관에는 항상 불이 꺼져 있고, 운영자나 이용자를 위한 안내 등은 찾아볼 수 없었다.

다른 주요 시설인 메이커스랩의 운영 횟수도 연간 6회, 총 9일에 불과해 1년 평일 96%인 250일이 미운영인 상태다.

한편, <프레시안>의 취재 시작되자 대구스포츠산업지원센터의 부적절한 운영에 대한 제보가 이어지고 있어 그 결론을 두고 귀추가 주목된다.

▲ 대구스포츠산업지원센터, 1층 디지털체험장. <프레시안> 기자의 방문 당시 불이 모두 꺼져 있고, 운영을 위한 담당자는 없다. 또한 시설 이용 방법 안내 전화번호 등 찾아볼 수 없어 사실상 자유이용이 불가능한 상태다 ⓒ프레시안(권용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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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용현

대구경북취재본부 권용현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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