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제2공항 예정지 60% 도외 거주자 소유... "투기 세력 유입 의심"

제주 제2공항이 들어설 예정인 성산읍 지역 토지 60%가 외지인(도외 거주자) 소유로 분석됐다.

▲제주 제2공항 조감도.ⓒ제주도

제주참여환경연대는 29일 성명을 내고 2024년 제주 제2공항 예정지 토지소유 실태를 공개했다.

제주참여환경연대는 지난 8월 30일부터 10월 22일까지 제주 제2공항 예정지에 포함된 총 2천840필지를 대상으로 토지 소유 실태를 분석했다. 필지는 국토부에 고시된 자료를 토대로 분석했고, 조사 방법은 토지 대장을 전수 조사했다.

분석 결과 이 지역 토지 소유자 2108명 중 도외에 거주 중인 토지 소유자는 총 1270명으로 60%를 차지했다. 이 중 서울·경기·인천 소유자는 507명(24.1%), 부산·경남 소유자는 334명(15.8%), 대구·울산·경북 소유자는 332명(15.7%)이였다. 외지인 중 경상권에 거주지 주소를 둔 소유자는 666명으로 전체 소유자의 1/3을 차지했다.

반면 도내 거주자는 838명(39.8%)에 그쳤다.

필지별 소유현황을 보면, 도내 거주자가 소유한 필지는 1263필지로 도외 거주자가 소유한 889필지보다 374필지 더 많았다.

지목별 소유현황에서 도내 거주자들은 전(424)과 도로(196), 묘(146)와 과수원(143)의 소유 비율이 높은 반면, 도외 소유자들은 임야(663) 소유 비율이 높았다. 농지법에 따라, 소유 조건이 까다로운 농지보다 비교적 쉬운 임야 소유 비율이 높은 이유는 투기를 목적으로 집중 매수가 이뤄진 것으로 추정된다.

예정지 필지를 쪼개 팔거나, 공유 지분 판매 방식으로 거래에 개입한 일명 기획부동산 법인 상위 9곳을 분석한 결과, 2곳을 제외한 7곳은 도외에 주소를 둔 주식회사 또는 농업회사법인이었다.

울산과 부산을 소재로 설립한 법인은 각각 2곳이었고, 서울 1곳, 충남(천안) 1곳, 경기(수원) 1곳이었다.

제주에 본점을 둔 법인 2곳 중 한 곳은 2014년 부산에서 설립돼 2018년 본점을 경남 창원으로, 2019년 3월에 본점을 또다시 제주로 옮긴 곳이었다. 또한 농업회사법인인 다른 한 곳은 제주에 본점을 두고 있으나 대표이사의 등기상 거주지는 대구에서 경남 거제로 전거 한 것으로 확인돼, 투기를 목적으로 본점을 이전하거나 주소만 제주에 두고 설립된 법인으로 의심된다.

제주 제2공항 전체 편입면적 550만 6199㎡ 중 편입된 농지(전/과수원) 면적은 175만4790㎡로 전체 편입면적의 31.8%를 차지했다. 농지 소유자 603명을 분석한 결과, 도내 거주 농지 소유자는 406명(67.3%), 서울·경기·인천 거주 필지 소유자는 98명(16.3%), 부산·경남 거주 필지 소유자는 40명(6.6%), 대구·울산·경북 거주 필지 소유자는 40명(6.6%)으로 같은 비율을 기록했고, 그 외 지역 거주자는 19명(3.2%)으로 나타났다.

제주참여환경연대는 "국가의 재정과 국민의 삶의 질을 좀먹는 투기가 사라지지 않는 근본적인 이유는 정치권의 비호와 방조 때문"이라며 "국가는 투기가 있어도 어떻게든 국책사업을 추진하면 된다는 생각이고, 지방정부는 지역의 개발과 국가 재정이 투입돼 좋다는 생각이며, 정치권은 지역구의 개발사업이 추진돼야 하고, 정치자금이 만들어지는 통로가 될 수 있다는 생각인 듯하다"고 꼬집었다.

이어 "투기가 발견되면 어떠한 사업이라도 중단되고 재검토돼야 하고, 사전 정보를 얻어 투기하는 자들은 마땅한 처벌을 받아야 한다"면서 "제주 제2공항 예정지에 대한 전면적인 투기 재조사를 실시하고, 투기가 발견될 경우 사업 취소 등 뼈를 깎는 단절이 있어야 한다. 그 시작은 제주 제2공항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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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창민

제주취재본부 현창민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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