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수원, 개인용품 구입에 회삿돈 30억 ‘펑펑’

박상웅 의원 “국민 혈세를 ‘쌈짓돈’처럼 사적 유용, 법적 기준 필요”

▲국민의힘 박상웅 국회의원이 국정감사에서 질의를 하고 있다.ⓒ박상웅 의원실

한국수력원자력에서 이어폰과 찜질기 등 개인용품 구입에 일부 직원들이 회삿돈 30여억 원을 쓴 사실이 드러났다.

14일 국민의힘 박상웅 의원(경남 밀양·의령·함안·창녕)이 한수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한수원은 가전과 의류, 신발류 등 업무 연관성을 확인하기 어려운 4만 2000여 물품 구입을 위해 29억 9000여만 원을 지출했다.

이 가운데 한수원 감사실 직원 2명이 사적 유용으로 확인한 1025개 품목, 1억 800천여만 원에 대해서만 환수 조치했고, 220명에 대해 최대 감봉 1개월의 처분을 내리는 등 솜방망이 징계에 그쳤다.

나머지 28억이 넘는 물품들은 공적 용도로 구입한 것으로 판단하고 일괄적으로 ‘개선명령’을 내렸다.

등산복, 스마트워치, 전동칫솔 등 명확한 기준이 없다 보니 동일한 종류의 품목임에도 환수 조치의 결과가 달라지는 등 감사시스템의 허술함도 드러났다.

한수원 감사실은 2022년 1월부터 20개월간 회계 전표를 조사하고, 이 같은 사실을 확인했음에도 감사실 인력 부족 등의 한계로 추가 감사 계획을 세우지 않고 있다.

한수원은 언제부터 얼마나 많은 회삿돈이 개인물품을 구입하는 데 쓰였는지 가늠할 수 없고, 기간에 따라 수십억에서 수백억이 사적으로 유용됐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번 사태가 ‘빙산의 일각’이라고 의심을 받을 수밖에 없는 이유다.

박상웅 의원은 “한수원의 이번 사태는 공공기관의 도덕적 해이 수준을 넘어 국민 혈세를 ‘쌈짓돈’처럼 사적으로 유용한 범죄행위와 다름없다”면서 “부적절한 예산 사용이 더 없었는지 내부감사를 통해 명명백백하게 가려내야 하고, 무분별한 예산 남용을 막을 명확한 법적 기준을 만들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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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성현

경남취재본부 임성현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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