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바 '명태균 씨 공천개입 의혹' 및 '김대남 씨의 한동훈 공격 사주 의혹'과 관련,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가 "협잡꾼, 정치 브로커들을 당에 발붙이지 못하게 해야 한다"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원론적인 이야기지만, 그간의 맥락으로 볼 때 용산과 친윤계 관계자들을 겨냥한 것으로 풀이될 수 있어서다.
한 대표는 10일 강화군수 재보선 지원을 위해 인천 강화군 현장에서 연 최고위원회의에서 "명태균이라는 사람이 국민 마음을 어지럽게 하고 있다"면서 "명태균·김대남 씨 같은 협잡꾼, 정치 브로커들이 음험하게 활개치는 것을 국민은 몰랐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 대표는 이를 "전근대적인 구태정치"로 규정하며 "이런 구태정치, 바꾸겠다. 제가 이끄는 국민의힘에서는 그런 협잡꾼, 정치 브로커들은 발붙이지 못할 것이라고 결연하게 약속드린다"고 했다.
그는 "이런 정치 협잡꾼들에게 대한민국 정치가 휘둘리고 끌려다녀서야 되겠느냐"며 "앞으로 국민의힘에서는 이런 일이 없을 것"이라고 했다.
그는 또 관련 의혹에 대해 "신속하고 엄정한 수사를 촉구한다"며 "관련된 모든 분들은 솔직하게 모든 것을 밝히라"고 했다. 그러면서 "국민들이 얼마나 한심하게 보시겠느냐"고 쏘아붙였다.
그는 회의 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거명된 정치인들) 본인들이 일단 설명하셔야 한다"며 "(명 씨를) 아는 것만으로 잘못이라 할 수는 없겠지만, 국민께서 저런 사기 전과자가 마치 약점을 잡은 듯이 '나를 어떻게 할 거야'라고 공개적으로 언론과 인터뷰하는 것을 어떻게 보시겠느냐"고 했다.
김 씨에 대한 당무감찰을 놓고 홍준표 대구시장, 나경원 의원 등이 '한 대표 측에서 일을 키우고 있다'고 비판하는 상황과 관련해서는 "그렇게 생각하시는 분들은 많지 않을 것"이라고 일축하면서 "명백한 책임 규명이 필요하다", "같은 당 소속 정치인을 음해하기 위해 극단적 반대편에 있는 사람과 야합한 데 대한 상식적 조치"라고 물러서지 않을 뜻을 분명히 했다.
명 씨에 대한 수사는 명 씨 본인과 김영선 전 의원을 넘어 윤석열 대통령 부부와의 관계 규명으로 나아갈 수 있다는 점, 김 씨 역시 유튜브 매체 관계자와의 통화에서 대통령 영부인을 언급한 점 때문에 한 대표의 '엄정 수사 촉구'는 시선을 끈다.
명 씨를 정치 브로커로 규정한 부분 역시 해당 의혹 확산에 대한 선제적 차단임과 동시에, 윤 대통령 부부가 그런 명 씨가 정치적 사안을 상의해왔다는 명 씨 본인 및 보수 정치권 일부 관계자들의 말을 상기시키는 면이 있다.
이날 더불어민주당은 조승래 수석대변인 명의 논평에서 "명태균을 브로커로 깎아내리면 대통령 부부는 브로커에게 놀아난 사람들이 된다"고 지적했다. 민주당은 "연일 쏟아지는 증언은 명 씨가 윤석열 대통령 부부의 책사이자 막강한 비선 실세였음을 보여주고 있다"고 주장했다.
민주당은 "대통령실과 국민의힘이 연일 명 씨를 정치 브로커로 깎아내리고 있는데, 윤 대통령 부부가 비선 실세 브로커와 함께 국정을 주물러 왔다는 자백이라도 하는 것이냐"면서 "이준석 의원의 증언에 따르면 명태균 씨는 윤석열 대통령 취임 이후에도 김건희 여사와 연락을 주고받았다고 하고,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도 윤석열 당시 (대선)후보를 처음 만났을 때 명태균이 동석했다고 말했다"고 지적했다.
조 수석대변인의 지적처럼, 명 씨 관련 의혹 사안은 용산과 이준석·김종인 등 보수진영 내 소수파의 입장이 엇갈리는 사안이다. 명 씨의 공천개입 의혹 자체가 당시 국민의힘 당대표였던 이 의원에 대한 권한 침해가 된다. 이 사안과 관련해 이 의원이 해명 형식으로 라디오 등 매체에 나와 발언을 이어간 것도 언론 보도를 확산시킨 데 일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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