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유산 소수서원, '소수서원 필리아'로 MZ세대 취향저격

소수서원, 명상과 치유음악 등 웰니스 K컬처로 새롭게 변신

소수서원은 한국성리학의 발상지이자 한국서원 문화의 효시를 이룬 역사와 문화의 향기가 살아 숨쉬는 철학과 사색의 공간으로서 유네스코로부터 탁월한 보편적 가치(OUV)를 인정받은 세계의 문화유산이다.

최근 세계유산 소수서원은 기존의 고리타분한 생활예절과 전통 체험 등과 같은 식상한 활용 프로그램에서 탈피해 차훈명상·치유음악·치유음식 등 MZ세대의 웰니스 욕구에 부합하는 색다른 현대적인 K컬처프로그램으로 젊은 세대에게 큰 호응을 얻고 있다.

▲ 소수서원 경내를 유유히 흐르는 죽계천의 경자바위가 관광객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경은 성리학을 관통하는 철학적 개념으로 소우주인 인간이 항상 마음 속에 간직해야 할 가치이다. 성리학에서 경은 마음수양과 실천의 방법으로서 주일무적 (主一無適)즉 정신을 한 곳에 집중해서 잠시라도 사사로운 생각이 일어나지 않도록 경계하는 것이다. 쉽게 말하면, 인간은 현재라는 시간과 공간에 집중하고 충실한 삶의 자세로 살아갈 때 (居敬窮理) 진정한 인간다움을 구현할 수 있고, 이것이야 말로 인간이 우주와 하나되는(천인합일) 삶의 목적이자 행복이라는 것이다. ⓒ 프레시안(최홍식)

동양대학교 선비문화연구원(원장 김장환)은 국가유산청 서원문화재 활용사업의 일환으로 소수서원의 재향문화와 생활예절 교육 중심의 활용을 발전시켜 현대인의 건강한 삶을 지향하는 웰니스 K컬처를 기반으로 한 '서원 필리아(philia; 사랑)' 프로그램을 도입했다.

이 프로그램은 MZ세대를 포함한 세계인이 향유할 수 있는 K컬처 확산의 기반을 다지고자 하는 동양대학교 선비문화연구소에서 심혈을 기울인 프로그램이다.

▲ 음악은 우리의 생각과 마음을 순백의 깨끗함으로 회복시키는 치유의 마력을 가졌다. 공자는 "시경 삼백여편을 한마디로 말하면 '생각에 사사로움이 없는 것(思無邪)' 이다"고 했다. 음악교육은 전통 선비들의 기초교양 과목인 육예(六藝, 예,악,사,어,서,수) 중에도 포함될 정도로 마음공부에 있어 중요한 교육방법을 제공한다. '소수서원 필리아' 프로그램 참여자들은 소수서원 경내에 마련된 야외 무대에서 해금연주를 감상하며 음악을 통한 마음의 치유를 맛보고 있다. ⓒ프레시안(최홍식)

이번 사업을 총괄한 동양대학교 홍연웅 교수는 "영주는 세계문화유산인 소수서원을 보유하고 있음에도 시대 변화에 맞는 활용을 시도하지 못했다"며 "소수서원이 간직한 유교의 정신을 현대인의 웰니스 욕구에 맞춰 명상과 치유 프로그램으로 변모시켜야만 진정한 세계 유산으로서의 가치를 발휘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홍교수가 기획한 '소수서원 필리아' 프로그램은 총 10회에 걸쳐 진행되며, 유교의 핵심 가치인 경(敬)을 실천하는 서원 명상, 소수서원잡록에 근거한 치유음식, 그리고 다양한 국악 프로그램과 함께하는 치유음악 프로그램을 통해 서원 경내의 자연 환경인 죽계천과 소나무 숲에서 힐링의 경험을 제공한다.

▲ 소백산을 구비구비 흘러내리는 죽계천은 소수서원 경내 백운동 취한대에 이르러 죽계구곡의 마지막 경관을 만들어낸다. 퇴계선생은 소수서원 경내를 흐르는 죽계천 건너편 경자바위 언덕에 손수 터를 닦아 취한대라 이름했다. 취한대란 소수서원을 병풍처럼 둘러싸고 사시사철 푸르름을 발휘하는 연화산과 시원한 죽계구곡의 경관을 음미하는 곳이라는 뜻이다.
서수서원 필리아 참여자들이 취한대에 올라 차훈명상을 통해 자신을 돌아보는 힐링을 맛보고 있다. 차훈명상은 얼굴에 녹차훈증을 통해 지친 몸과 마음을 녹차처럼 맑게 힐링함으로써 자신감을 회복하게 하는 명상방법이다. ⓒ프레시안(최홍식)

봄부터 진행된 소수서원필리아 프로그램에서는 사회적 약자를 포함한 국내외의 다양한 참관객들에게 소수서원의 감동을 선사하고 있는데, 2025년에도 소수서원 경천애인(敬天愛人)음악회 등의 색다른 프로그램을 선보일 예정이라고 한다.

▲ '소수서원 필리아'프로그램을 기획한 홍연웅교수는 "세계유산 소수서원이 식상한 한문교육이나 예절교육 차원을 벗어나 성리학이 추구했던 명상과 치유라는 본연의 가치로 재탄생할 때 진정한 세계유산이 될 수 있다"고 주장한다. ⓒ프레시안(최홍식)

홍교수는 소수서원 옆 죽계천의 바위에 세겨진 경(敬)자는 천년고찰 부석사, 무섬마을, 국립산림치유원과 더불어 국내 치유산업의 최적지가 영주라는 문화적·역사적·지리적 증거라며 영주가 사람을 살리는 치유도시로 발전되도록 시민의 지혜를 모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홍교수의 새로운 시도는 소수서원이 단순한 전통 체험의 공간을 넘어 현대인의 건강과 마음을 치유하는 공간으로 재탄생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주며 앞으로도 전통 문화유산의 현대적 활용에 대한 새로운 방향성을 제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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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홍식

대구경북취재본부 최홍식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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