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천서 10대 여성 흉기로 살해한 30대 男 '구속'…법원 "주거 부정·도주 우려"

용의자 "소주 네병 마셔 기억 안나…피해자와는 모르는 사이"

▲28일 오전 구속영장 실질심사를 위해 광주지법 순천지원법에 출석한 순천 흉기 살인 용의자. 2024.9.28.ⓒ프레시안(지정운 기자)

한밤중 도심 길거리에서 흉기로 10대 여성을 살해한 30대 남성에게 법원이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광주지방법원 순천지원(정희영 부장판사)은 28일 살인 혐의를 받는 A씨에 대해 경찰이 신청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법원은 이날 A씨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진행한 뒤 "주거부정 및 도주우려가 있다"고 영장 발부 사유를 밝혔다.

A씨는 지난 26일 오전 0시 44분쯤 순천시 조례동 길거리에서 B양(17)을 뒤따라가 흉기로 수차례 찌르고 달아난 혐의를 받고 있다.

B양은 크게 다쳐 병원으로 이송돼 치료를 받았으나 끝내 숨졌다.

경찰은 범행 장소 부근 폐쇄회로(CC)TV 영상을 분석해 A씨의 행방을 쫓았고, 이날 오전 3시께 술에 취해 길거리에서 행인과 다툼을 벌이던 중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이 그의 인상착의를 알아보면서 현장에서 체포됐다.

A 씨는 당시 만취상태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A씨가 사용한 것으로 추정되는 흉기도 범행 장소 인근에서 발견했다.

경찰은 A씨와 B양이 서로 모르는 사이인 것으로 보고 '묻지마 살인' 가능성 등을 열어 놓고 수사를 진행 중이다.

이날 영장실질심사를 위해 법원에 출석한 A씨는 취재진에 "죄송하다. (사건 당시)소주 네 병 정도 마셔서 기억이 나질 않는다"며 "증거는 다 나왔기 때문에 (범행을)부인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피해자와 아는 사이냐고 묻는 질문에는 "아니요"라고 짧게 답했다.

한편 이틀 전 흉기 피습으로 10대 여성이 살해된 사건 현장은 피해자를 애도하기 위한 꽃다발과 과자 등이 쌓여 작은 추모공간이 됐다.

시민들은 '미안하다 지켜주지 못해서', '그곳에선 부디 행복하길', '편히 걱정없이 살길'이라는 내용을 남겼고, 현장을 찾아 애도하는 모습을 보였다.

노관규 순천시장도 이날 오후 자신의 SNS를 통해 "순천에서 일어난 17세 학생의 가슴 아프고 안타까운 일을 뒤돌아보며 고인의 명복을 빈다. 유족들에게 위로의 말씀을 올린다"고 전했다.

이어 "아픈 가족을 돌보는 사람으로서 많은 생각을 하며 다른 방책들을 세우는게 더 지혜로울 거라고 생각했지만 추모공간이 있으면 좋겠다는 시민 의견이 있어 늦은 밤이지만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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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정운

광주전남취재본부 지정운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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