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원 "北 7차 핵실험, 美대선 후 가능성 높아…10월 헌법개정 가능성"

"김정은 우라늄시설 방문 이례적"…여야정, 임종석 '2국가론'엔 한목소리 배제

국가정보원이 북한 동향과 관련 "제7차 핵실험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밝혔다. 국정원은 26일 개최된 국회 정보위원회 현안질의에서 북한 동향 등 여야 의원들의 질의에 이같이 답변했다고 정보위 여야 간사인 국민의힘 이성권, 더불어민주당 박선원 의원이 밝혔다.

국정원은 현재 북한이 가진 핵 능력에 대해 '북한이 70킬로그램대의 플루토늄과 상당량의 고농축 우라늄을 보유하고 있으며, 이를 무기화했을 때는 상당한 양의 무기를 만들 수 있다'고 전했다. 국정원은 북한이 만들 수 있는 핵 관련 무기가 최소 두 자릿수 이상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국정원은 '제7차 핵실험의 가능성이 있는가' 묻는 질문에는 "가능성 자체를 배제할 순 없다"고 답했다. 국정원은 '미국 대선 전 핵실험가능성이 높나'라는 취지의 질문에는 '미 대선 후에 진행될 가능성이 더 높다'고 전망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지난 13일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비밀 우라늄 농축 시설을 방문하고 이를 언론에 공개하기도 했는데, 국정원은 이 같은 김 위원장의 행보도 미 대선을 의식한 "이례적인 방문"이라고 판단했다. 김 위원장의 핵 관련 생산 시설 방문 사실이 언론에 노출된 것은 이례적이고 의도적인 행보라는 것이다.

국정원은 이에 대해 "대외적으로는 미국 대선을 앞두고 미국을 의식한 행위라는 측면과 함께 대내적으로는 경제 상황이 안 좋기 때문에 자신감을 고취시키기 위한 행위로 해석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김 위원장이 방문한 우라늄 농축 시설의 위치에 대해 국정원은 강선이라고 확정짓지는 않았지만 과거 사례를 볼 때 영변보다는 강선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판단하고 있으며, 제3의 장소에 위치한 시설일 가능성은 없는 것으로 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국정원은 북한의 핵·미사일 능력 발전과 관련 "(김 위원장의 우라늄 시설 방문 당시) 과거와 달리 상당히 새로운 형태의 원심분리기를 공개함으로써 북한으로부터의 핵 위험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고, 그 핵무기의 발사 수단인 미사일 개발이 계속되고 있을 뿐 아니라 고중량 탄두의 미사일 내지는 발사체까지 (시험발사에 성공함으로써) 대한민국의 안보 위협이 증대되고 있다. 상당히 큰 위협으로 인식한다"고 평가했다.

국정원은 북한의 지난 18일 미사일 발사와 관련해선 '정밀타격 능력을 검증하려는 목적'이라고 분석했다. 당시 북한은 초대형 탄두 장착 미사일과 전략순항 미사일을 각각 발사해 내륙 표적 시험발사를 진행했고, 두 발 중 한 발이 표적지에 도달한 것으로 분석됐다.

북한은 이번 미사일 시험발사를 조선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 등 대내매체엔 공개하지 않은 채 대외매체를 통해서만 공개했는데, 국정원은 이 배경에 대해 '수해 국면 등 경제적 어려움으로 대내 공개 시 민심 악화의 우려가 있었을 것'으로 분석했다.

김여정 조선노동당 부부장이 부산에 입항한 미국 잠수함 관련 정보를 공개하며 정찰위성 능력을 과시한 것에 대해 국정원은 "(북이) 미국 핵잠수함이 항만에 들어오기 직전에 사진을 찍었다고 주장하는 것은 사실이나, 다만 실제 입항한 시간이라든지 또 우리 언론의 보도가 이미 있었던 점 등을 종합해볼 때 과연 위성으로 정확하게 식별해서 발표한 것인지 아닌지에 대한 판단은 보류하고 있는 상태"라고 밝혔다.

'적대적 2국가론'에 기반한 북한 헌법 개정 가능성도 전해졌다. 국정원은 10월 7일 예정된 최고인민회의에서 북한이 헌법을 개정할 수 있는가 묻는 질의에 "적대적 2개 국가 방침에 따라서 후속 입법 조치가 있을 수 있다"고 답했다. 적대적 2국가론에 따라 새로운 정체성을 획정하고 그 근거 조항 마련하는 등의 추가입법도 있을 수 있다고 내다봤다.

북한의 대외관계에 대해 국정원은 "북러관계는 현재 상당히 지속적으로 개선·강화되고 있다"며 "러시아가 북한에 대해 정제유 공급 등 경제적 지원을 하고 있다는 점에 주시하고 있으며 우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국정원은 "식량이 제공되고 있다는 점은 확인하지 못했으나 계속 관찰 중"이라며 "북한의 무기 제공 등에 대한 보상책으로서 북한의 정찰위성 등 위성분야 기술협력 부분에 대해 각별히 우려하며 관찰하고 있다"고 밝혔다.

북중관계에 대해서는 "상당히 어렵게 보고 있다. 많이 악화돼 있다", "현재로서는 그다지 개선의 가능성이 높지 않다"며 "특히 중국에서 활동하고 있는 북한의 외화벌이꾼에 대한 단속 등 북중 간 상당히 신경전이 오가고 있다"고 국정원은 분석했다. 이들은 "앞으로 북중관계가 어떻게 될 것인지는 중화인민공화국 건국일인 10월 1일 북한이 어떤 급의 인사를 교환방문시키는가, 또 10월 6일 북중 친선 75주년 계기에 어떤 정도의 행사와 인적 교류가 있느냐로 판단할 수 있을 것"이라고 부연했다.

국제관계 현안에 대해서는 "이스라엘-헤즈볼라 전쟁은 확전 가능성이 있고, 다만 이란의 개입이 있을 것인지는 아직 확정하기 어려운 시점이다. 이란 스스로 관여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기 때문에 이란이 개입하지 않는다면 레바논-이스라엘 간 지상전으로 확전되는 모양이 아니겠느냐",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은 상당 기간 지속될 것이지만 미국 대선 결과에 따라 미국 새 정부의 외교적 역량에 따라 정전이 될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정전이 될 경우에도 현 상태에서의 정전이기 때문에 우크라이나의 실지 회복, 즉 현재 러시아가 확보하고 있는 점령지를 탈환하는 방식은 어려울 것"이라고 국정원은 전망·평가했다.

한편 이날 정보위 회의에서는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의 '평화적 2국가론'에 대한 국정원의 의견을 묻는 질의도 나왔다. 임 전 실장의 발언과 최근 윤 대통령이 그 발언을 직접 비판한 것에 대한 의견을 묻자, 조태용 국정원장은 "대통령의 입장에 대해선 한 치의 이견이 없다"며 "임 전 실장의 발언은 반 헌법적 발언"이라고 답했다.

이와 관련, 정보위 야당 간사인 더불어민주당 박선원 의원도 기자들에게 "평화적 2국가론에 대해서, 민주당 정보위원들은 대한민국 정부가 추구해온 '1민족 1국가 2체제 2정부 상태에서 평화적으로 1국가 1체제를 지향해야 한다'는 우리 헌법의 입장 그대로라는 점을 재확인했다"고 밝혔다. 임 전 실장의 발언에 대해 야당 측에서도 선을 그은 셈이다.

▲조태용 국가정보원장이 26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정보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현안질의에 대한 답변을 준비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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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예섭

몰랐던 말들을 듣고 싶어 기자가 됐습니다. 조금이라도 덜 비겁하고, 조금이라도 더 늠름한 글을 써보고자 합니다. 현상을 넘어 맥락을 찾겠습니다. 자세히 보고 오래 생각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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