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대통령, '쌍특검' 거부권 초읽기…한동훈 독대에도 난색

대통령실 "위헌‧위법 법안 비타협…독대는 별도로 협의"

더불어민주당 주도로 지난 19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이른바 '김건희 특검법', '채상병 특검법', 지역화폐법에 대한 윤석열 대통령의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가 임박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23일 기자들과 만나 "반헌법적이고 위법적인 법안에 대한 재의요구권 행사는 대통령의 의무이자 책무"라며 "위헌‧위법적이고, 사회적 공감대 없이 처리한 법안에는 타협하지 않는다"고 했다.

'김건희 특검법'에 대해 그는 삼권분립 위반으로 대통령의 (특검) 임명권 침해, 정치적 중립성‧공정성 담보 불가능, 현행 사법시스템 훼손, 피의사실 유출로 수사 대상의 명예훼손 가능성 등을 언급하며 이같이 말했다.

'채상병 특검법'에 대해서도 "경찰 수사 결과를 통해 외압 의혹이 없다는 것이 밝혀졌다"며 "공수처가 이미 수사 중인 사안인데 특검을 주장하는 것은 민주당이 강행해 설치한 공수처의 존재를 부정하는 것"이라고 했다.

이 관계자는 또 특검법과 함께 본회의에서 처리된 지역화폐법에 대해서도 지자체의 자치권과 정부의 예산편성권 침해, 물가와 금리 교란 등 부작용 등을 이유로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대통령실이 3개 법안에 대한 반대 사유를 조목조목 열거한 만큼, 윤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는 기정사실화된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24일로 예정된 윤 대통령과 한동훈 대표 등 국민의힘 지도부 만찬 회동에서도 '김건희 특검법'과 의대 정원 문제 등 당면 현안에 대한 심도 깊은 논의는 이뤄지지 않을 전망이다.

특히 한 대표가 요구한 윤 대통령과의 독대는 사실상 무산됐다. 이 관계자는 "독대는 별도로 협의할 사안"이라며 "내일은 신임 지도부를 격려하는 자리"라고 했다.

이 관계자는 "독대라는 것을 내일 꼭 해야만 하는 것은 아니다"며 "추후 협의하겠다고 보면 된다"고 했다. 한 대표가 제기할 수 있는 민감한 현안을 놓고 윤 대통령과 이견이 불거질 수 있는 점을 고려해 독대 일정을 기약 없이 미뤄둔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24일 만찬은 의례적인 상견례 회동에 그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이 관계자는 특검법 등 정치 현안이 테이블에 오를 가능성에 대해 "현안들에 대한 논의는 자연스럽게 나올 수 있을 것"이라면서도 "이번 만찬은 당 지도부가 완성된 후 상견례 성격이 강하다"고 했다.

한 대표는 이날 용산 브리핑 이후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어렵다는 취지의 언론 보도를 봤다. 따로 직접 전달받은 것은 없다"며 "이번이 어렵다면 조속한 시일 내에 만나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용산을 재차 압박했다.

한 대표는 "저는 지금 공개적으로 얘기하기 어려운 중요 사안이 있고, 그 사안에 대한 논의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생각한다"며 "제가 지금 (다시) 요청드리고 있다"고 했다.

한편 이 관계자는 의대 정원 문제에 대해 "여야의정 협의체를 조속히 가동하기 위해 의료계를 설득하고자 당정이 같은 마음으로 협력하고 있다"면서도 "2025학년도 정원 증원 백지화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대통령실은 김건희 전 코바나컨텐츠 대표의 공천 개입 의혹에 대해선 "공천개입 관련 당사자들이 부인하고 있는 상황이어서 우리가 추가로 드릴 말씀은 없다"고 했다.

▲용산 대통령실 청사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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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경구

2001년에 입사한 첫 직장 프레시안에 뼈를 묻는 중입니다. 국회와 청와대를 전전하며 정치팀을 주로 담당했습니다. 잠시 편집국장도 했습니다. 2015년 협동조합팀에서 일했고 현재 국제한반도팀장을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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