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흘간 최대 401.5mm의 극한호우로 전남에서 각종 피해가 잇따랐다.
22일 광주지방기상청 등에 따르면 지난 19일 0시부터 이날 오전 9시까지 전남 여수산단에는 401.5㎜, 장흥에는 339.3㎜, 순천에는 331.5㎜, 강진에는 313.9㎜의 폭우가 쏟아졌다.
전날 1시간 최다 강수량은 진도군 112.2㎜, 해남(산이) 101.0㎜, 강진군 96.5㎜, 장흥(관산) 90.0㎜를 기록했다.
지난 20일 순천은 200.8㎜를 기록하면서 관측 후 9월 최고 일일 강수량을 경신했다. 전날 완도와 장흥도 9월 중 시간당 최고 강수량 기록을 경신하기도 했다.
갑작스런 폭우에 인명피해도 발생했다. 21일 오후 6시 27분께 전남 장흥군 장흥읍 평화리에서 주간보호센터로 치매를 앓고 있던 아내를 마중 나간 A씨(89·남)가 급류에 휩쓸려 자택 앞 수로에 빠졌고 경찰과 소방당국의 수색 끝에 다음날 오전 11시35분쯤 숨진 채 발견됐다.
21일 산사태·침수 우려지역 전남 10개 시·군 344세대 457명이 대피하는 일도 있었으나 비가 잦아들면서 이날 오후 5시께 모두 귀가했다.
전남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22일 오후 6시 기준 이번 호우로 인한 재산 피해는 27억1900만원으로 파악됐다.
사유시설은 주택, 상가, 농·축산 피해가 24억5600만 원, 공공시설물 피해는 2억6300만 원으로 집계됐다.
사유시설의 경우 순천과 고흥에서 각각 주택 1채가 반파됐고 주택 494채가 침수 피해를 입었다.
지역별 침수 피해로는 진도 171채로 가장 많았고, 장흥 105채, 해남 86채, 강진 55채, 영암 30채, 고흥 19채, 완도 17채, 순천 8채 순이었다. 진도읍 조금전통시장 내 상가 34곳도 침수 피해를 입었다.
강진 옴천면·군동면 지방도로 사면에서 토사가 쏟아져 통행이 제한되기도 했으나, 현재 긴급 복구가 완료된 상태다.
해남 산이·화원·황산면 저수지 3곳과 장흥 석동저수지, 영암 신기저수지 등에서 제방 붕괴·유실 피해를 입었다.
장흥군 연산리 야산에서 산사태가 발생했으나 주민들이 사전에 대피해 인명피해는 없었고 현재 긴급 복구가 진행되고 있다.
또 완도군 신지면에서는 변압기가 낙뢰에 파손돼 교체작업이 완료됐다. 고흥군 녹동읍에서도 거센 비에 여객선터미널 천장과 유리 900㎡ 가 파손되는 피해가 났다.
유례 없는 폭우로 수확철 벼농가 피해가 컸다.
논 7791.3ha(해남 4214㏊, 고흥 1097.8㏊, 보성읍 716㏊, 장흥 579㏊ 등)에서 추수를 앞둔 벼가 쓰러지는 피해를 입었다.
해남과 진도에서 각각 611㏊와 25㏊의 배추 피해도 있었고 해남 50㏊, 장흥 3㏊, 화순 0.8㏊에서 농경지가 유실·매몰되기도 했다. 또 장흥 용두농협에서도 보유하고 있던 양곡 400t이 물에 잠기는 피해를 입었다.
축산농가도 침수와 폐사 피해를 피할 수 없었다.
극한호우로 고흥의 한우 농가 3동이 침수됐고 해남에서 한우 1마리, 닭 38만4000마리(장흥 22만 마리, 해남 8만5000마리, 영암 7만9000마리), 오리 5만9000마리(장흥 4만8000마리, 진도 1만 마리, 영암 1000마리)가 폐사했다.
양봉 농가 피해도 이어져 꿀벌 415통(장흥 300통, 고흥 70통, 해남 45통)이 침수됐다.
특히 비 피해가 큰 벼 농가의 경우 추석 연휴까지 때늦은 폭염에 벼 멸구로 인한 병충해까지 입어 올해 쌀 수확량이 크게 감소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한편 전남은 각 시·군의 피해조사를 통해 지속적으로 집계하고 있으며 이후 피해 규모에 따라 '재난안전기본법'에 의한 지원을 추진할 계획이다.
국고 지원 기준은 시·군 당 우심지역 총 피해액 26억~38억원, 특별재난지역의 경우 총 피해액이 65억~95억원이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