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코 핵발전소 수주, 미국 이어 프랑스도 이의제기…반독점사무소 "검토 예정"

협상 주체였던 체코전력공사는 "이의제기 자격 없다" 일축

한국수력원자력(이하 한수원)의 체코 핵발전소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을 두고 미국 웨스팅하우스에 이어 프랑스의 EDF도 이의제기에 나섰다. 체코전력공사(CEZ) 측은 다른 업체의 이의 제기가 자격이 없다는 입장을 밝혔으나 체코 반독점사무소는 업체의 진정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27일(이하 현지시각) 프랑스 AFP통신은 이번 입찰에서 탈락한 프랑스 전력공사인 EDF도 웨스팅하우스와 마찬가지로 체코 반독점사무소에 진정을 제기했다고 전했다. 전날인 26일 웨스팅하우스에 이어 프랑스 측도 문제제기에 나선 셈이다.

<로이터>통신은 체코 반독점사무소가 웨스팅하우스의 진정을 검토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고 보도했다. 통신은 한수원이 핵발전소 1기 공급 가격을 약 89억 달러(한화 약 11조 8500억 원)로 협상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협상을 진행한 체코전력공사 측은 이들의 이의제기가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내놨다. 체코 현지 매체인 <체코뉴스통신>(CTK)은 이날 " 입찰을 담당한 체코전력공사에 따르면 입찰은 공공조달 예외를 적용받기 때문에 이의 제기가 불가능하다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이와 관련 라디슬라브 크리츠 체코전력공사 대변인은 "입찰에서 탈락한 참가자는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에 이의를 제기할 수 없다"고 말했다고 매체는 전했다.

26일 보도자료를 통해 진정 제출을 공식 확인한 웨스팅하우스는 이번 입찰에서 "(입찰을 따낸 공급 업체는) 체코전력공사 및 현지 공급업체에 원자력 기술 이전 및 2차 라이선스(특허 허가권)를 제공할 수 있는 권리가 있음을 인증하도록 요구"했는데, 한수원이 가지고 있다고 주장하는 기술 및 특허권이 사실은 자신들이 보유한 것이기 때문에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한수원의 APR1000과 APR1400 원자로 설계는 웨스팅하우스가 특허권을 가지고 있는 2세대 시스템 80 기술을 활용하고 있다"며 "한수원은 웨스팅하우스의 동의없이 기반 기술을 소유할 수 없고 제3자에게 특허를 허가할 권리도 없다. 웨스팅하우스만이 미국 정부로부터 기술 수출에 필요한 승인을 받을 수 있는 법적 권리를 가지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앞서 2022년 10월 웨스팅하우스는 한수원을 상대로 체코 등에 수출하려는 핵발전소 기술이 자신들이 보유하고 있는 기술이기 때문에 미국 수출통제 규정에 적용받는다면서 미국에서 소송을 제기했다. 한국에서도 대한상사중재원의 국제 중재 절차가 진행 중이다.

지난달 17일 체코전력공사는 한수원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한 바 있다. 당시 웨스팅하우스는 AP1000 원자로를 가지고 한수원, EDF 등과 경쟁했다.

▲ 체코 두코바니 핵발전소 전경. ⓒ한국수력원자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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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호

외교부·통일부를 출입하면서 주로 남북관계를 취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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