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천 화재' 에어매트로 떨어졌는데 2명 사망…'뒤집힌 에어매트' 논란

소방 "모서리쪽으로 추락 추정"…에어메트 18년 전 지급, 사용기한 지난 지 오래

경기 부천 호텔 화재 현장에서 사망자 7명 중 2명이 7층에서 에어매트로 뛰어내렸다가 숨진 사실이 알려지면서 에어매트의 기능을 두고 논란이 커지고 있다.

소방 당국에 따르면 지난 22일 오후 7시 34분 경기도 부천시 원미구 중동의 한 호텔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그로부터 5분 뒤 119 신고가 처음 접수됐고, 부천소방서 선착대는 신고 접수 4분 만인 오후 7시 43분에 화재 현장에 도착했다.

소방대원들은 도착 5분 뒤인 오후 7시 48분 곧바로 호텔 외부 1층에 에어매트를 설치했다. 이 에어매트는 10층 높이에서 뛰어내려도 살 수 있게 제작된 장비로, 가로 7.5미터(m)·세로 4.5미터·높이 3미터 크기다.

화염과 함께 연기가 호텔 내부를 뒤덮으며 상황이 급박해지자, 소방대원들이 에어매트를 설치한 지 7분 뒤인 오후 7시 55분에 7층 객실에 있던 남녀 두 명이 뛰어내렸다.

그러나 먼저 떨어진 여성이 에어매트의 가운데가 아니라 한 변의 가장자리 쪽으로 떨어져 반동에 의해 에어매트가 뒤집혔고, 그사이 남성이 곧바로 뛰어내리는 바람에 바닥으로 떨어졌다. 두 사람은 심정지 상태로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모두 숨졌다.

현장 목격자들이 찍은 사진에는 '119부천소방서'라는 글씨가 거꾸로 된 채 뒤집힌 에어매트의 모습이 담겼다. 이 때문에 처음부터 에어매트를 거꾸로 설치한 것 아니냐는 주장이 제기됐으나 이는 사실이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

부천소방서 관계자는 "에어매트는 정상적으로 설치됐으나 여성 추락 후 뒤집어졌다"고 밝혔다.

처음에 뛰어내린 여성이 에어매트 가운데 부분이 아닌 모서리 쪽으로 떨어지면서 뒤집혔다는 것이다.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은 이날 화재 현장을 찾아 "(에어매트를) 잡아주는 사람은 없었느냐"고 물었다. 이에 조선호 경기도소방재난본부장은 "당시 인원이 부족해서 에어매트를 잡아주지는 못한 것으로 보고 있다"고 답했다.

이번에 뒤집힌 에어매트는 18년 전인 2006년에 지급돼 7년인 사용 가능 기한을 훨씬 넘긴 장비로 알려졌다. 이에 노후화로 인해 에어매트 성능이 저하됐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또 설치된 위치가 다소 경사가 있어 이 때문에 에어매트가 뒤집혔을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한편 전날 화재로 인한 사상자는 총 19명으로 집계됐다. 투숙객 등 7명이 숨졌고, 부상자는 12명이다. 부상자들은 화재 즉시 병원으로 옮겨져 경상자 10명은 치료 후 퇴원했고 중상자 2명은 여전히 병원 치료 중이다.

소방 당국은 호텔 객실에 스프링클러가 설치돼 있지 않아 화재가 커진 것으로 보고 있다.

▲22일 오후 경기 부천 모 호텔에서 불이 나 건물이 검게 타 있다. 이 불로 투숙객 6명이 숨지고 11명이 중경상을 입었다. ⓒ연합뉴스
이 기사의 구독료를 내고 싶습니다.
  • 3,000원
  • 5,000원
  • 10,000원
  • 30,000원
  • 50,000원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10,000
결제하기
일부 인터넷 환경에서는 결제가 원활히 진행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국민은행 : 343601-04-082252 [예금주 프레시안협동조합(후원금)]으로 계좌이체도 가능합니다.
서어리

매일 어리버리, 좌충우돌 성장기를 쓰는 씩씩한 기자입니다. 간첩 조작 사건의 유우성, 일본군 ‘위안부’ 여성, 외주 업체 PD, 소방 공무원, 세월호 유가족 등 다양한 취재원들과의 만남 속에서 저는 오늘도 좋은 기자, 좋은 어른이 되는 법을 배웁니다.

전체댓글 0

등록
  • 최신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