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경찰에 '넥슨 집게손 마녀사냥' 재수사 요청

"모욕적이고 성적 수치심 일으켜…수사 필요하다고 판단"

검찰이 '넥슨 집게손 마녀사냥' 피해자에게 신상 공개, 성적 모욕 등 괴롭힘을 가한 가해자들에 대한 재수사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서울중앙지검 여성아동범죄조사2부(부장검사 박윤희)는 9일 명예훼손, 모욕, 스토킹처벌법위반, 통신매체이용음란 등 혐의를 받는 가해자 35명에 대한 재수사를 경찰에 요청했다.

검찰은 "피의자들이 모욕적이고 성적 수치심을 일으킬만한 글을 게시하거나 전송한 점을 고려할 때 계속 수사할 필요성이 있다고 판단해 신속하고 철저하게 수사해 혐의 유무를 명확히 하도록 요청했다"고 설명했다.

가해자들은 지난해 11월 애니메이터 A씨가 남성을 비하할 목적으로 넥슨코리아의 게임 '메이플스토리' 홍보 영상에 집게손을 넣었다고 허위 주장을 하는 한편, A씨의 신상을 공개하고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성적 모욕을 한 혐의를 받는다.

논란이 된 장면을 그린 애니메이터는 A씨가 아닌 40대 남성 작가였으며, 집게손이 그려진 다른 장면 또한 남성 작가들의 작업물이라는 사실이 알려진 뒤에도 A씨를 향한 집단 괴롭힘은 계속됐다. 사건 발생 이후 두 달여간 A씨 측이 수집한 온라인 괴롭힘은 3500여 건에 달했으며, 성적 모욕 등의 괴롭힘은 올해까지 이어졌다.

A씨는 이중 3500여 건 가운데 좀더 심각하다고 판단한 308건에 대해 고소를 진행했으나, 해당 사건을 수사하던 서울 서초경찰서는 "집게손을 기업광고에 사용하는 것은 금기시되는 것이 현재의 풍토", "A씨는 관련 그림 담당자가 아닌 것으로 확인되나 페미니스트를 동조하는 듯한 사실이 있다", "수사 실익 없음이 명백하다" 등의 이유로 지난 달 불송치(각하) 처리했다.

이같은 경찰의 판단을 두고 시민단체와 언론이 일제히 비판하자, 경찰은 지난 7일 일부 혐의에 대한 각하 결정이 미흡했음을 인정하고 재수사하겠다고 밝혔다.

A씨의 고소 대리를 맡은 범유경 법무법인 덕수 변호사는 경찰의 재수사 결정에 대해 "이번 사건에 대해 성실히 수사하고 결과를 납득할 수 있게 설명해주길 바란다"라며 "성실히 수사하고 모든 노력을 기울였음에도 여전히 불송치일 수밖에 없다면 이유를 설명해달라. 단순히 집게손이 광고계 금기여서, 피해자가 페미니스트에 동조하는 글을 써서, 극렬 페미니스트가 존재해서가 아닌 각각의 가해에 대한 구체적 판단을 원한다"고 강조했다.

▲손가락 모양으로 남성 비하 논란에 휩싸인 메이플스토리 여성 캐릭터 홍보 영상 일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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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혁

프레시안 박상혁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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