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野 채상병특검, 전혀 안 특별"…추경호 "정쟁 입법 멈추자"

국민의힘, 민생 앞세워 대야 압박…민주당에 '금투세 토론' 제안한 韓 "野가 도망쳐"

국민의힘 지도부가 일제히 민생 의제를 강조하며 채상병 특검법 등 쟁점법안을 재발의한 야당에 대해 역공을 폈다. 한동훈 대표는 더불어민주당 내 채상병 특검법 재발의 움직임을 두고 "민주당이 특검이란 제도를 타락시켰다. (야당 측 특검안은) 전혀 특별하지 않다"고 꼬집었다. 추경호 원내대표도 "이런 정쟁 법안, 정쟁 사안은 잠시 좀 멈추자", "정쟁 휴전을 선언하자"고 보조를 맞췄다.

한 대표는 7일 오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노동약자 지원과 보호를 위한 제도개선 토론회'에 참석한 직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이날 민주당이 오는 8일 채상병 특검법을 다시 발의하겠다고 밝힌 데 대해 "민주당이 (특검을) 던지고 던지고 하는 게 이어지는 건데, 여러가지 특검과 탄핵에 대해 이렇게 남발하게 되면서 전혀 특별하지 않게 만들어 버렸다"고 말했다.

한 대표는 이어 "중요한 제도, 무거운 제도는 무겁게 쓰여야 한다"며 "(특검 재발의)그런 것에 대해서 민주당이 정치적으로 책임질 부분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한 대표는 앞서 지난 전당대회 당시엔 민심을 강조하며 '제3자 특검안'을 내세운 바 있다. 다만 그는 취임 이후론 특검을 둘러싼 당내 여론 등을 고려, 별도 법안 발의 등 구체적 논의에 거리를 두고 있다는 평이 나온다.

한 대표는 최근 국내 주식시장의 주가폭락 사태를 명분으로 금융투자소득세 폐지 의제를 꺼내 민주당을 재차 압박하는 등 민생 의제 논의를 강조했다. 한 대표는 "주가 폭락 하루 만에 예정됐던 금투세 토론회를 민주당이 취소해버렸다. 그리고 제가 그 토론회를 민주당과 국민의힘이 합동으로 공개적으로 하자고 제안드렸다"며 "막상 그러니 민주당이 도망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이런 토론조차도 할 수 없을 정도로 정책적 자신감이 없는데 (주가폭락이라는) 대형 악재를 그냥 방치하는 건 정치 도리가 아니다"라며 "토론이 필요없다는 건 (금투세) 폐지가 맞다(는 것이고), 토론이 필요하다면 토론하면 된다. 이건 민생의 영역이기 때문에 협치하자는 말씀을 드린다"고 강조했다. 특검 등 쟁점법안 발의로 정국주도권을 쥔 야당에 대해, 여당이 민생의제를 선점해 역공을 펴는 것이란 풀이가 나왔다.

한 대표는 이날 토론회 축사에서도 "우리 국민의힘은 약자의 편", "약자 지원에 대해서는 대화와 타협을 할 것"이라고 강조해 눈길을 끌었다. 역시 민생의제 강조 행보다. 다만 한 대표와 국민의힘은 노동자 쟁의행위의 범위 확대 등 노동자 보호 취지를 담은 쟁점법안 노란봉투법(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2·3조 개정안)에 대해서는 강력히 반대하고 있어, 야권과 노동계 등에선 비판이 예상된다.

추경호 원내대표 또한 이날 "민주당에 촉구한다. 8월 임시국회에선 정쟁 휴전을 선언하자"고 공식적으로 제안하는 등 '민생 우전' 기조에 발을 맞췄다. 추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긴급 기자간담회를 열고 민주당에 대해 "끊임없는 대통령과 여사에 대한 탄핵을 위한 음모 시도를 하면서 각종 탄핵안과 특검법을 발의하고 방송장악 4법 같은 반민생 법안을 쏟아냈다"고 주장했다.

추 원내대표는 민주당의 채상병 특검법 재발의 추진에 대해선 "발의가 되면 그에 맞는 검토 후에 적절한 대응을 할 것"이라면서도 "이런 정쟁 법안, 정쟁 사안은 이제 잠시 좀 멈추고 국민께서 정말 국회에 대해 기대하는 민생 법안, 민생 정책 사안에 대해 같이 논의를 하자"고 했다. "정쟁 법안은 8월 중 여야 간 테이블 위에 좀 올려놓지 말자"는 것.

추 원내대표는 앞서 한 대표가 언급한 야당과의 금투세 논의와 관련해서는 "지금 주식시장과 개인 투자자들 상황을 볼 때 금투세는 있어선 안 된다. 폐지해야 한다"며 "민주당도 반대하려면 확실히 반대한다고 분명히 일관되게 입장을 내시라. 그렇지 않으면 내부적으로 논의하고 대외적 입장을 내지 마시라. 도대체 민주당 입장이 뭔가"라고 꼬집었다.

추 원내대표는 또 연금개혁 의제를 제기하며, 민주당이 '정부안을 제시하라'고 요구하는 데 대해 "2년 가까이 국회에서 연금개혁특위를 하지 않았나. 갑자기 왜 정부안 타령인가"라며 "정부안을 운운하는 건 (연금개혁 논의) 하기 싫다, 그리고 지난 21대 국회 막판에 제안한 그 (모수개혁) 안도 진정성 없이 쇼만 하기 위해 제안했다고 볼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추 원내대표는 '민생협치를 강조하면서도 구체적인 쟁점들에 있어 비판의 날을 거두지 않고 있다'는 지적엔 "국민이 판단하지 않겠나"라며 "(민주당에게) 정치적 이해, 야욕, 음모 이런 거 조금 내려 놓으시고 8월이라도 민생법안을 처리하자고 다시 말씀드린다"고 답했다.

한편 추 원내대표는 앞서 전날에도 민주당에 민생법안 협의를 위한 여야정 협의체를 구성하자고 제안했는데, 박찬대 민주당 원내대표도 이날 이에 대해 여야정 협의기구를 설치하자고 화답했다. 추 원내대표는 이를 두고선 "환영한다"며 "오늘 바로 여야 원내 수석 간 대화를 통해 협의체 설치를 위한 실무협상에 나설 것"이라고 화답했다.

추 원내대표는 △간호사법 △인구전략기획부 신설을 위한 정부조직법 △전세사기 피해자 지원 특별법 △국가기간전력망확충법 △반도체법 △단말기유통법 △고준위특별법 등을 여야정 협의체의 주요 협상 의제로 제시하며 "대체적으로 여야 간 이견이 크지 않은 법안"이라고 설명했다.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왼쪽 두번째)가 7일 오후 국회 의원회관에서 임이자 의원 주최로 열린 '노동약자 지원과 보호를 위한 제도개선 토론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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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예섭

몰랐던 말들을 듣고 싶어 기자가 됐습니다. 조금이라도 덜 비겁하고, 조금이라도 더 늠름한 글을 써보고자 합니다. 현상을 넘어 맥락을 찾겠습니다. 자세히 보고 오래 생각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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