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금융감독원 사칭’ 보이스피싱 일당에 대한 법원 판결에 항소

투자사기 피해자 대상 70억 가로챈 혐의… "징역 6월∼12년, 피해규모에 비해 형량 너무 가볍다"

검찰이 금융감독원 직원을 사칭해 불법 리딩업체에서 투자사기를 당한 피해자들을 상대로 재차 70억 원을 가로챈 전화금융사기(보이스피싱) 일당에 대한 법원의 판결에 불복해 항소했다.

인천지검은 최근 범죄단체조직·가입·활동과 사기 등 혐의로 기소된 코인 판매 보이스피싱 조직 총책 A(36)씨 등 13명에 대한 1심 판결과 관련해 항소장을 제출했다고 2일 밝혔다.

▲인천지방검찰청 전경. ⓒ연합뉴스

A씨 등은 2022년 8월부터 지난해 5월까지 인천과 경기 의정부시 등 4곳에서 콜센터 사무실을 운영하며 피해자 123명에게 스캠코인(사기 목적으로 만든 암호화폐)을 판매해 70억여 원을 가로챈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과거 불법 리딩업체를 통해 주식 또는 코인 투자 손실을 본 사람들의 개인정보를 불법으로 확보한 이들은 금융감독원 직원을 사칭해 "손실이 복귀될 수 있도록 코인을 지급하겠다"고 유혹한 뒤 실질적인 가치가 없는 코인을 조만간 국내 가상자산거래소에 상장돼 큰 폭으로 가치가 상승할 것이라고 속여 매수하도록 한 것으로 조사됐다.

또 중견기업 대표를 사칭한 또 다른 조직원을 통해 "코인 명부를 보고 전화했다. 보유 중인 코인은 상당한 투자 가치가 있는 것으로, 1만 개 단위로 대량 구매할 테니 물량을 맞춰 달라"고 재차 속이기도 했다.

A씨 등은 지인 소개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20∼30대 ‘MZ세대’ 조직원들을 모집한 뒤 조직적으로 활동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앞서 검찰은 A씨 등에게 징역 5∼15년을 각각 구형했지만, 법원은 이들에게 징역 6월∼12년을 선고했다.

검찰은 "피고인들은 범죄집단을 형성해 다수의 피해자로부터 조직적·계획적으로 고액을 가로챘다"며 "특히 유사 범행 피해자들을 상대로 재차 범행해 회복할 수 없는 손해를 입게 한 만큼, 엄벌할 필요성이 있다"고 항소이유를 설명했다.

이어 "현재까지 대부분의 피해가 회복되지 않았음에도 원심이 선고한 형이 가벼워 더 중한 형의 선고를 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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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승표

경기인천취재본부 전승표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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