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장악 난동극' 된 이진숙 청문회, 尹대통령 책임"

언론노조 "국민의힘, 이진숙 임명 철회 의견 제시해야"

언론 노동자 단체가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회를 두고 "거짓과 발뺌, 위선과 광기로 점철된 방송장악 난동극"이었다며 이 후보자를 지명한 윤석열 대통령에게 책임을 묻는 한편, 국민의힘에는 임명 철회 의견을 제시하라고 촉구했다.

전국언론노동조합은 29일 '거짓과 발뺌, 위선과 광기로 점철된 방송장악 난동극, 윤석열의 책임을 피할 길이 없다'는 제목의 성명을 내고 이같이 밝혔다.

언론노조는 "지난주 사흘간 벌어진 국회 과방위(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의 이진숙 청문회는 윤석열 정권의 인사가 얼마나 처참한 수준에 이르렀는가를 여실히 보여 줬다"면서 "노동조합에 대한 불법적 탄압과 방송 사유화로 최악의 '언론장악 부역자'로 익히 알려져 있던 이진숙은 이번 청문회를 통해 광주 5.18 항쟁, 일제 성 노예 등 역사적 사건들에 대한 극우적 시각을 드러냈고, MBC와 대전MBC에서 수억 원에 달하는 법인카드 유용을 저질러 온 것으로도 드러났다"고 비판했다.

이어 "(이 후보자는) 방통위원장에게 반드시 필요한 미디어 영역 전반에 대한 전문성과 정치적 중립성, 그리고 공직자로서 윤리성을 전혀 갖추지 못한 인물이라는 점을 온 국민이 알게 됐다"며 "이진숙 인사 검증 청문회를 언론노조에 대한 허위 선동과 정치적 공격으로 물타기하려 했으나, 언론 자유와 방송 공공성에 대한 집권 여당의 천박하고 시대착오적인 인식만 탄로나고 말았다"고 꼬집었다.

언론노조는 "윤석열 정권이 이진숙 같은 극단적 인사를 내세우면 내세울수록, 공영방송 파괴를 강행하면 할수록 윤석열 정권과 집권 세력에 대한 민심 이반은 강화될 수밖에 없다"며 "이미 차기 권력으로 무게 중심이 이동하면서 윤석열 정권의 막가파식 언론장악에 대한 균열 조짐은 곳곳에서 관측되고 있다. 오죽하면 방송법 개정안을 저지하기 위한 국회 필리버스터에 나선 여당 의원마저 현행 방송법이 집권 여당에 유리한 것으로, 바꿀 때가 됐다고 지적하겠는가"라고 했다.

국민의힘 신동욱 의원은 지난 27일 새벽 방송3법과 방통위 설치법 개정안에 대한 무제한 토론(필리버스터)을 하면서 "지금 제도(현 방송법)가 바람직스럽지 않다라는 것은 지난 수십 년 동안 몸으로 겪어왔다"며 "지금의 공영방송 사장 선임은 여당에 절대적으로 유리하게 돼 있는 것이 사실이다. 이 제도를 다시 고민할 시점이 왔다"고 말했다.

언론노조는 "윤석열 정권은 합리적 대안으로 민주주의와 언론자유를 강화하는 방향이 아니라, 이미 언론탄압으로 국민적 심판을 면치 못했던 낡고 실패한 길로 들어서고 있다"며 "윤 대통령은 온 국민이 거부하는 이진숙 임명과 동시에 이상인의 후임도 임명해 또다시 2인 체제로 불법 방통위 행정을 계속하겠다는 방송 장악 의지를 꺾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방송통신 행정의 균형과 독립 체계가 아니라 방송장악 전초기지로 활용된 끝에 합의제 기구인 방통위가 이제 더 이상 고쳐 쓰지 못할 지경으로 망가져 버렸다. 물론 그 책임은 전적으로 윤석열 대통령에게 있다"고 했다.

언론노조와 시민단체, 그리고 야권에서는 윤 대통령이 이 후보자에 대한 임명을 강행하면서 대통령 몫의 1명을 추천해 이동관, 김홍일 전임 위원장 시절부터 파행적으로 이어져온 '2인 체제'를 지속할 것으로 보고 있다. '방송통신위원회의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률'에 명시된 방통위는 대통령이 지명하는 2인(위원장 포함)과 국회 추천을 받아 대통령이 임명하는 나머지 3인(여당 1명, 야당 2명) 등 5인의 상임위원으로 꾸려지는 합의제 행정기관이다.

언론노조는 "허리가 꺾여 레임덕으로 치닫는 윤석열 정권이지만, 결국 이진숙이라는 반사회적 반인간적 반국가적 인사 임명을 강행하고 MBC를 위시한 공영방송 말살과 언론탄압의 광기를 중단하지 않을 것임을 우리는 잘 알고 있다"며 윤 대통령을 향해 "계속 그렇게 해 보시라. 당신의 말로엔 가혹한 국민의 심판과 단죄만이 있을 뿐"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아울러 언론노조는 여당인 국민의힘을 향해 이 후보자에 대한 임명 철회 의견 제시 및 우원식 국회의장의 방송법 개정안중재안 수용을 촉구했다. 노조는 "국민적 지탄을 받고 있는 방송장악으로 윤석열 정권과 함께 사멸할 요량이 아니라면 국민적 상식에 반하는 이진숙 임명 철회 의견을 제시하고 방송장악을 중단하라"며 "방송법 개정에 대한 합리적 대안을 제시하고 국회의장의 중재 제안을 받아들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한 줌도 안 되는 극우세력에 휘둘리며 상식에 반하는 언론탄압으로 권력의 수명을 연장하겠다는 판단은 국민적 심판을 자초하고 재집권을 포기하겠다는 자폭 선언일 뿐"이라고 했다.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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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선

프레시안 이명선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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