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주시, 학교급식 식자제 납품업체 "지역업체 보호해 달라" 호소

"학교급식 식자재 납품, 지역에 사무실만 있으면 가능해" 시급한 시정필요

경북 영주시 지역 관내 학교급식 관련 식자제 납품업체들은 위장업체로 인해 경영상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지만 영주시와 영주교육지원청(이하 교육청)은 관련법규 상 어쩔수 없다는 입장이다.

영주지역에서 학교급식 식자재납품 A업체 관계자는 "최근 관내지역에 냉장·냉동시설도 갖추지 않고 근무자도 없는 납품업체가 학교급식 입찰에 참여하고 있지만 영주시나 교육청은 관리·감독을 하지 않아 그 피해는 고스란히 학생들에게 돌아 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 영주시 관내 학교급식관련 식자재 납품관련 업체들은 관내에 냉장시설을 갖추지 않고 사무실만 갖추고 영업을 하는 위장업체에 대해 시정조치를 내려 지역업체를 보호해 달라고 호소했다. 하지만 교육청은 해당업체에 대한 정밀 조사를 시행했지만 관련법상 별다른 문제를 발견할 수가 없었다고 밝혔다. ⓒ프레시안(DB)

식품위생법에 따르면, 학교급식 식자제 납품 입찰에 참여하기 위해서는 '집단급식소 식품판매업' 신고를 해야 하는데, 사무실, 작업장, 냉동시설, 냉동탑차 등의 시설요건을 갖추어야 한다. 하지만 관련법상 작업장과 냉동시설은 해당지역이 아닌 타지역에 있는 시설을 임차하여 사용해도 무방하다고 규정하고 있다.

문제는 이러한 관련법규의 맹점을 잘 활용하면 냉장·동시설이나 작업장은 타지역에 있어도 해당지역에 주소지를 둔 사무실만 구비하면 영업신고를 할 수 있고, 얼마든지 해당지역 학교급식 식자재 납품 입찰 참여할 수 있다.

이로 인해 최근 영주시 관내에도 냉장·동시설과 작업장을 타도시에 둔 채 영주에는 사무실만 구비한 업체가 출현하는 등 급식업계에도 무한경쟁 바람이 불어 지역업체가 고사위기에 처하는 상황이 발생해 관내 교육청과 영주시에 집단민원이 발생하기도 했다.

이에 지난 3월 영주시와 교육청은 학교급식 전자입찰을 주관하는 한국농산물유통공사와 합동으로 문제가 된 영주에 소재하는 납품업체 사무실과 안동에 있는 내장·동시설에 대한 정밀조사를 진행한 바 있다.

영주시교육청 관계자는 "지역업체를 보호해 달라는 업체의 민원에 따라 위장등록 업체로 의심받는 S업체에 대해 합동점검을 시행했지만 혐의첨을 찾을 수 없었다. "며 "지역업체의 주장에 대해 이해하지 못하는 바는 아니지만 현행법상 입찰에 지역제한을 둘 수 있는 방법이 없으며, 일선 학교 영양사들은 오히려 경쟁체제가 되어 제품도 좋아지고 낙찰율도 낮아져 만족도가 상승하고 있는 상황이다"고 설명했다.

교육청의 입장과는 달리 지역업체는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다.

A씨는 "동일한 사안으로 문제가 된 S푸드에 대해서 안동교육지원청과 농산물유통공사는 위장업체로 판정을 내리고 1년간 입찰참여 정지 처분을 내렸는데 영주교육지원청은 '문제가 없다'고 결론은 내린 것은 문제를 시정할 의지가 없는 것이다."고 지적했다.

이어서 "위장업체가 난립하면 우선은 낙찰율이 낮아져 좋은 것 같지만, 저가경쟁으로 지역업체가 도퇴된 이후 다시 날찰율이 높아지게 된다"며 "최근 영양, 의성, 군위지역은 지역업체의 도산으로 시장독점현상이 나타나 낙찰율이 다시 97%로 높아졌다."고 밝혔다.

또한 "만약 지역업체가 존립하면 농산물 직거래 및 계약재배 등의 형태로 학교납품이 이루어져 지역이 동반성장하지만 외지업체가 시장을 장악하면 안동, 대구 등 야채도매시장에서 물건이 공급돼 지역경제는 도퇴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더구나 "영주지역에는 냉장·동시설도 없이 텅빈 사무실 하나만으로 영주지역 학교급식 식자제를 납품하는 기형적인 현상을 방치하면 신선식품의 경우 영주 식자재 대리점에서 물건을 구매하고 타지역에 있는 냉장·동시설에 이동 보관했다가 다시 영주의 각급학교로 납품하는 번거러움이 있어 신선식품이 변질될 우려도 있어 학생들의 안전을 위협할 수 있다"고 목소리를 높혔다.

▲영주시 관내 학교급식관련 식자재 납품업체인 S푸드의 사무실(영주시내 소재)에는 근무자도 없고 정작 식자재 납품에 있어 가장 중요한 냉장·동시설은 안동에 있어 논란을 빚고 있다. ⓒ프레시안(DB)

A 씨는 "S푸드 업체는 안동, 영주, 예천, 문경, 상주 등지에 편법으로 식자재 납품업체를 해당지자체에 신고해 학교급식시장을 급속도록 교란시키고 있어 해당지역 교육청과 지자체의 시정조치가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한편, 학교급식 식자재 업체 편법등록 소식을 전해들은 영주시 학부모들은 불안한 기색을 드러냈다.

초등학교에 다니는 아이를 둔 G씨는 "현재 급식잡품업체간 경쟁은 과정과 절차는 중요하지 않고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목적만 달성하면 된다는 사고방식과도 유사하다"며 "교육청에서는 교육적 측면을 고려해 문제해결에 적극 나서야 할 것이다"고 주장했다.

또 다른 학부모는 C씨는 "식품위생법 등 관련법을 바꾸는 것은 어렵겠지만 학교입찰 고시에 자격조건을 '학생들 건강과 식자재 안전을 고려해 해당지역에 냉동·장시설을 갖춘업체로 제한한다'라는 문구만 삽입하면 관련문제가 쉽게 해소될 수 있을 것이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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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홍식

대구경북취재본부 최홍식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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