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시대 함열현 '수령' 평균 3년 재임?…1453년부터 289년간 96명 명단 '주목'

익산시 '제4회 민간기록물 수집 공모전'서 '함열현 선생안' 대상

1704년 생산한 '함열현 선생안' 책은 직접 손으로 쓴 10장의 필사본이다. 크기는 가로 30.4cm에 세로 41.5cm로 재질은 닥나무로 만들었다.

'함열연 선생안'에는 1453년에 부임한 이귀종 선생부터 1742년(영조 18년)에 서울에서 파직된 이덕항(李德恒) 선생까지 총 96명의 전북 익산시 함열현 수령 명단이 수록되어 있다.

'수령(守令)'은 조선 시대 주(州)·부(府)·군(郡)·현(縣)의 각 고을을 맡아 다스리던 지방관의 총칭이다.

▲'함열연 선생안'에는 1453년에 부임한 이귀종 선생부터 1742년(영조 18년)에 서울에서 파직된 이덕항(李德恒) 선생까지 총 96명의 전북 익산시 함열현 수령 명단이 수록되어 있다. ⓒ익산시

조선시대 289년 동안 함열현을 다스리는 수령이 96명 바뀌었다면 평균 재임기간은 정확히 3년인 셈이다.

선생안의 말미에는 '갑신정월일(甲申正月日) 한등신조(韓等新造)'라고 되어 있다. 여기의 '갑신년'은 1704년(숙종 30년)으로 추정된다.

익산시 함라노소(咸羅老所)에서 제출한 '함라'와 '함열'이라는 공간의 기록을 담은 '함열현선생안'이 익산시의 '제4회 민간기록물 수집 공모전'에서 대상을 받았다.

이 책은 익산·여산·함열·용안 4개의 군 중에서 유일한 선생안인 것으로 보여 귀중한 자료로 평가받았다.

이번 공모전은 '공간으로 추억하는 당신의 익산'을 주제로 지난 5월까지 진행됐으며 84명이 응모해 근대와 현대의 익산을 연결하는 2500여 점의 기록물이 접수되었다.

익산시는 수상작 선정을 위해 기록·역사·한국학·문화재 분야 전문가들의 깊이 있는 두 차례 심사를 거쳐 대상 1명과 최우수상 3명, 우수상 8명, 장려상 31명 등 총 43명을 선정했다.

심사 결과는 다음달 1일부터 익산시민기록관에서 확인할 수 있다.

최우수상에는 황씨 일가가 제출한 200여 점의 기록물 중 △익산·여산·함열·용안 네 개 군 통합(1914년) 이후 처음으로 발간된 익산군지 △일제강점기 말기에 이리여고 학생이던 어머니가 일본어로 기록한 일기장과 아들이 번역한 번역본 △전북 무형유산으로 지정된 기세배놀이의 시연 과정을 담은 농기세배도가 선정됐다.

우수상은 1920~30년대 전주·완주·익산 일대의 산미증식계획을 담은 지도, 이리역폭발사고 당시 수습한 철로 파편, 1999년부터 2024년까지 25년간 매일의 일과를 담은 일기, 김청 선생이 문과로 합격하고 받은 홍패 등이 선정됐다.

장려상은 가람 이병기 선생의 요로원야화기, 약도가 그려진 전단 일체, 군대에 있을 때 아버지와 아들이 주고받은 편지 40점, 전북농지개량조합 청사 머릿돌 등이 선정됐다.

공모전에 응모된 기록물들은 도록으로 제작하고 익산 예술의전당 미술관에서 9~10월 열리는 전시회를 통해 익산의 추억과 기록을 많은 이들과 함께 공유할 예정이다.

▲민간기록물 공모전 수상작을 선정하는 과정을 담은 사진 ⓒ익산시

심사에 참여한 한 외부 전문가는 "수집된 기록물들이 오랜 기간 일관성 있게 수집·생산돼 기록의 맥락 정보를 알 수 있어 의미가 있다"며 "공모전 심사 경험을 토대로 보면 이번 공모전은 다양한 분야의 기록물이 고르게 수집돼 기록 발전에 있어 매우 고무적"이라고 밝혔다.

정헌율 익산시장은 "올해 4회를 맞은 민간기록물 수집 공모전에 큰 관심을 가지고 기록물을 공유해 주시는 시민들에 감사하다"며 "익산의 역사와 정체성을 뒷받침하는 기록물들을 소중하게 보관해 후대에 전승하고 기록문화 확산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한편 시상식은 오는 9월 개최하는 공모전 전시회 개막식에서 있을 예정이며 수상자에게 익산시장상과 대상 100만원 등 상금을 수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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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기홍

전북취재본부 박기홍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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