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호투표제 도입한다고?"…민주 텃밭 전북 차기 지방선거 '역동성' 예고

학계 "정치적 정통성 강화와 지역경선 활력화 기대감" 긍정

더불어민주당이 '공직선거후보자 추천'과 관련해 경선후보가 3인 이상이면 결선투표나 선호투표를 실시하기로 해 전북의 차기 지방선거에서 정치적 역동성을 회복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나온다.

20일 전북지역 정치권과 학계에 따르면 민주당은 최근 중앙위원회를 열어 당헌·당규 개정안을 가결 처리했다.

개정안에는 공직선거후보자 추천(당헌 제98조)과 관련해 경선을 원칙으로 하되 후보자가 3인 이상일 경우 선호 투표제를 도입하는 방안을 신설해 관심을 끌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지난 1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최고위원회의를 개회하며 의사봉을 치고 있다. ⓒ연합뉴스

즉석 결선투표제나 대안투표제라고 불리는 '선호투표제'는 투표자가 투표용지에 후보자 전원의 선호순위를 기입하고 그 순위를 당선자 결정에 반영하는 제도이다.

최고 득표자가 과반을 넘지 못할 경우 최하위 득표자의 차순위 선호표를 1~2위 후보자 득표에 더해가는 방식이다.

예를 들어 당내 경선에서 A후보가 40%의 표를 얻고 B후보가 30%, C후보가 20%, D후보가 10%씩 득표했다고 가정할 경우 과반 득표자가 없는 만큼 최하위표를 받은 D후보의 제2선호도 표 등을 A~C후보에 나눠주는 방식이다.

이런 식으로 과반 득표자가 나올 때까지 후보자를 줄여가며 선후표를 가리게 되면 2026년 지방선거 공천에서 예상 외의 결과가 발생하는 등 이변이 속출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정치 전문가들은 최다득표자가 과반 득표 여부를 떠나 무조건 당선되는 지금의 국내 선거제인 '단순 다수대표제'로는 유권자의 많은 표심이 죽은 표인 사표(死票)로 전락할 수 있는 문제를 극복할 수 없다며 사표 방지 차원에서 '선호투표제 도입'을 긍정하고 있다.

특히 민주당 양지 텃밭인 호남의 경우 선거 때마다 후보들이 난립상을 보이며 30% 지지율로도 당선되는 등 70% 이상의 사표가 나올 수 있다는 문제를 경험해온 만큼 사표를 없애고 정치적 정당성을 회복하는 좋은 계기가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송기도 전북대 명예교수는 "우리나라와 영국, 미국 등의 양대 정당제에서는 과반이 넘지 않아도 최다득표자가 당선되는 '단순다수대표제'를 시행하고 있지만 사표 발생의 문제가 있어 정치적 정당성 등은 약할 수 있었다"며 "일종의 보완제로 '선호투표제'가 도입되면 정치적 정통성 강화와 지역정치의 활력화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송기도 교수는 "지금의 최다득표자가 당선되는 상황에서는 속칭 '될 사람'을 찍는 성향이 강했다면 선호투표제가 도입될 경우 유권자들이 '원하는 사람'을 제1선호도에 투표하는 등 유권자들의 참여도 확대하는 발판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치권에서는 "선호투표제 도입이 당선자의 대표성을 확보하고 사표도 총 유효 투표수의 50% 미만으로 제한하는 효과를 가져올 것"이라며 "유권자의 선호를 정교하게 반영함에 따라 후보들도 더욱 열심히 뛸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더불어민주당 전북도당 사무실 ⓒ프레시안

전북을 포함해 민주당 텃밭인 호남의 경우 당 경선 승리가 곧 당선이나 마찬가지여서 매 선거 때마다 후보들이 난립하고 자신의 지지세력을 강화하는 조직력 싸움에 몰두해왔다는 지적이다.

하지만 선호투표제가 전격적으로 도입될 경우 종전의 유력주자 중심의 선거운동이 퇴색하고 정책과 인물로 자신의 선호도를 높이려는 민심 선거에 주력할 수 있을 것이란 긍정적인 시각도 나온다.

일각에서는 지난 2022년 지방선거에서 횡행했던 약체 후보를 밀어 어부지리로 당선되려는 역선택 문제도 해소할 수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결선투표와 선호투표 등을 검토한 배경에는 당선후보의 정치적 정당성 확보 측면이 매우 큰 것으로 보인다"며 "결국 향후 지방선거 등에서 민주당 텃밭의 선거운동이 조직력 강화보다 선호도 강화 쪽으로 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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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기홍

전북취재본부 박기홍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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